“변화의 단초… 마지막 불꽃”
“변화의 단초… 마지막 불꽃”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6.24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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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우영 한국폴리텍대학 홍성캠퍼스 학장
소통행보 눈길… “홍성, 정이 더 많이 가는 곳”
LF 등 발전 기대… “내년 8월 정년, 헌신할 것”
한국폴리텍대학 홍성캠퍼스 장우영 학장. 그는 ‘입학률 100%·양성률 100%·취업률 100%’라는 문구가 사진에 꼭 나오게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사진=노진호 기자
한국폴리텍대학 홍성캠퍼스 장우영 학장. 그는 ‘입학률 100%·양성률 100%·취업률 100%’라는 문구가 사진에 꼭 나오게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사진=노진호 기자

한국폴리텍대학은 교육훈련 현장성 강화를 통해 창의인재를 육성해 최고의 ‘글로벌 멀티 테크니션(Global Multi Technician)’을 길러내는 국책기술대학이다. 조금 더 쉽게 풀자면, 개인은 정말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해 가치를 인정받게 하고 그런 인재를 많이 내보내 기업과 사회, 국가의 발전을 돕는 곳이다.

‘기술을 빚고, 일자리를 잇는’ 한국폴리텍대학은 전국 8개 대학, 35개 캠퍼스가 있다. 그 중 하나가 1980년 문을 연 홍성캠퍼스(당시 홍성직업훈련원)이다. 장우영 학장(64)은 지난 5월 3일 홍성캠퍼스 제10대 학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 두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홍성은 그에게 익숙한 곳이었다. 장 학장은 “1983년 폴리텍대 교수가 됐고, 2003~2005년 홍성캠퍼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며 “무엇보다 아버지가 홍성교육청에서 근무를 하셨다. 그래서 이 지역은 더 정이 많이 간다”고 말했다.

장 학장이 머물던 2003~2005년은 그에게도 캠퍼스 차원에서도 잊을 수 없는 시기다. 그는 “운영이 어려워 거의 폐교 직전까지 갔다. 홍성군에서 ‘다시 해보자’고 손을 내밀었고, 교직원들도 힘을 모아 살아났다. 이곳의 저력을 느낀 시기였지만, 너무 힘든 시간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장 학장이 온 후 홍성캠퍼스는 좀 떠들썩해졌다. 그는 △홍주중학교 대학연계 진로체험 프로그램 △한국가스공사 당진기지건설단 지역인재 양성사업 업무협약 △충남도농업기술원 업무협약 △맹정호 서산시장 방문 △홍성군과 지역 3개 대학의 ‘요즘 대학생’ 협약 등 지역과의 소통을 위해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다.

장 학장은 “보통 폴리텍대학 학생의 80% 정도가 그 지역 출신이고, 그들의 취업률은 80% 선이다. 취업자 중 70~80%가 그 지역에 취업을 한다”고 설명한 후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학교도 다니고 취업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런 여건을 만드는 곳이 폴리텍대학이다. 그만큼 책임이 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성캠퍼스가 커버하는 지역도 꽤 넓다. 시장·군수님부터 차근차근 다 찾아뵐 생각이다. 좋은 인재 좀 많이 보내달라고 부탁할 것”이라며 “우리 직원들도 나 때문에 고생하겠지만, 그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믿고 따라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폴리텍대학 홍성캠퍼스 장우영 학장은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김석환 홍성군수 방문 모습. 홍성캠퍼스 제공
한국폴리텍대학 홍성캠퍼스 장우영 학장은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김석환 홍성군수 방문 모습. 홍성캠퍼스 제공

한국폴리텍대학 홍성캠퍼스에는 2년제 학위과정 4개 과(산업설비자동화·스마트자동화시스템·전기·컴퓨터응용기계)와 전문기술과정(특수용접) 등이 있다. 더불어 장 학장의 합류와 함께 또 한 번의 진화도 예고하고 있다.

장 학장은 “퇴직자에게 전기 계통의 교육을 하는 ‘신중년 과정’ 도입이 확정됐다. 폴리텍대학도 평생교육에 대한 역할이 더 커진 것”이라며 “전통적으로 강점이 있는 전기과는 유지하겠지만, AI 관련 학과는 시대 흐름에 맞게 개편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졸 미취업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하이테크 과정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변화와 발전을 위한 단초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보탰다.

장 학장이 꺼낸 카드는 또 있었다. 그것은 바로 ‘러닝 팩토리(Learning Factory)’였다. 그는 “러닝 팩토리는 현장성을 강화한 교육 시스템이다. 기업의 니즈를 더 반영한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연내에 개관할 예정이다. 기업과 농민 등에 대한 교육은 물론 지역 학생들에게 대한 직업체험도 이곳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 직업체험은 폴리텍대학의 중요 역할 중 하나다. 지역의 아이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앞으로 가야할 방향을 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얼마 전 느낀 ‘격세지감(隔世之感)’도 보너스로 전했다. 장 학장은 “지난달 말에 홍주중학교 학생들이 직업체험을 온 적이 있다. 내 딴에는 야심차게 농담을 던졌는데 분위기가 썰렁했다”며 “잠시 후 담임선생님이 오더니 그런 농담은 이제 ‘초딩용’이라고 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대전 보문고와 한밭대 기계공학과를 나온 후 한남대에서 생산기술관리학 석사학위를 받은 장우영 학장은 1983년 12월 폴리텍대학 교수가 됐다. 그는 이후 한국폴리텍Ⅳ대학 산학협력단장과 교무기획처장, 아산캠퍼스 학장, 한국폴리텍 교육훈련국장 등을 거쳤다.

장 학장은 “아산캠퍼스 학장을 3년간 하며 많은 노하우도 쌓았고, 인맥도 생겼다. 그런 것을 제대로 활용해볼 생각”이라며 “내년 8월이면 정년이다. 홍성캠퍼스와 이 지역을 위해 헌신하며 내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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