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는 시간, 나아감의 시작
돌아보는 시간, 나아감의 시작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7.0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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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판화 윤송이 작가
속동전망대 갤러리 짙은서 7월 1~31일 개인전
오는 31일까지 속동전망대 ‘갤러리 짙은’에서 개인전을 여는 윤송이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오는 31일까지 속동전망대 ‘갤러리 짙은’에서 개인전을 여는 윤송이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나이가 들었음에 대한 방증일지 모르지만, 언제부턴가 ‘어느새’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어느새 몇 살, 어느새 몇 월, 어느새 무슨 요일’ 등등 말이다. 이처럼 시간은 그저 속절없이 빨리만 흐르는 것 같지만, 문득 돌이켜보면 의미가 없던 순간도 없다.

본격적인 여름으로 들어선 천수만 한울마루 속동전망대 ‘갤러리 짙은(홍성군 서부면 남당항로 689)’의 이달 전시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윤송이 작가(27)는 7월 1~31일 갤러리 짙은에서 ‘Time - 시간의 단상’이란 타이틀의 개인전을 펼친다. 이번 전시는 충남도·충남문화재단이 후원한다.

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판화 기반의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대전예고를 나온 그는 목원대 미술학부에선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판화를 공부했다.

윤 작가는 “일반적으로 판화라고 하면 ‘찍어내는 것’을 말하지만, 이번 전시에는 그 전 단계의 것도 있고, 판 자체를 갖고 오기도 했다. 또 유성인 잉크와 수성인 아크릴 물감의 차이를 이용한 작품도 있다”며 “다양한 기법은 관람객들이 판화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도였다. 편안하게 보실 수 있는 그림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판화와 사람들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시도’이면서, 작가 본인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시작’이기도 하다. 그는 “서울, 대전 등 타지에서 주로 활동하다 지난해 고향인 천안으로 왔다. 앞으론 충남을 기반으로 활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작가는 2018~2019년 서울 헬로우뮤지움에서 어린이들이 미술을 통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왔으며, 서울예술의전당 교육 강사로도 일했다. 또 대전의 한국국제판화레지던시 경험도 있으며, ‘46번가 판화가회’ 회원이기도 하다.

윤 작가는 “지난해 아산에 있는 당림미술관에서 일했다. 작업과 직업 사이에 고민이 있었는데 그 두 가지가 연결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그런 과정에서 얻은 다양한 생각과 이야기를 모은 게 이번 전시”라며 “올해 초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전시를 기획하고 작가들을 도우며, 뭔가 재밌는 게 나올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 작가노트를 통해 ‘예술가의 큐레이팅이라는 또 다른 시선으로 공감하고자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윤 작가는 그 시간을 기억하고 있는 어린 시절부터 미술을 좋아했고, 중학교 때는 ‘진로’로 선택했다. 그리고 20대 후반이 된 지금도 직업으로 작업으로 미술과 맞닿아 있다.

윤 작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듯 표현도 다르다. 똑같은 빨간 사과를 봐도 그림은 다 다를 수 있다. 또 같은 그림을 봐도 느낌은 제각각이다. 다름이 허락되는 것,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 미술”이라며 “관람객들도 상상의 자유가 있다. 이번 전시가 각자의 시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윤 작가는 2019년에도 갤러리 짙은에서 개인전을 연 적이 있다. 하지만 이후 대외활동은 좀 뜸했다. 그는 “서울과 대전 같은 대도시가 인프라는 더 풍부했지만 나랑은 안 맞았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나에게 집중하고 싶었는데 경쟁 속에서 쫓기는 것 같았다”며 “그러다 집에서, 이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게 됐고 그것을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팬데믹 전 다녀온 3개월 유럽 배낭여행도 큰 도움이 됐다”고 더했다.

끝으로 윤송이 작가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이 지역을 더 재밌게 하는 예술활동을 하고 싶다”며 “이번 전시가 그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 작가의 명함에는 ‘비주얼 아티스트(Visual Artist)’라고 새겨져 있다. 그가 전할 ‘보기 좋은 것’들이 기대된다. 그 시작을, 많은 분이 함께했으면 좋겠다.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윤송이 작가의 작품들. 7월 갤러리 짙은을 찾으면 보실 수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윤송이 작가의 작품들. 7월 갤러리 짙은을 찾으면 보실 수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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