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 호소, 양 지사 경청… 좋아지겠죠?
부모들 호소, 양 지사 경청… 좋아지겠죠?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7.0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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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장애인부모회, 양승조 지사와 발달장애인 정책간담회
힐링센터 공공기관 위탁 등 제안… 양 지사 “적극 검토”
7일 열린 발달장애인 정책간담회에서 양승조 지사가 정책 제안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7일 열린 발달장애인 정책간담회에서 양승조 지사가 정책 제안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사)충청남도장애인부모회(회장 전재하)는 7일 예산 스플라스 리솜 스페이스 B홀에서 양승조 충남지사와 발달장애인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전재하 회장은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사님의 관심을 큰 박수로 환영한다”며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하루빨리 그런 걱정을 덜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승조 지사는 “제가 정치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국민 누구나 인간답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충남에도 13만 3000여명의 장애인이 있다. 그 6% 도민의 삶도 돌보겠다”고 전했다. 이어 “충남도는 전국 최초로 장애인가족 힐링센터를 추진 중이다. 빨리 개관해서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더했다.

‘충남 장애인가족 힐링센터’는 2019년 3월 기본계획이 수립됐으며, 2022년 7월 착공, 2024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양 지사의 인사말에 이어 본격적인 정책 제안이 진행됐다.

먼저 태안에서 자폐성 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한 엄마는 “힐링센터 운영은 직영보다는 공공기관에 위탁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지사는 “선례가 없는 사업이라 참고할 것도 없어 어려운 점이 있고 더 신중해야 한다. 용역 결과를 토대로 검토할 것”이라며 “발달장애인을 잘 아는 기관이 맡아야 한다. 부모님들의 의견도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천안지회 양은희 회장은 ‘긴급돌봄 규제 완화’를, 서산지회 심효숙 회장은 ‘행동발달증진센터 설치’를, 홍성지회 엄기문 회장은 ‘청소년 방과 후 서비스 확대’를 요청했다.

양 지사는 “긴급돌봄 항목을 확대하겠다”면서도 “취지가 좋아도 정말 긴급한 경우 이용을 못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우선순위는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행동발달증진센터는 종합병원이 적합하다. 하지만 적자 우려 등으로 협의가 쉽지 않다”며 “도내 4개 의료원 중 가능한 곳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양 지사는 “청소년 방과 후 서비스 확대의 필요성은 공감한다”면서도 “도 재정이 좋지 않다. 지난해 2300억원의 빚을 졌다. 하지만 우선순위에 놓고 검토하겠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공주에서 왔다는 한 엄마는 “공주에는 부모회도 없고 학교도 없다. 충남 안에서도 균형발전이 안 되고 있다”며 “우리 아이는 성인주간활동센터에 다니고 있는데 사회활동으로 인정을 못 받고 있다.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양 지사는 “분명 불합리한 일이다. 부모회에서 더 자세히 알려주시면 중앙정부에 개선을 촉구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행사는 오전 11시30분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양 지사의 도착이 늦어져 12시경 시작됐다. 하지만 행사장을 찾은 부모들은 별다른 불평·불만 없이 기다렸다. 대한민국의 장애인 정책은 그리고 우리 사회의 인식 개선은 더디다. 그래서 인지 장애 아이를 둔 부모들은 기다림에 익숙한 것 같았다. 이들의 기다림이 짧아지길 기대해 본다.

7일 열린 발달장애인 정책간담회에서 양승조 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7일 열린 발달장애인 정책간담회에서 양승조 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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