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그림, 새로운 울림… “묵향으로 힐링”
전통적 그림, 새로운 울림… “묵향으로 힐링”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1.07.08 18: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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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자 문인화가 세 번째 개인전 ‘유희, 시선 속’
30일까지 예산 갤러리인 미술관… “전통·현대 융합”
예산군 덕산면에 위치한 '갤러리인' 미술관에서 '유희, 시선속'이라는 이름으로 세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는 양정자 문인화가. 홍성미협 문인화분과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홍성 주민들 사이에 쉽고 재밌게 문인화를 가르치는 강사로 알려져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예산군 덕산면 갤러리인 미술관에서 ‘유희, 시선 속’이라는 타이틀의 개인전을 열고 있는 양정자 문인화가. 사진=황동환 기자

문인화는 지필묵으로 시·서·화와 여백의 조화를 통해 아름다움을 전하는 동양의 미술이다. 같은 글씨, 같은 그림이더라도 화폭에 어우러진 예술적 메시지와 느낌은 각각의 작품이 따로 전달할 때와는 다르다. 조선의 선비들은 지필묵으로 자신의 학문세계를 기록하고 발표했으며, 사군자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표현하기도 했다.

선조들의 문인화에 매료돼 40년 넘게 지필묵을 놓지 않고 있는 소향 양정자 작가(67)의 개인전 ‘유희, 시선 속’이 오는 30일까지 예산군 덕산면에 있는 ‘갤러리인 미술관’에서 열린다. 양 작가의 개인전은 2018년 홍성문화원 ‘시서화로 홍주천년 물들이다’, 2019년 예산 이든갤러리 ‘초대전’에 이어 세 번째다. 단체전 참여는 100회가 넘는다고 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화선지라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도자기, 타일, 컵, 접시 등을 활용한 점이 돋보인다. 또 유화 형태로 표현한 문인화도 눈길을 끈다.

그는 “도자기 위에 수묵채색을 입힌 후 구워냈다. 도자기는 화선지와 물 흡수 정도가 달라 원하는 대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타일 위에 표현한 사군자 작품에 애착이 간다. 특히 난초 작품은 검정색 바탕에 도자기를 긁어내는 방식인데 많은 공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양 작가는 “이번 전시에는 지필묵 중심의 고유한 형식에 현대적인 채색기법을 융합했다”며 “현대 문인화의 감동과 울림, 묵향 그윽한 힐링의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미술협회 충남도지회 감사를 4년간 역임했던 양 작가는 현재 한국예술인총연합회 홍성지회 감사와 한국미협 홍성지부 문인화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생활문화동아리 ‘묵향 담은 우리 그림’과 홍성문화원 ‘문인화 교실’ 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또 장곡면 천태리 마을 50대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말 문인화 수업도 하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해하는 엄마들을 대상으로 홍성군의 도움을 받아 전주표구사 2층 한스갤러리에서 ‘엄마도 화가야’라는 문인화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양 작가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2년 전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몸은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차량을 폐차해야할 정도로 작은 사고는 아니었다. 양 작가는 “지금도 큰 덤프트럭이 지나가면 가슴이 울렁거린다”면서도 “평소와 같이 작품 활동에 전념하면서 극복했다”고 더했다.

양 작가가 문인화가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홍성지역에서 제자들을 양성했던 봉석 임환철 선생을 만나면서부터다. “선생님 밑에서 13년간 문인화를 배우면서 나 역시 제자들을 양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 작가는 “문인화 이전에 서예를 하고 있었다”며 “임환철 선생님에게 문인화를 배우며 내 안의 시적 상상력과 이미 연습된 붓글씨가 빛을 발한 것 같다”고 보탰다

양 작가는 정식으로 미술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예술적 재능만은 충분했다. 그는 학창시절 서울신문과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응모한 시가 비록 입선은 못했지만 12등 안에 들어갔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젊은 시절 사극을 보면서 배경으로 등장하는 병풍에 남다른 매력을 느꼈다. 그리고 결국 붓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문학소녀에서 서예가로, 또 문인화가로 변모해 온 양정자 작가. 그가 선보일 새로운 작품들이 기대된다. 우선 덕산의 갤러리인 미술관을 찾아 ‘유희, 시선 속’부터 확인해 보자.

 

재료의 특성상 제작과정이 쉽지 않았기에 더욱 애착이 간다는 '타일 위 사군자' 작품과 그 옆에 서 있는 양정자 작가. 사진=황동환 기자
양정자 작가가 제작과정이 쉽지 않았기에 더욱 애착이 간다는 ‘타일 위 사군자’ 작품 앞에 서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양정자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인' 미술관. 지방의 미술문화의 발전을 위해 미적 가치가 있는 예술품 전시, 개인전, 단체전 장소로 활용되고 있는 '갤러리인' 미술관은 전기료 정도만 받고 작가들에게 무료로 대관하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양정자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갤러리인 미술관. 이곳은 최소한의 운영비 정도만 받고 작가들에게 대관하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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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숙 2021-07-11 06:35:37
쌤ᆢ정말정말 멋지고 아름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