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 위기… “진화해야 살아남는다”
지방대학 위기… “진화해야 살아남는다”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1.09.17 09: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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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두경 청운대 국가사업지원단장
실무형 인재 강조… “현장의 니즈, 교육에 담아야”
사업 성과 줄줄이… “e커머스 창업 성지 만들 것”
청운대 국가사업지원단 박두경 단장(가운데)과 팀원들. 청운대 제공
청운대 국가사업지원단 박두경 단장(가운데)과 팀원들. 청운대 제공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입학정원 미달 대학들이 속출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소멸할 것’이라는 자조 섞인 말처럼 지방대학은 더 절박하다. 지방대학을 살리는 일은 대학이 속한 지역의 존립 문제와도 밀접히 연결돼 있다.

홍성의 청운대학교 역시 다른 지방대학들과 사정이 크게 다르진 않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는 이들이 있다. 도전과 혁신으로 새로운 대학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청운대학교 박두경 국가사업지원단장(패션디자인학과 교수·43)도 그 중 하나다.

박두경 단장
박두경 단장

박 단장은 한남대·유한대·장안대 등의 외래교수로 활동하다가 2010년 청운대 패션디자인섬유공학과 전임교수로 왔다. 그리고 2년 전부터는 사회서비스대학 뷰티산업학과에서 성인학습자들도 가르치고 있다.

미국에서 패션디자인을, 영국에서 국제패션비즈니스디자인학을 전공한 박 단장은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미국 유학 후 패션디자이너 활동과 본인의 브랜드로 의류수출 회사를 운영했던 경험은 청운대가 굵직한 정부 사업들을 수행하는 기반이기도 하다.

박 단장은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을 통해 지역과 대학의 상생·공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청운대 국가사업지원단이 수행하고 있는 △취업연계중점대학사업 △대학생청소년교육지원사업 △다문화탈북학생멘토링사업 등과 지자체·지역기업들과 협업한 △잇슈창고 △소공인집적지구 기반시설 구축사업 등의 정부 공모 선정은 그의 신념이 빚어낸 성과다.

박 단장은 “지금의 대학교육은 산업 현장의 필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이 대학을 졸업하면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대학교육의 방향을 설정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운대에 온 후 기존 의류학과 졸업작품 대신 학생들이 자신만의 브랜드로 ‘경력’을 만들 수 있는 방식을 도입했다”며 “물론 선임 교수님들의 공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보탰다.

대학과 대학교육에 대한 박 단장의 기준은 분명했다. 대학은 지역과 기업을 위한 좋은 이슈를 만들어줘야 하고, 대학교육은 학생이 졸업과 함께 현장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단장은 ‘소셜마켓팅콘텐츠제작’과 ‘소셜빅데이터분석실습’이란 2개의 교양수업을 최근 신설했다. 청운대의 취업연계사업을 통해 협약을 맺은 기업이 700여개 정도 되는데, 이 중 90%가 자기 회사의 SNS 홍보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것을 원한다고 한다. 소셜빅데이터 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기업들이 이를 무상으로 쓰게 한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나아가 박 단장은 ‘청운대=e커머스 창업의 성지’의 로드맵도 그리고 있다. 그는 “충남도 지방대학 소멸 위기 지역이다. 혁신하고 진화하지 않으면 청운대도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며 “캠퍼스를 현장시스템에 맞춰 재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단장의 구상은 청운대 캠퍼스를 전국의 e커머스 인재들의 공유오피스, 공유주거 형태로 바꾸고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는 “그들에게 지역특산품과 연계된 e커머스 창업을 조건으로 교육 시스템을 가동한다면 산·학이 모두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교수가 지난 10여년간 청운대와 지역에서 발로 뛰며 이뤄낸 성과들을 보면 그가 그리고 있는 미래 청운대학도 조만간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폐농협창고를 리모델링 해 청년들의 창업공간, 지역주문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목적오로 구축 중인 홍성군 광천읍의 '잇슈창고'. 박두경 교수가 PM으로 참여한 이 사업은 지자체와 대학이 협업해 이뤄낸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황동환 기자
홍성군 광천읍의 '잇슈창고'. 박두경 교수가 PM으로 참여한 이 사업은 지자체와 대학이 협업해 이뤄낸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황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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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 2021-09-24 18:08:13
박두경 겨수님 패셔너블하시네요~

ljnwejs 2021-09-23 14:52:51
청운대학교 화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