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벨트 필수… “학생인권도 그렇습니다!”
안전벨트 필수… “학생인권도 그렇습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11.08 09: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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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교육청 제2기 학생인권의회 - 홍성고 박정아·최서연
“존중받아 마땅한 우리들”,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 필요”
제2기 학생인권의회에 참여 중인 홍성고 박정아(왼쪽), 최서연 학생. 사진=노진호 기자
제2기 학생인권의회에 참여 중인 홍성고 박정아(왼쪽), 최서연 학생. 사진=노진호 기자

2020년 7월 10일 시행된 ‘충청남도 학생인권 조례’ 제1장 제1조에는 ‘모든 학생이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적시돼 있다. 어쩌면 이 구절은 이전까지 그러지 못했다는 반성의 뜻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조례’가 만들어진 후에는 무언가 달라졌을까?

충남교육청은 지난달 23일 예산에서 ‘제2기 학생인권의회’ 위촉장 수여 및 제1차 정기회를 열었다. 50명의 초·중·고교생으로 구성된 학생인권의회는 도교육청의 학생 인권 관련 정책에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운영 △교육정책 △홍보 △생활규정 등 4개 분과로 나눠 활동하며, 임기는 1년이다.

지난 2일 홍성고등학교를 찾아 학생인권의회 ‘의원님들’을 만났다. 취재에 응해준 건 1학년 3반 박정아, 1학년 4반 최서연 학생이다. 둘은 생활규정 분과 소속이며, 최서연 학생은 부의장으로도 선출됐다.

내포초와 내포중을 같이 다닌 이들은 학생인권의회 1기 때도 함께했다고 한다. 이들은 당시 학교생활규정 개정과 학생인권 조례에 대한 실태조사를 했고, 지난 7월 10일 개최된 ‘제1회 충청남도 학생인권의 날 선포식’에서 결과를 발표했다.

최 부의장은 “네이버 폼 등을 통해 진행했는데 8315명이 참여했다”며 “학생인권 조례에 대해 아예 모르는 경우도 많았고, 학생인권의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1기를 통해 보게 된 현실이 2기 활동을 하게 된 이유”라고 더했다.

박 의원은 “1기 때는 학생인권의회 의원들의 참여도 저조했다. 정기회 참여자가 점점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최 부의장은 “전례가 없다보니 방향을 잡기 어려웠던 것”이라고 보탰다.

이들은 1기와 2기 모두 생활규정 분과를 선택했다. 최 부의장은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부딪치는 부분이다. 억압 받는 것도 많다. 그렇기에 학생인권 향상에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체적으로 좋아지긴 했지만 고쳐야할 것은 아직 남아있다”고 부연했다.

학생인권의회 의원들이 생각하는 ‘인권’이란 무엇일까. 최 부의장은 “우리를 보호하는 ‘안전벨트’가 인권”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인간으로 태어나서 당연히 누려야할 것들”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대통령선거는 몰라도 교육감을 뽑는 일에는 학생들도 참여했으면 좋겠다. 권리에 따른 책임도 있는 것을 안다. 조율만 잘한다면 학생들의 참여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들은 2기 활동계획도 전했다. 박 의원은 “인권조례를 침해하는 규정 등에 대한 신고를 받으려 한다. 그런 게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의장은 “아직 확정은 안 됐지만 카카오톡 플러스 등을 통해 접수를 받고 우리가 취합해 처리하는 방식을 생각 중”이라고 보탰다.

개인적인 꿈에 대해서도 물었다. 최 부의장은 “외교관이 되거나 국제기구에 들어가 해외에 있는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직업은 미정이지만 역사를 공부하고 싶다. 부여에 있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진학이 목표”라고 답했다.

이들은 ‘학생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전했다. 최서연 학생은 “인권 침해를 당해도 말하지 못하면 바꿀 수 없다.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를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아 학생은 “우린 모두 존중받아 마땅한 존재다. 그래서 학생인권의회도 있는 것이다. 부당함이 있다면 꼭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제2기 학생인권의회에 참여 중인 홍성고 박정아(왼쪽), 최서연 학생이 인터뷰 중 친구들이 지나가자 멋쩍은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제2기 학생인권의회에 참여 중인 홍성고 박정아(왼쪽), 최서연 학생이 인터뷰 중 친구들이 지나가자 멋쩍은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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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2021-11-08 15:30:00
학생들의 용기있는 말 잘 봤습니다. 항상 응원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