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된 ‘임꺽정’… 꿈이 담긴 ‘아트빌’
인생이 된 ‘임꺽정’… 꿈이 담긴 ‘아트빌’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11.1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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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야토협동조합 정흥채 이사장
내포 아트빌리지 집들이… “지역을 위해, 지역과 함께”
운명같은 배역 ‘임꺽정’… “국민들 사랑, 돌려드릴 것”
야토협동조합 정흥채 이사장을 지난 8일 해질 무렵 내포 아트빌리지에서 만났다. 사진=노진호 기자
야토협동조합 정흥채 이사장을 지난 8일 해질 무렵 내포 아트빌리지에서 만났다. 사진=노진호 기자

‘위드 코로나’ 이틀째였던 지난 2일 홍예공원 인근은 떠들썩했다. 문화예술인 18세대가 둥지를 튼 ‘내포 아트빌리지’ 집들이가 있던 날이다.

이곳은 충남의 문화예술 인프라 확대와 문화예술인 주거·정착 공간 제공을 위해 조성됐다. 충남도, 충남개발공사와 힘을 합해 내포 아트빌리지를 일군 ‘야토협동조합’ 정흥채 이사장(57)을 만나봤다.

내포 아트빌리지는 2017년 3월 조성계획이 수립돼 2020년 7월 첫 삽을 떴다. 정 이사장은 그 시작부터 이번 집들이까지 함께하고 있다. 그는 “충남도가 내포신도시를 만들며 문화예술인 마을의 필요성을 느꼈고, 평소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던 양승조 지사의 의지도 담겼다”며 “야토협동조합이 생긴 건 3년쯤 전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내포 아트빌리지를 위한 ‘조합’은 생겼지만, ‘일당백(一當百)’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정 이사장은 “처음에는 혼자 움직였다. 서류도 일일이 떼고 관련법도 알아보고 생각보다 복잡했다. 하지만 제대로 하려면 내가 잘 알아야겠단 생각에 팔을 걷어붙였다”며 “도에서 공고를 냈지만 입주자 모집이 쉽지 않았다. 이곳이 제 역할을 하려면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인이 모여야 한다는 생각에 직접 발품을 팔았다. 처음 생기는 곳이니 설명도 어려웠고 결심을 끌어내는 건 더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엉뚱한 소문도 났고, 오해도 많이 받았다. 그러다보니 오기가 생겼다. 오로지 목표를 위해 ‘바보가 돼 보겠다’고 다짐했다”며 “남들은 긴가민가했어도 난 내포 아트빌리지에 대한 정확한 청사진이 있었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과정과 짧지 않은 시간을 거쳐 문을 열게 된 내포 아트빌리지에는 문화예술인 18세대가 입주했다. 정 이사장은 “라이브 공연과 영상 미디어 핵심 분야의 실력자들이 모였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진정 지역에 도움이 되는 곳이 되려면 지역 문화예술인들과의 협업이 필수다.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꺽정’은 조선 최고의 의적으로 알려진 역사 속 인물이었다. 하지만 1996년 이후 임꺽정은 ‘정흥채’가 됐다. 그와 만났는데 그 대도(大盜)에 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었다.

정 이사장은 1987년 연극 ‘끝없는 아리아’로 데뷔해 1996년 SBS 드라마 ‘임꺽정’을 통해 스타가 됐다. 그는 “연기자로 평생 한 번 올까말까 할 ‘타이틀 롤’을 맡게 됐고, 그게 인생이 됐다. 사실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보려고도 했지만 그럴 수 없단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임꺽정 덕분에 많은 좋은 인연이 생겼다. 또 그 인물에 나만큼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단 걸 알게 됐다”며 “임꺽정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 나이트 행사도 안 했다. 딱 한 번 지인의 부탁만 예외적이었다”고 더했다. 이어 “행사 뛰는 연예인이 아닌 연기자로 남길 바랐다”면서도 “아내(배혜령 청운대 뮤지컬학과 교수)를 통해 들어오는 일은 예외다. 그건 의미가 다르니까…”라고 보탰다.

앞서 이야기했듯 임꺽정은 그의 인생이 됐다. 그만큼 그의 생각도 달라졌다. 정 이사장은 “문화예술인은 국민들의 사랑으로 자라는 것이다. 그것을 돌려줘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8년 홍성에 ‘MOM’이란 예술공간을 만들어 지역 문화예술의 발전을 꾀했고, (사)한국다중문화예술진흥회 일도 열심히 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홍성에 오게 된 건 아내를 위해서였다. 뮤지컬학과 특성상 밤늦게까지 연습하는 일이 많았고, 그래서 가족이 다 내려오게 됐다”며 “홍성은 교과서에 실릴 정도의 인물이 많은 곳인데 그에 반해 문화예술 발전은 더뎠다. 조금이나마 돕고 싶어 만든 게 MOM이었다. 참 어려웠고 결국 접었지만 후회는 없다. 이곳의 가능성을 확인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다문화예술진흥회는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단체다. 특히 2016년 자전거 종주를 잊을 수 없다”며 “열흘간 해남 땅끝마을에서 서울 강서구 구암 근린공원까지 868㎞ 코스였다. 해남에서 만났던 아이와의 성공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뿌듯했다. 그 종주로 모인 성금을 이화여대 목동병원에 전달했고, 3명의 아이가 수술을 받일 수 있었다”고 더했다.

끝으로 내포 아트빌리지에서 꿈꾸는 내일에 대해 물었다. 정흥채 이사장은 “내포 아트빌리지는 일종의 문화예술 기업이다. 충남은 더 나아가 백제는 문화예술이 빼어난 곳이다. 그런 것을 더 발전시키고 세계화 시키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지역과의 협업을 통해 모두가 어우러지는 ‘마을축제’를 만들고 싶다. 내포 아트빌리지라는 브랜드로 좋은 콘텐츠를 많이 선보일 것이다. 재밌는 일이 많이 펼쳐질 테니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정 이사장은 ‘임꺽정’을 통해 인연이 된 김홍표 배우 등과 함께하는 유튜브 ‘꺽정마TV’도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해질 ‘좋은 소식’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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