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학령기 자녀 80.8% “집안 살림 걱정”
다문화가족 학령기 자녀 80.8% “집안 살림 걱정”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11.16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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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여성정책개발원 도내 585명 조사결과 발표
응답자 30.2% “2주 이상 슬프거나 절망감 느껴”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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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여성정책개발원(원장 조양순)은 충남에서 성장하고 있는 다문화가족 학령기 자녀 생활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4~6월 진행됐으며, 다문화가족 학령기 자녀 585명이 참여했다.

우선 코로나19 이후 삶에 대한 질문에는 ‘나의 학교공부가 더 어려워졌다’는 31.3%, ‘가정 형편이 어려워졌다’ 24.6%, ‘다문화가족이 아닌 학생 보다 학습·성적이 더 나빠졌다’ 12.6% 등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또 가족(집안)이 경제적 사정으로 걱정하는 정도에 대해선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19.3%, ‘걱정한다(가끔+자주+항상)’ 80.8%로 나타나 가정 형편에 대한 자녀들의 걱정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 가정 영역에서는 다문화가족 이중 언어 사용 환경 개선, 한국어 학습 지원, 방임 감소 등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출신 부모의 언어 구사와 관련해 ‘외국에서 태어난 부모님 나라 말을 잘하고 싶다’는 응답이 80.2%에 이르렀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가족들은 내가 외국에서 태어난 부모님 나라 말을 사용하도록 격려한다’ 60.0%, ‘외국에서 태어난 부모님 나라 말을 배우고 있다’ 50.3%, ‘외국에서 태어난 부모님 나라 말을 잘한다’ 30.9% 등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국내에서 출생해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일상생활 한국어 구사 어려움 2.6%, 학습 한국어구사 어려움 3.4%로 나타나 자녀의 한국어 능력, 특히 학교 공부 관련 한국어 학습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외에도 응답자의 16.6%가 거의 매일 평일 방과 후 혼자·형제자매끼리만 있다고 응답해 방임이 상당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영역에서는 학습지원과 진로·진학 지원의 필요성이 확인됐다.

현재 학업 성적 수준은 ‘못함’ 13.4%, ‘보통’ 52.0%, ‘우수함’ 34.6%로 나타났는데, 학교 급이 올라가면서 ‘우수함’ 응답이 낮아지고 ‘못함’ 응답이 높아졌다(초등 5.7%, 중등 16.6%, 고등 28.3%가 못함으로 응답).

또 학교 급이 높을수록 공부 부담감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초등 41.6%, 중등 65.4%, 고등 71.7%가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요즘 고민 사항에서도 ‘공부’가 46.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진로, 진학’이 32.8%로 뒤를 이었다.

사회 영역에서는 아르바이트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의 13.1%, 고등학생은 35.4%가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욕설이나 폭언, 모욕적인 말(7.5%)’, ‘무시(2.5%)’, ‘성희롱, 성폭력(2.5%)’ 등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정서 및 건강 영역에서는 인터넷·스마트폰 과몰입과 우울, 자살 생각 등 정신 건강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했다.

평일 저녁시간 후 주요 활동으로는 ‘집에서 인터넷(게임 포함)’ 39.0%, ‘게임, 문자 등 휴대폰 하기’ 35.9%가 높았으며, ‘인터넷·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줄이려 할 때마다 실패한다’ 38.6%, ‘여러 번 게임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23.8%의 응답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녀 스스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스마트폰 자제가 어려운 것으로 보여 건강행태에 관한 가정의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응답자의 30.2%(가끔 느꼈다+자주 느꼈다+매우 자주 느꼈다)가 2주 이상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꼈다고 했으며, 자살을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계획, 시도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 각각 생각 7.5%, 계획 2.3%, 시도 2.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우복남 선임연구위원은 “다문화가족 학령기 자녀가 성장하면서 전체 학생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아직 청소년기와 학령기라는 특성에 맞추어진 정책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다문화가족 자녀가 지역의 미래세대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족 학령기 자녀의 안정적 성장과 사회진입을 위해서는 △다문화가족 자녀 방임‧학대 예방 확대 △다문화가족 자녀 학습 지원 확대 △다문화가족 자녀 진로·진학 지원 확대 △다문화가족 자녀 아르바이트 노동 인권 증진 △다문화가족 청소년·청년 맞춤 일자리 연구 및 정책사업 발굴 △다문화가족 자녀 건강 행태 개선 △다문화가족 자녀 정신 건강 증진 등의 정책 강화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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