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폐비닐… “태우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 있어야”
영농폐비닐… “태우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 있어야”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1.12.03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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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 장곡면 주민자치회, 5개 마을서 시범사업
3일간 수거 ‘산더미’… 군·면 인력·재정지원 제안
영농폐비닐을 수거하고 있는 장곡면 주민자치위 위원들. 재사용을 염두하고 비닐하우스 옆에 쌓아둔 뭉텅이가 시간이 지나면서 흙속에 묻혀 있는 탓에 끄집어내는 데만 진땀을 빼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영농폐비닐을 수거하고 있는 장곡면 주민자치위 위원들. 비닐하우스 옆에 쌓아둔 뭉텅이가 흙속에 묻혀 끄집어내는 데만 진땀을 뺐다. 사진=황동환 기자

32개 마을로 구성된 홍성군 장곡면은 올해 주민자치회를 각 마을별로 찾아갔다. 올해 장곡면 주민자치회가 채택한 첫 번째 해결 과제는 영농폐비닐 수거 문제다. 32개 마을 중 29개 마을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56%의 주민이 이를 현안 1순위로 꼽았다. 이에 주민자치회는 ‘영농폐비닐 자원화 인력지원 시범사업’ 추진을 결정하고 우선 5개 마을을 선정해 지난달 27‧28일과 이달 1일 영농폐비닐 수거작업을 진행했다. 대상지역은 신풍2리, 광성1리, 행정1리, 대현2리, 월계1리다.

시범사업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대현2리, 월계1리에 진행된 영농폐비닐 수거 현장에 가보니 농촌의 폐비닐 문제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농약병과 함께 버려진 것도 있었고, 비닐하우스 옆에 장기간 방치된 폐비닐이 흙속에 엉켜 묻혀 끄집어내는 데만 주민 몇 명이 달라붙어야 했다. 어떤 곳은 각종 생활쓰레기와 뒤섞여 수거를 포기하기도 했다. 이번에 수거작업이 진행된 5개 마을의 경우 지정된 장소에 모아둘 것을 사전에 알렸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이날 수거작업에 나선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농촌 고령화로 영농폐비닐 방치나 무단 소각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며 “주민들에게만 맡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4명의 주민이 오전 9시부터 3시간가량 두 개 마을을 돌며 수거한 폐비닐은 1t트럭으로 6대 분량이다. 한성숙 생활환경분과 위원은 “시범사업 둘째 날에는 10대 분량이나 나왔다”며 “처음 주민자치회에서 영농폐비닐 수거 문제를 거론했을 때 마을이장들은 ‘건드리면 힘든 큰 걸 꺼냈어’라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장곡면 주민자치회가 영농폐비닐 문제를 공론화 한 이유는 무단 소각으로 인한 냄새와 환경피해, 주민 갈등 때문이다. 이에 주민자치회 부위원장인 오우식 월계1리 이장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폐비닐을 지정된 장소까지 옮기는 것도 힘든데 그분들 탓만 하면 소각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없다”며 “폐비닐 수거문제를 주민들의 봉사에 맡겨두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군이나 면이 인력‧재정지원 등을 통해 태우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도 “행정기관이 수거인력과 계획을 세워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은 물론 공공의 영역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영농폐비닐 수거현장(사진=황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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