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21년의 ‘파워리더’… 바로 당신입니다
[칼럼] 2021년의 ‘파워리더’… 바로 당신입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12.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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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호 편집국 부국장

내포뉴스는 2019년과 2020년 홍성·예산을 빛낸 인물들을 되돌아본 ‘내포 파워리더스’를 두 차례 발간한 바 있다. 그 해 인터뷰를 모은 이 책은 정치·지방자치, 문화·역사, 경제·농업, 교육·의료, NGO·주민자치, 종교·복지 등의 분야로 나눠 꽤 많은 지역의 인물들을 담았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세 번째 ‘내포 파워리더스’를 펴내는 일은 보류됐다. 내포뉴스가 야심차게 만들었던 이 책의 앞날은 불분명하지만, 그 출판과 무관하게 2021년에도 떠오르는 얼굴들이 많다. 물론 필자가 직접 마주했던 사람들만을 말하는 것이지, 아들 때문에 골치 아픈 ‘이’나, 아내 때문에 고민 깊은 ‘윤’ 같은 이들은 아니다.

아마도 올해 취재 중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은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함께한 연간기획 ‘동행’일 것이다. 이번 연간기획은 조현정 센터장에 대한 사전 인터뷰와 열 번의 ‘동행’ 그리고 결산까지 봄·여름·가을·겨울을 함께 했다. 그 사연이 어떻든 아이들은 참 맑고 밝았다.

기억에 남는 아이들은 또 있다. 굿네이버스 충남서부지부와 ‘굿모션(아동권리모니터링단)’ 활동을 펼친 내포초등학교 6학년 7반,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의 장애인식개선 교육에 참여한 금마중 학생들, 얼마 전 홍성군장애인체육회 체험 프로그램의 주인공이었던 서부초 1학년과 6학년 등이 떠오른다. 그리고 ‘인권’을 논했던 홍성고 최서연·박정아 학생도 인상적이었다.

훌륭한 언론인이라면 정치·경제 등 이 사회 전반에 통달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좋은 기자도 아니고 발에 밟힐 정도로 가방끈이 긴 것도 아니어서 그러진 못했다. 나조차 잘 살지 못했기에 세상을 바꾸는 일 같은 건 엄두도 못 냈다. 단지 괜찮은 전달자가 되려 했고, 많은 사람의 일상이 조금 더 예뻐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 있다. 예술의 힘으로 지역의 르네상스를 꿈꾸는 조각가협회장, 우리소리를 통해 지역을 알리겠다던 국악원장, 공연을 통해 고향을 청년들이 머물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던 극단 대표 등이 생각난다. 더불어 시를 도자기에 담았던 홍성의 글쓴이들, 속동전망대 갤러리 짙은의 전시를 이어간 작가들도 떠오른다.

이번 글을 준비하며 올 한 해를 돌아보니 참 많은 생각이 들었고, 참 많은 사람과 마주했음을 알게 됐다. 옛 기와에 우리네 삶을 담아내던 방송인이자 화백 이상벽 선생님도 빼놓을 수 없고, 같이 잘 어울려 사는 게 목표라는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 진유순 센터장도 있었다. 14년째 사랑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예산 하늘나무아동그룹홈 이수훈 시설장과 살아가기 위해 서로 힘이 돼 주고 있다는 마음두레㈜ 김기복 가족지원실장도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

TV나 영화를 통해 듣기도 하고, 일상 속에서 가끔 쓰기도 하는 표현 중에 ‘그렇게는 못 살지~’란 말이 있다. 누군가 필자에게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운동·명상 후 출근하고, 퇴근 후에는 2시간씩 자기 개발을 하라. 식사는 채식 위주로 하고, 음주는 금물’이라고 하면 저 표현을 쓰게 될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의 시간이 그렇게는 못 살 것 같던 모습이다. 사시사철 마스크를 쓰고, 통금이 사라진지 오래인데 시간에 쫓기고, 모이는 사람 수를 제한한다. 게다가 학생들을 학교에 못 오게 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집밖에 나오는 게 금지되기도 한다.

그렇게는 못 살 것 같던 상황이지만, 아직 우리는 잘 버티고 있다. 일상회복은 멈춰 섰지만 희망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이 지옥 같은 팬데믹 속에서도 나름 선전할 수 있던 건 각자의 위치에서 그 몫을 다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 덕분이다. 마스크가 안경처럼 익숙해진 게 씁쓸하지만, 그럴 수 있던 건 모두를 위한 모두의 희생을 봤기 때문이다.

2021년 홍성·예산을 빛낸 ‘내포 파워리더스’… 너무 많아 펴내기 힘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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