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군유지 매각·골프장 추진… 주민들은 “절대 불가”
홍성군, 군유지 매각·골프장 추진… 주민들은 “절대 불가”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2.01.13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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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금비레저㈜ ‘골프장 조성사업’ MOU 체결
郡, 세수확대‧고용창출 등 제시…‘10년 전 판박이’
주민들, 군수‧의장 면담… “사업 즉각 철회 촉구”
홍성군이 골프장 조성을 위해 군유지 매각 방침을 밝힌 가운데, 골프장 건설 예정부지 인근의 마을 주민들이 지난 6일 김석환 군수를 만나 환경, 마을공동체, 미래세대를 위해 군의 골프장 조성 추진을 즉각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사진=황동환 기자
골프장 건설 예정부지 인근의 마을 주민들이 지난 6일 김석환 군수를 만나 사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홍성군이 지난달 28일 민간업자와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 골프장 조성을 추진하면서 대상 부지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군은 2011년에도 같은 지역에 골프장 사업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대와 토지수용 문제로 좌초된 바 있다. 당시 군은 골프장 조성의 타당성으로 △세수확보 △고용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들었고, 10년이 지난 지금도 논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군의 골프장 사업 예정부지 인근 상송리, 옥계리 주민들은 ‘반대추진위’를 조직하고 지난달 28일 이선균 홍성군의장을, 이달 6일 김석환 홍성군수를 만나 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김 군수와 만난 자리에서 주민들은 △농업용수 오염 및 지하수 고갈 △환경피해 △야간개장 시 조명 피해 △유기농 메카 홍성군에 반하는 농가 피해 발생 등을 반대 이유로 들었다.

주민들은 “골프장 부지는 최근 국가숲길로 지정된 내포문화숲길이 있는 곳이고, 골프장 건설로 자연림을 영원히 훼손할 수 있다”며 군의 골프장 조성은 충남도의 탄소중립 선언에 반하는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까지 17가구가 귀농해 행복한 마을로 가꾸고 있는데 상상조차 못했던 골프장으로 인한 마을파괴를 좌시할 수 없다”며 “사업주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라도 군이 빠른 시일 내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김석환 군수는 “설계도 나오지 않았고,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MOU를 체결했다고 당장 골프장이 건설되는 것은 아니고, 사업자의 부지 매입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홍성군도 협조하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어 “대화를 하겠다는 업체를 처음부터 내칠 수는 없지 않다. 사업자도 주민의견을 충분히 듣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부연했다.

양해각서 체결은 금비레저㈜가 지난해 9월 군에 제출한 투자의향서에 따른 것으로 지난달 28일 열린 체결식에 전 홍성부군수도 업체 본부장 자격으로 배석했다. 투자의향서에는 장곡면 일대 132만㎡의 부지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클럽하우스와 숙박시설을 갖춘 18홀 규모의 대중골프장을 조성하는 계획이 담겼다. 이외에 △골프장 조성공사 중 지역 업체 이용 △운영 수익 중 일부 군민 환원 노력 등이 포함돼 있다.

군은 군의회 정책협의회 보고와 군정조정위원회 심의까지 마친 상황이다. 군은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행정절차 지원 △사업부지 내 군유지 공개 매각 방침을 밝혔다. 홍성축협이 한우 종축장으로 사용 중인 군유지는 지난해 12월 연장 사용계약을 마쳤지만 군의 골프장 조성 사업계획에 따라 이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현정 상송1리 이장은 지난 11일 내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공공 자산인 군유지를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업자에게 매각하겠다는 건 옳지 않으며, 엄연한 특혜”라며 “골프장 건설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군유지 매각 문제에 대해 김 군수는 지난 6일 주민들에게 “군 소유의 땅이라고 군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관리계획을 세워 군의회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성군이 골프장 사업을 추진했던 10년 전보다 자연환경 보존에 대한 가치는 훨씬 더 중요해졌다. 양승조 지사 역시 도정 운영의 중심을 탄소중립에 두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증가도 10년 전과 달라진 점이다. 군유지를 민간업자에게 넘겨 골프장을 만드는 것이 온당한지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홍성군이 개발이익을 앞세워 민간업자와 손잡고 추진 중인 장곡면 골프장 조성 예정 부지 인근 상송1리 마을회관에 붙어있는 반대 현수막. 사진=황동환 기자
홍성군이 10년전 골프장 조성을 추진하려다 주민반대와 토지수용 문제로 좌초됐던 지역 인근 마을인 장곡면 상송1리 마을 전경. 군은 지난달 28일 민간업자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골프장 건설을 재추진하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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