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멀어 보이지만 사실 지금 당장 해야 할 것들
[칼럼] 멀어 보이지만 사실 지금 당장 해야 할 것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2.04.1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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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홍성YMCA 사무총장

처음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는 일은 매우 낯설고 적응하기 힘든 일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살면서 당연하게 여겨왔고 익숙해져서 변하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한 일들이 전부 바뀌어야 한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겨울에 수박을 먹을 수 있고, 신선한 채소를 계절에 상관없이 먹을 수 있는 이 시대에서는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마치 개구리가 천천히 끓어오르는 물속에서는 탈출하지 못하고 삶아 죽듯이 지구는 천천히 그러나 매우 빠르게 우리가 평범하게 여겨왔던 삶을 무너뜨리고 있다. 많은 연구가 2040년대 농업과 해양생물 멸종을 예견하고 있다. 또 많은 토지가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MIT에서 개발한 시뮬레이션에서는 현재 탄소 배출 상승률을 UN 기후 위기 협약기구의 목표치를 달성하더라도 2040년 기점으로 3m 이상의 해수면 상승을 예상한다. 이를 홍성지역에 적용하게 되면 A·B방조재가 만조 때 태풍이 오면 범람하게 되고 평택에서 내륙으로 들어오는 내포 물길이 예당저수지까지 범람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서부면 3분의 1이 사람이 살 수 없는 상습 침수지가 된다.

또 현재 상황을 유지한다면 2048년 해양생물의 멸종도 전망된다. 해양생물 멸종도 멸종이지만 해양생물이 붙잡고 있는 탄소가 1%라도 공기 중에 노출되더라도 2000만대의 자동차가 1년 동안 매연을 뿜는 것과 같다. 기름을 넣고 다니는 차를 전기차로 바꾸는 것보다 해양생물의 멸종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양생물은 전체의 30%만 보존돼도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지만 세계는 고작 0.5%만을 보존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먹던 참치 통조림도 내일이면 없을 수 있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농업도 토지의 탄소를 지속해서 배출시키는 농법으로 인해 전 세계 농토가 급격히 사막화되고 있다. 아주 간단하게 구글 지도만 들여다보면 이제 사막은 아프리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마존으로 유명한 브라질도 사막이 있다. 미국 내륙지방의 67%도 사막이다. 사실상 대륙 기준 해안 지역을 제외하고 내륙은 대부분 사막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 흔해 빠진 옥수수 통조림도 곧 너무 비싸 먹을 수 없는 희귀한 식품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위기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너무 여유롭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재난 상황이 곧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데, 우리가 재난영화의 주인공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더욱이 재난영화의 주인공처럼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이미 종결된 종말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우리는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 우리가 편하게 살아왔던 것으로 기후 위기가 앞당겨진다면 우리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더 나아가 우리가 재산을 축적하는 방식이 기후 위기를 앞당긴다면 우리는 그 방식을 포기해야 한다. 기후 위기 앞에 그 어떤 것도 우선순위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홍성지역에도 이러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모임을 준비하고 있다. 종교계, 시민사회단체, 청소년 등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직·간접적 실천을 할 예정이다. 사소하게는 분리수거부터 먹는 것, 입는 것, 더 나아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환경 정책 제언까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할 예정이다.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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