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못한 일 … “어려운 이들의 손·발 되고 싶다”
세상이 못한 일 … “어려운 이들의 손·발 되고 싶다”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2.05.12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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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봉래 홍성교도소 교회 목사
전국 최초 교도소 교회 건립, “재소자들의 부모 될 것”
‘뉴스타트’ 운영 … ‘출소자의 사회 안착 돕는 지원 활동’
우리나라 최초로 교도소 내 교회를 건립한 '홍성교도소 교회' 담임 김봉래 목사. "재소자들의 부모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재소자 및 출소자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일에 헌신 하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우리나라 최초로 교도소 내 교회를 건립한 '홍성교도소 교회' 담임 김봉래 목사. "재소자들의 부모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재소자 및 출소자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일에 헌신하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사람들이 접근하기 꺼려하는 교소도에서 평생 교도관으로 재직하다가 정년퇴직 후 곧바로 목사 안수를 받고 재소자·출소자 및 이들의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목회자가 있다.

홍성교도소 교회 김봉래 목사(75)가 그 주인공이다. 전남 함평이 고향인 김 목사는 1975년 교도관으로 임용된 이후 제주교도소에서 10년을 근무했다. 2년 후인 1977년 김 목사는 제주도에서 평생 반려자를 만났다. 이후 펼쳐질 김 목사의 삶의 행로를 쫓아가다보면 부인과의 만남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부인의 영향으로 김 목사가 개신교에 귀의했기 때문이다. 이후 김 목사는 정년퇴직할 때까지 전도사로 활동했으며, 7년간의 신학대학 과정을 거쳐 목사가 됐다.

김 목사가 늦은 나이임에도 목회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배경이 그 답다. 그는 “임종을 앞두고 목사 안수를 받고 싶어하는 재소자들을 보면서 안따까웠다”면서 “그러면 내가 목사가 돼 그들의 마지막 작은 소원이라도 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목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교도관으로서 재소자들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던 김 목사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이후 사회에 온전히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품의 사람이었다.

“어려운 이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자 했다”라는 김 목사의 말은 지금도 그렇지만 30년간 교도관으로 종사하면서 견지했던 그의 일관된 삶의 태도이자 가치였다. 전도사로서 또 목사로서의 사명감도 있었겠지만, 그 오랜 시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실천했던 재소자들과 출소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한 봉사는 결코 사명감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김 목사는 “재소자들의 부모가 되어 주자”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다짐이 변함없이 유지될 수 있었던 힘을 “신앙의 힘”으로 돌렸다. 

지난 2005년 정년퇴직과 함께 교도소에서의 공적 업무는 끝났지만, 지금까지 교도소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재소자들과 출소자들을 향한 그의 인도적인 사랑의 실천은 현재 진행형이다. 또 교도관에서 목사로 신분이 바뀌면서 그는 더 넒은 품으로 그들의 어려움을 안아줄 큰 계획을 준비 중이다.

김 목사는 홍성교도소 재직시절 건립한 ‘홍성교도소 교회’를 담당하고 있다. 교도소 내 특정 종교시설은 타종교와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지금도 원칙적으로 불허돼 있다. 지금은 폐지된 홍성교도소 내 경비교도대원들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한 명분으로 법무부 장관의 특별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운도 있었지만, 전도사 시절 전국을 누비며 교회 건립 후원활동을 펼쳤던 김 목사의 비상한 노력이 있었기에 홍성교도소는 국내 53개 교도소 중 유일하게 개신교 교회가 존재하는 교도소가 됐다.

‘홍성교도소 교회’를 기반으로 김 목사는 교도소 직원들과 가족들 및 재소자의 신앙생활을 돕는 한편, 재소자의 사회복귀 지원, 음식‧물품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교도소 담을 넘어 만나는 사회의 높은 장벽에 좌절하고 재범의 유혹에 시달리는 출소자들을 돕기 위해 김 목사는 6년 전 봉사단체 ‘뉴스타트’를 설립했다. “내가 너희들의 발과 입이 돼, 죽어서도 홍성교도소에 묻히겠다”는 김 목사의 결연한 각오에서 출발한 단체가 ‘뉴스타트’이다.

‘세상이 못하면 우리가 해야합니다’라는 ‘뉴스타트’의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출소를 기다리는 교도소 담장 안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김 목사와 그가 운영하는 봉사단체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끝으로 김 목사의 용기 있는 실천과 뜻에 공감하는 분들을 위해 연락처와 후원 계좌를 전한다.

☎010-3414-0239(김봉래 목사)/[국민: 737301-01-383876]  

'홍성교도소 교회' 앞에 선 김봉래 목사. 전국 53개 교도소 중 교회가 세워진 곳은 홍성교도소가 유일하다. 김 목사가 목회자가 되기 이전 교도관 및 전도사로 활동하면서 세운 교회다. 사진=황동환 기자
'홍성교도소 교회' 앞에 선 김봉래 목사. 전국 53개 교도소 중 교회가 세워진 곳은 홍성교도소가 유일하다. 김 목사가 목회자가 되기 이전 교도관 및 전도사로 활동하면서 세운 교회다. 사진=황동환 기자
김봉래 목사는 출소자들의 원만한 사회복귀 지원 사업을 위해 지난 2016년에 설립한 봉사단체 '뉴스타트'를 설립했다. 청운대 창업보육센터 3층에 위치한 '뉴스타트' 사무실에서 서용혜 재무국장과 함께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김봉래 목사는 출소자들의 원만한 사회복귀 지원 사업을 위해 지난 2016년에 설립한 봉사단체 '뉴스타트'를 설립했다. 청운대학교 창업보육센터 3층에 위치한 '뉴스타트' 사무실에서 서용혜 재무국장과 함께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홍성교도소 교회' 예배당. 오른쪽부터 김봉래 목사, 손영주 목사(내포 행복한 교회), 서용혜 뉴스타트 재무국장. 사진=황동환 기자
'홍성교도소 교회' 예배당. 오른쪽부터 김봉래 목사, 손영주 목사(내포 행복한 교회), 서용혜 뉴스타트 재무국장. 사진=황동환 기자
재소자 및 출소자를 위한 김봉래 목사의 공로를 인정해 지난 4월 법무부 장관이 수여한 감사패. 뉴스타트 제공
재소자 및 출소자를 위한 김봉래 목사의 공로를 인정해 지난 4월 법무부 장관이 수여한 감사패. 뉴스타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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