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에 내재된 철학적 의미 길어올리는 서예가
전통적 서체 탈피…한글의 문자를 예술로 승화
문자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온 늘빛 심응섭 작가의 작품이 수덕사 ‘선 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초대전 형식으로 심 작가의 엄선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오는 23일까지 열린다.
심 작가는 한글에 내재된 독특한 조형미를 예술로 승화시켜 온 한글문자 조형예술가다. 표음 문자이기에 딱딱한 이미지를 주는 한글이 그의 붓끝을 거치면서 사람이나 동물, 생활 속 사물의 형상으로 변한다. 더 나아가 그는 글자에 내재된 철학적 의미를 길어 올리고, 여기에 예술적 상상력을 동원해 한 폭의 수묵화 그림으로 탄생시키고 있다.
‘늘빛’이라는 호를 가진 심 작가는 어려서부터 한문 서예를 익혀 20대에 전남도전에서 입선까지 했지만 어느 순간 한글을 발전시키는 것이 나라를 사랑하는 길이라는 생각에서 ‘한글조형서예’ 작품활동에 40여년간 매진하고 있다.
한글 서예의 궁체‧고체 등 전통적 서체 답습에서 벗어나 있는 그의 작품은 한글의 문자적 기호 이미지에 조형적 형상성을 끈질기게 찾아내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는 과거 유럽, 중국, 일본 등 해외 초대전을 통해 그의 작품세계를 인정받았으며, 현지 언론들이 지면을 할애,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현재 예산미술협회 회원, ‘늘빛 한글문자조형박물관’ 대표로 활동 중인 심 작가는 이번 초대전을 위해 오래동안 소장하고 있는 작품에서부터 최근 작까지 수십 점을 출품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잠시라도 작품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고, 우리가 살아가야하는 ‘삶’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란다”며 전시 취지를 설명했다.
※ 전시회 현장(사진=황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