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힘든 농민들 “골프장 건설은 치명적”
가뭄으로 힘든 농민들 “골프장 건설은 치명적”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2.06.10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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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곡 골프장 예정 부지 인근 주민 군청앞 1인 시위
극심한 가뭄 … 1일 800~900톤 물사용 골프장 ‘걱정’
이용록 당선인 “물부족 대책없는 업무협약, 부적절”
홍성군이 18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위해 민간업자와 지난해 말 업무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인근 농민들은 1일 수백톤의 물을 사용하는 골프장 건설로 물부족 상황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골프장 예정부지 인근 상송1리 곽현정 이장이 가뭄대책 없는 골프장 건설 전면백지화를 요구하며 8일, 군청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사진=황동환 기자
홍성군이 18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을 위해 민간업자와 지난해 말 업무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인근 농민들은 1일 수백톤의 물을 사용하는 골프장 건설로 물부족 상황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골프장 예정부지 인근 상송1리 곽현정 이장이 가뭄대책 없는 골프장 건설 전면백지화를 요구하며 8일, 군청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사진=황동환 기자

현충일 연휴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긴 했어도 가뭄 해갈엔 역부족이다.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농업용수 부족으로 모를 못심는 농촌현장도 발생하고 있다.

여느 농민들과 마찬가지로 물 부족 상황을 걱정하는 홍성군 장곡면 주민들은 근심거리가 더 해졌다. 군이 민간업자와 업무협약을 맺고 장곡면 일원에 조성하려는 18홀 규모의 골프장 때문이다.

골프장 예정부지와 인접해 농사를 짓고 있는 주민들은 “가뭄으로 인해 밭에 물 한번 줄 정도로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며 “만일 골프장 조성될 경우 물 부족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고, 농민들에겐 치명적이다“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장곡골프장 반대대책위’ 곽현정 상송1리 이장은 8일 점심시간 무렵 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홍성군의 골프장 건설 계획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곽 이장은 “업체가 다른 곳에 골프장 부지를 알아본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긴 하지만, 업체가 바뀐다고 군의 골프장 조성의지가 사라졌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농민들 입장에선 물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가문데, 날마다 800~900톤을 사용하는 골프장은 아무리 생각해도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골프장 논란으로 24만평의 군유지 존재도 알게 됐다”며 “주민들은 군이 그 땅을 미래세대를 위해 활용하는 등 공익을 위해 고민할 수 있는 장이 열리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유지는 이미 한우 종축장으로 잘 활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군은 민간업자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홍성군축산협회가 해당 군유지 내에서 운영 중인 종축장 이전 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1인 시위가 있던 이날 군 관계자는 내포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업무협약 이후 상황변화는 없다. 업체 측에서도 연락이 없다”라며 “골프장 조성 사업은 투자의향을 밝힌 업체 측 의지에 달려있다. 현재로선 업체가 사업을 추진할지 말지 잘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또 군이 선제적으로 사업을 철회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선 “말하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시위현장을 목격한 주민 A씨는 “골프는 안쳐도 살 수 있지만 밥을 안먹을 순 없지 않느냐”면서 “새로운 군수는 사업을 강행할 것이 아니라 대화로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0일, 선거운동기간 중 열린 환경 관련 토론회에 참석했던 이용록 홍성군수 당선인은 장곡 골프장 건설 논란과 관련해 “주민들의 어려움이 반영된 업무협약이었어야 했다”며 “물 부족 대책 없는 업무협약은 적절하지 않았다”라고 대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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