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독립운동가를 찾아서 ⑤이종일
충남의 독립운동가를 찾아서 ⑤이종일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2.06.20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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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신념의 빈곤 시대에 옥파 선생이 남긴 것 ‘대의실천’
1898년 최초로 한글로 제작한 ‘제국신문’ 창간
민족계몽운동 헌신 … 안따깝게 최후는 영양실조
대의실천 … 우리 시대에 되새겨야할 소중한 유산
이종일 선생 초상. 국가보훈처 제공
이종일 선생 초상. 국가보훈처 제공

내포뉴스가 광복회 충청남도지부와 함께 진행 중인 ‘충남의 독립운동가를 찾아서’ 6월의 추천 인물은 충남 태안 출신의 옥파 이종일 선생이다.

민족대표 33인 중의 한 분인 이종일 선생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반계리에서 1858년 출생했다. 1898년 7월 최초의 한글신문인 제국신문을 창간하고, 보성사에서 독립선언문을 인쇄 배포하는 등 민족계몽 운동에 평생을 바쳤다.

옥파 선생은 3·1운동 3주년이 되는 날, 제2의 3·1운동 거행을 위해 “존경하는 천도교인과 민중여러분! 우리 대한은 당당한 자주독립국이며 평화를 애호하는 세계의 으뜸 국민임을 재차 선언합니다”라는 말로 시작되는 ‘자주독립선언문’을 작성했지만, 거사가 사전에 발각되면서 선언문 발표는 미수에 그친 일이 있었다.

이때부터 일제의 감시와 탄압은 극에 달했고, 옥파 선생은 칩거에 들어갔다. 충청도의 대표적인 유림가문 출신이지만 극빈생활이 이어졌고, 결국 옥고 중 얻은 고문 후유증과 생활고 등이 겹치면서 아무도 돌보지 않는 상태에서 1925년 8월 31일 초가누옥(현재의 종로구 평동) 거적 위에서 68세를 일기로 영양실조 끝에 순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임형진 경희대 교수는 그의 논문에서 “평생을 오직 구국일념 속에서 행동하고 일체의 명리와 담을 쌓고 오직 주어진 민족의 대의실천만을 위해 진력한 옥파 이종일의 위대함은 그래서 정신과 철학 그리고 신념의 빈곤시대에 더욱 돋보이는 것 같다”며 “우리가 이종일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그의 행적만이 아닌 그 근원의 신념이 아닌가 싶다”는 말을 남겼다.

옥파 선생은 1906년 천도교에 입교해, 천도교 월보과장과 보성 인쇄주식회사 사장직을 맡기도 했다. 독립운동의 기운이 감돌던 1919년 2월, 오세창으로부터 독립운동에 관한 계획을 접한 옥파 선생은 자신도 이 계획에 참여해 민족대표로 서명하기로 결심했다.

2월 27일엔 그가 사장으로 있던 수송동의 천도교 인쇄소인 보성사에서 공장 감독 김홍규로 하여금 최남선이 경영하던 신문관의 직공이 짜서 최린(의 집에 보관 중이던 독립선언서 활자판을 가져오게 한 후 이를 인쇄하도록 했다.

이에 김홍규는 인쇄직공 신영구에게 인쇄하도록 하여 그날 밤 11시까지 2만1000매를 인쇄해 이튿날 그에게 건넸고, 이중 2000매를 28일 보성사 간사인 인종익에게 전달, 그중 1500매는 전주 천도교구에 보내고, 나머지는 충주로 보내어 밤중에 살포하도록 했다.

또한 독립선언의 취지를 국내에 보도하고, 조선인에 의한 계속적인 독립운동 전개와 독립운동 사상 고취를 목적으로 천도교 대도주 박인호·보성법률상업전문학교장 윤익선과 협의한 것이 바로 독립신문 발간이다.

이에 송현동에 있는 천도교 중앙총부에서 손병희와 함께 민족대표로 서명한 독립선언서 전말을 기재하고, 독립사상을 고취시키기 위한 원고를 작성해 윤익선의 명의로 발간했고, 3월 1일엔 자신이 경영하는 보성사에서 김홍규로 하여금 독립신문을 인쇄케 하여 임준식에게 배포하도록 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인사동 태화관에 손병희 등과 민족대표로 참석해 자신이 인쇄한 독립선언서 약 100매를 탁상에 놓고, 이 자리에 모인 민족대표에게 회람케 한 후, 함께 만세삼창을 외친 뒤, 출동한 일본경찰에 체포됐으며, 1920년 경성복심법원에서 소위 보안법과 출판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서대문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출옥 후 3년에 걸쳐 ‘한국독립비사’를 집필·발간했지만 일본 경찰에 압수됐다. 대한민국 정부는 옥파 선생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1962년에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이종일 선생과 사원들이 선언한 ‘자주독립선언문’. 광복회 충남지부 제공
이종일 선생과 사원들이 선언한 ‘자주독립선언문’. 광복회 충남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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