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뇌파를 보면 아이의 상태가 보인다
[칼럼] 뇌파를 보면 아이의 상태가 보인다
  • 내포뉴스
  • 승인 2022.06.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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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이영우한의원 부설 뇌과학연구소장)
이원우(이영우한의원 부설 뇌과학연구소장)
이원우(이영우한의원 부설 뇌과학연구소장)

최근 각종 매스컴에서 보도되고 있듯이 우리나라 초·중·고에서 교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마트폰 중독·게임중독 등 각종 스크린에 노출된 아이들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더욱더 심각한 상태가 됐다고 한다. 학교 내에서의 문제뿐 아니라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수업 도중 소리를 지르거나 벌떡 일어나 돌아다니는 행동은 물론 급우들을 괴롭히는 등 수업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많아 수업 시간마다 마음을 졸이는 교사들이 많다고 한다. 이러한 증세를 나타내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코로나19 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고 학계에서 추산하고 있다. 이재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ADHD는 학교에서 상당히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계속 진단하고 치료까지 지원할 수 있는 교육 복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왜 이와 같은 문제들이 더욱더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는가? 뇌파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마치 심장 기능의 이상 유무를 알기 위해 심전도를 찍거나 폐 기능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X레이나 PET를 찍어보는 것처럼 말이다.

뇌파는 뇌 신경 세포 간에 정보를 주고받을 때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뜻한다. 인간의 모든 정신적 육체적 활동들은 뇌 신경 세포의 전기적인 활동의 결과물이며, 이 과정을 뇌파로 표현한다.

우리가 두피 상에서 측정하는 뇌파는 수천만에서 수억 개의 뇌세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시키는 뇌파의 총합이다. 이 뇌파는 우리 정신 활동 상태에 따라 일정한 리듬이 정해져 있다.

뇌파는 1천억 개의 뇌세포와 1백조 개의 시냅스에서 만들어 내지만 뇌 활동 상태에 따라 모든 인간이 따 똑같은 유형의 리듬을 만들어 낸다. 뇌파의 속도를 주파수라고 한다.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때는 주파수가 느려지고, 공부하거나 주의 집중할 때는 주파수가 빨라진다. 따라서 우리는 뇌파만 보고도 뇌의 학습상태·건강 상태·감정 상태 등을 판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외부세계에 대해 깨어 있거나 눈을 뜨고 집중하는 상태, 또는 구체적이고 특별한 문제를 다루고 있을 때는 베타파(14~40Hz)가 두뇌에서 가장 지배적이고 강력하게 활동한다.

베타파는 민첩성·각성·집중·인식력과 관련돼 있으며, 과도할 경우 불안을 유발하기도 한다.

알파파(8~12Hz)는 눈을 감고 이완된 상태, 그리고 안정되고 깨어 있는 상태일 때 나타나며 뇌파 활동은 느려진다. 알파파가 많이 나오면 즐거움과 고요함을 느낀다. 알파파 상태는 두뇌의 중립 또는 한가한 상태처럼 보인다. 건강하고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는 사람들은 많은 양의 알파파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세타파(4~7Hz)는 수면과 깨어 있는 상태의 중간인 여명상태(꾸벅꾸벅 조는 상태)라 불린다. 세타파는 종종 꿈같은 정신적인 이미지와 동반된다. 이 이미지는 생생한 기억, 어린 시절의 기억들과 동반되곤 한다. 세타파 상태에서는 환상·자유연상·갑작스러운 통찰·창의적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깊은 수면에 빠질 때는 뇌파가 느려지는데, 지배적인 뉘파는 델타파(0~3Hz)이다. 델타파 상태에 있는 동안 두뇌는 막대한 성장호르몬을 분출한다.

이런 뇌파별 특성을 생각하면 활동 상태에 따라 적절한 뇌파가 나오는 아이가 학습도 잘하고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하다. 만일 의식적으로 뇌파를 조절할 수 있다면 우리의 정신 활동 상태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뇌파를 의식적으로 조절하려는 과학적인 접근방식이 바로 뉴로피드백(Neuro feedback)이다.

뉴로피드백훈련을 통해 뇌파를 조절하면 뇌 기능 개선은 물론 우리의 정신 활동 상태에 따라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베타파·세타파·알파파를 적절히 잘 조절할 수 있다. 그렇게 뇌 기능을 최적화하면 학업성취도를 올릴 수 있고,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불안·강박·스트레스 과잉·공황장애 등 정신적·육체적 장애를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11세~20세)는 신체 내 호르몬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뇌의 기능이 발달하는 대단히 민감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사회적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여 사회성이 급격히 발달하며, 상대적으로 학교 공부에 필요한 인지능력을 발달시키는 데는 조금 더딘 편이다. 아이들이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는 때도 주로 이때다. 청소년의 인지능력이 어떻게 발달하는지에 관한 연구는 많지만, 뇌에 관해 알려주는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청소년기 뇌의 인지 습득에 관한 연구가 절실히 필요할 때 뉴로피드백은 이 시대가 절실하게 요구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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