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소멸위기?’… “여기에 길이 있습니다!”
‘지방대 소멸위기?’… “여기에 길이 있습니다!”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2.07.01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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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옥 교수, “새로운 꿈… 청운대 사회서비스대학에서”
개방성·확산력 등 평가… ‘글로벌 100대 혁신대학’ 견인
기존 대학체제 한계 봉착… “새로운 역할·목표 세워야”
청운대학교 사회서비스대학 학장 박현옥 교수가 ‘몸맘뇌다이룸센터’ 리모델링 현장을 점검 중이다.  박 교수는 대학의 교육 시스템을 접목한 '평생교육'을 '청운대 사회서비스대학'을 통해 구현하면서 대학 혁신의 좋은 사례를 만들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청운대학교 사회서비스대학 학장 박현옥 교수가 ‘몸맘뇌다이룸센터’ 리모델링 현장을 점검 중이다. 박 교수는 대학의 교육 시스템을 접목한 '평생교육'을 '청운대 사회서비스대학'을 통해 구현하면서 대학 혁신의 좋은 사례를 만들고 있다. 사진=황동환 기자

“당신의 새로운 꿈을 응원하겠습니다”

이 말은 청운대학교(총장 이우종) 사회서비스대학이 대외적으로 내건 모토다. 여기에 등장한 ‘당신’은 스스로 대학과 무관하다고 여기는 사람들, 즉 직장인들과 고등학교 졸업 이후 이런저런 이유로 대학 입학 기회를 놓친 30세 이상의 사람들이다.

청운대 사회서비스대학은 이들에게 기존 대학 교육과 대등한 수준의 ‘배움’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게 ‘당신’들에게 이곳은 ‘새로운 꿈’을 펼칠 수 있는 ‘희망’의 학교가 돼가고 있다.

이미 대학 교육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도 좋다. 수명이 늘어난 시대에 은퇴 후 제2의 삶을 준비하는 이들에겐 사회서비스대학이 제시하고 있는 커리큘럼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청운대 사회서비스대학장 박현옥 교수는 “다른 대학에서는 국가가 장려하는 평생교육 정책을 ‘미래융합대학’ 혹은 ‘미래라이프융합대학’ 등으로 구현한다면, 청운대는 ‘사회서비스대학’으로 담았다”며 “평생교육이 실현되는 방식은 대학마다 다를 수 있고, 다른 대학은 광역 단위에서 지원받았지만 군 단위 지역대학에 국가의 평생교육체제지원사업을 받은 학교는 청운대가 유일하고, 그동안 엄청난 결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박 교수가 주도하고 있는 사회서비스대학 현황을 살펴보면 △사회복지상담학과 △청소년상담교육학과 △창업경영학과 △사회적기업학과 △뷰티산업학과 △부동산경영학과 6개학과로 정원내 90명, 정원외 45명 총 135명으로 운영 중인 단과대학이다.

또한 성인친화형 교양교육과 전공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예술·인문·건강·생활·자기돌봄·사회봉사 등 비교과 및 비학위과정을 확대해 전인적 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며, 미주장로회신학대 및 다양한 기관과의 옴니버스 강좌도 진행 중이다. 또한 몸·맘·뇌 다(多) 이룸의 개념으로 비교과 수업도 재학생 및 지역주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 성인학습자들의 고민 중 하나인 학비 부담 경감을 위해 규정을 개정하면서까지 장학금 6개를 신설했고, 맞춤형 주말식당, 힐링명상센터, 공유주방, 소규모집중상담실 등 성인학습자 지원 인프라도 구축해 놨다. 135명 모집에 올해 111명이 충원돼 지난해보다 높은 충원율을 보이고 있다.

청운대가 정부의 평생교육 사업 지원에 힘입어 4년전에 도입한 사회서비스대학은 지방대 소멸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활로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박 교수는 또 다른 차원에서 사회서비스대학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기존 대학의 교육혁신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인구감소로 학령기 인구가 줄면서 전국적으로 문을 닫고 있는 대학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경제의 위기이며, 결국 대한민국 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작금의 상황을 진단했다.

박 교수는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우리보다 더 힘든 대학이라도 변신하고 새로운 역할을 찾아내고 목표를 새롭게 세우면 그 대학이 살 수 있고, 그 대학이 살면 그 지역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인구 10만도 안되는 지역에 위치한 대학이 지역과 상생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한민국의 한 줄기 빛이 될 것이다”라고 믿고 있다.

그의 이런 믿음은 올해 청운대가 2년 연속 ‘글로벌 100대 혁신대학’에 포함되면서 더욱 강화됐다. 박 교수가 책임을 맡은 ‘소셜서비스 LiFE 컬리지 프로그램’이 ‘WURI랭킹’ 평가의 학생교류와 개방성 부문에서 17위에 오르면서, 대학의 글로벌 종합순위 상승도 견인했기 때문이다. 2020년 같은 부문 28위에서 11계단이나 올랐고, 종합순위 역시 지난해 97위에서 86위를 차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 낸 것이다.

박 교수는 “2년 연속 글로벌 100대 혁신대학에 진입했다는 것은 지역대학인 청운대가 그 지역에 현재 얼마나 영향력을 끼치고 지속가능한 모델을 제시했는가를 인정받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WURI 랭킹’은 기존의 평가 기준과는 달리 대학이나 기관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혁신성, 실행력, 지역사회 영향력 등을 6개 범주에서 평가하고 있다.

사회서비스대학이 수행 중인 사업은 내년 5월까지다. 박 교수는 이 사업이 지속되길 원하고 있다. 때마침 정부에서 평생교육 분야의 예산을 늘려 ‘라이프플러스 사업’을 기획하고 있는데 여기에 선정되기 위해 학과 신설을 구상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명칭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대체적인 학과의 방향은 정해졌다. ‘지역밀착형 학과’와 ‘고령화 시대에 실버세대를 위한 학과’가 그것이다. 김영집 사회서비스대학 팀장은 “이게 순조롭게 진행되면 정원 1000명의 단과대학이 만들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 역시 “지방대학 소멸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지방대학의 활로를 여기서 찾고 있다”며 “우리대학이 사는 길을 찾아 교육부에도 좋은 사례를 남겨주고 싶다”라고 소망을 전했다.

‘WURI(The World‘s Universities with Real Impact) 랭킹’이란 전 세계 고등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혁신 교육 사례를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평가다. ‘국제경쟁력연구원’의 주관으로 진행된 2022년 ‘WURI 랭킹’ 평가는 △산업정책연구원 △한자대학동맹 △유엔훈련조사연구소 △프랭클린대 테일러연구소 4개 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4차 산업혁명 등 사회적 변화에 따른 고등교육기관의 혁신성을 가늠하는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3년차인 올해 세계적인 혁신대학으로 평가받는 미네르바스쿨이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가 16위를 기록한 가운데, 청운대가 홍성이라는 군 단위 소재 대학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100대 혁신대학’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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