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9명은 농사짓지 않는 귀촌인
10명 중 9명은 농사짓지 않는 귀촌인
  • 이번영 시민기자
  • 승인 2022.07.08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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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발표 홍성 귀농·귀촌인 분석
감소추세 “소득 없고 축산 악취로 매력 잃어”

통계청이 지난 5월 23일에 발표한 귀농·귀촌 자료는 홍성지역 귀농·귀촌의 여러 가지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은 2021년 우리나라 전체 귀농·귀촌 인구가 51만5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홍성지역 귀농·귀촌 인구는 근년 들어 해마다 줄거나 정체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농사짓지 않는 귀촌 인구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집계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이 기간 홍성군에 이주한 귀농·귀촌인은 1만8823가구, 2만5698명이다. 

홍성지역 귀농·귀촌인은 해마다 늘어 2016년 4494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해는 2923명까지 줄어들었다.

‘귀농인’이란 도시지역에서 살다 농촌지역으로 이주해 농업경영인으로 등록한 농업인을 말하며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했으나 농사짓지 않는 사람을 ‘귀촌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2014년부터 8년 동안 홍성지역에 들어온 이주민 중 농사짓지 않는 귀촌인은 1만 8057가구, 2만 4525명으로 전체 이주 가구의 95.93%, 이주인구의 95.43%를 차지한다. 도시에서 홍성으로 이주한 10명 중 9명 이상이 농사를 짓지 않는 귀촌인인 것이다.

그런데 이 통계에는 홍성군의 인구 증가정책에 따른 약간의 착시현상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주한 귀농·귀촌인을 연령별로 보면 2862명 중 30대 이하가 1352명으로 47%를 차지했다. 이중 귀촌인은 1343명이며 귀농인은 9명뿐이다.

이는 홍성군의 인구 증가정책에 따라 청운대 학생들이 대거 전입신고를 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성군에서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홍성군으로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할 경우 6개월마다 20만 원씩 졸업할 때까지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생이 포함되지 않는 지난해 40대 이상 귀농·귀촌인 1510명 가운데 귀촌인은 1380명으로 전체의 91.4%를 차지해 농사짓지 않는 귀촌인의 비중이 높은 것은 변화가 없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귀농·귀촌인들, 농업기술센터, 농협 등 관련 기관 담당자들이 한목소리로 분석하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농사만으로 아이를 교육시키며 생활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귀농인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홍성 특산품이 없는 가운데 축산업과 딸기 같은 시설재배는 대자본이 들어가 엄두를 못 내고 소농으로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둘째, 귀촌인 증가는 바다와 산과 자연이 어우러진 홍성이 서울과 가까워 은퇴 생활에 좋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셋째, 유기농업과 협동조합, 교육 공동체 등에 매력을 갖고 찾아온 홍성에 대해 축산 악취 문제로 불편한 생활을 체감하면서 귀농·귀촌인이 감소한다는 풀이에 모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20여 년 전 홍동면에 들어와 정착한 60대의 귀농인 이모 씨는 텃밭이 딸린 집을 팔고 나가야 할 상황이 발생했는데 팔리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그는 “귀농·귀촌 까페에 매물로 내놓은 지 오래됐습니다. 사람들이 찾아와 보고 집이 아담하고 전망 좋다고 평가하면서도 축산 악취가 풍긴다며 사지 않고 돌아가요. 20여 년 전 서울에서 큰 결단으로 내려왔는데 나가기가 더 어렵네요”라고 말했다.

홍성지역의 이 같은 장점과 문제점은 행정기관이나 군민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대책을 찾는 토론과 중지를 모으고 실천하는 노력이 소홀하다는 지적을 항상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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