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고 있는 젊은 여성농민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고 있는 젊은 여성농민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2.07.11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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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도혜 영농조합법인 물조리자리 대표
고등학생 때 ‘양대파’ 재배성공… 국내·미국 특허 획득
안정적인 농가 고소득 보장… “영농법인의 존재이유”
사회활동도 열심…올해 ‘매헌윤봉길 여성농민상’ 수상
고등학생 때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양대파' 재배에 성공한 김도혜(26) 영농법인 물조리자리 대표. 현재 국내, 미국 특허까지 받았다. 김 대표의 노력으로 '양대파'는 신소득작물로 각광받고 있다. '매헌윤봉길 월진회'는 올해 김 대표의 성과를 인정하고 '여성농민상'을 시상했다. 사진=황동환 기자
고등학생 때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양대파' 재배에 성공한 김도혜(26) 영농법인 물조리자리 대표. 현재 국내, 미국 특허까지 받았다. 김 대표의 노력으로 '양대파'는 신소득작물로 각광받고 있다. '매헌윤봉길 월진회'는 올해 김 대표의 성과를 인정하고 '여성농민상'을 시상했다. 사진=황동환 기자

이름만 들어서는 얼른 감이 오질 않을 수도 있는 ‘양대파’는 기존 양파에서 대파를 키워낸 작물이다. 양파를 모구로 해 대파의 중간 크기로 재배하며, 쪽파보다는 대가 굵고 길게 자란다. ‘양대파’란 설명이 따라붙지 않으면 그냥 대파로 보인다.

이름도 맛도 아직은 낯선 ‘양대파’를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착안해 국내 및 미국 특허를 받고 소득작물로 성공시킨 주인공이 김도혜(26) 영농조합법인 물조리자리 대표다.

김 대표는 대학 진학 후 내친 김에 부친의 도움을 받아 현재의 법인까지 설립했으며, 올해 초 대표로 취임했다. 4남매 중 장녀인 그는 농업에 종사하는 부친의 영향으로 흙에서 자란 농작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고교 재학시절 “동생이 대파는 안 먹는데 양파의 싹을 먹는 것”을 보면서 ‘양대파’의 상품화의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다.

‘양대파’ 재배에 도전한 김 대표는 “모양은 대파지만, 근본적으로 양파이기에 살짝만 데워도 단 맛이 도는데다. 질긴감도 없어 아이들도 잘 먹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상품화·사업화하는데 성공했다.

‘양대파’의 농가 고소득 작물 가능성을 확인한 김 대표는 현재 참여농가들을 확대하고 있으며, 체계적인 재배법 보급과 안정적 판로 확보 등 탄탄한 법인을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유통과정에서 작년까지는 적자였지만 그래도 유통마진 없이 농가의 고소득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유통조직인 영농조합법인은 제가 농사짓고 판매하기 위해 설립했지만, 기본적으로 농가를 위한 조직이다. 농가에 소득이 많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법인의 존재 이유다”라고 설명한다.

김 대표는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즉 양대파 재배를 원하는 농가는 누구든 별도의 로얄티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희망농가의 신청을 받고 하루정도 교육을 이수하는 최소한의 원칙은 정했다. 기존 양대파 농가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2018년부터 새로운 작물에 도전하려는 대여섯 농가들이 참여했고, 주로 복합농가들이었다고 한다. 김 대표의 부친도 당시 참여농가 중 하나다. 현재 20여 농가로 늘었다.

김 대표는 양대파 참여농가들의 손해를 줄이기 위해 부친이 직접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양대파 공급물량이 많을 때는 참여농가들의 소득보장을 위해 부친이 생산하는 양대파를 갈아업기도 했다”라는 것이다.

김 대표 역시 2019년부터 예산군 덕산면 경계에 위치한 당진시 면천에서 양대파 농사를 짓고 있다. 임대한 3000평 노지에서 모구(양대파 종자)를 생산, 참여희망 농가에 보급한다.

시중에선 롯데마트·롯데수퍼·GS·홈플러스·마켓컬리 등 6~7개 대형마트에서 김 대표의 ‘양대파’를 만날 수 있다. “많은 물량은 아니지만 꾸준히 유통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농사 외에도 다양한 사회활동에도 열심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당시 보신각 타종행사에 참여한 국민대표 20명 중 농업인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이런 그의 행보를 그의 고향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순 없는 법, 김 대표는 윤봉길 의사 상해의거 9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18일 예산군에서 열린 ‘제49회 윤봉길 평화축제’에서 ‘2022년 매헌 윤봉길 여성농민상’을 수상했다.

덕산고 재학시절 나라사랑 동아리인 ‘매헌바로미’ 활동, 당진시4-H연합회 및 충청남도4-H연합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탁월한 리더십으로 여성농업인 활동에 앞장섰던 점과 양대파재배방법 특허기술 보유, 양대파 재배기술 보급·육성을 통해 농업·농촌이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했다는 점, 또한 농어민 명예교사(ESD 프로젝트)로 활동하며, 아이들에게 농업·농촌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려온 점을 인정받았다.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양대파'를 손에 들고 기뻐하는 김도혜 대표
김도혜 대표가 아버지 김동유(52) 씨와 함께 수확한 '양대파'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김도혜 대표 제공
'양대파'는 양파를 모구로해 재배한 작물이다. 겉모양은 마치 대파처럼 보이나, 양파의 속성을 갖고 있어 대파처럼 질긴감이 없고 양파처럼 단맛을 품고 있다. 김도혜 대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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