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빼닮은 홍성군 심벌마크 … “의병도시 맞나?”
욱일기 빼닮은 홍성군 심벌마크 … “의병도시 맞나?”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2.08.15 00: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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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이러고도 의병도시 자랑? 부끄러운 줄 알아야”
광복회충남지부 “상처에 소금 뿌리는 것, 당장 교체해야”
이용록 군수 “선은 타원형 색깔도 달라, 자의적 해석일뿐”
문병오‧이정윤 의원 “교체여부 집행부가 심사숙고해야”
군 관계자 “지적 있었지만 보는 이에 따라 달리 해석”
홍성군을 대표하는 문화재인 조양문이 들어가 있는 군 심벌마크가 마치 욱일기를 연상케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2개의 청녹색 선으로 표현돼 있는 군 심벌마크(좌측)를 적색으로 바꾸면(가운데) 욱일기(우측) 형상 그대로다. 뿐만 아니라 5대양 6대주를 향해 뻗어 나간다는 의미도 욱일기가 표방하는 의미와 유사하다. 사진=황동환 기자
홍성군을 대표하는 문화재인 조양문이 들어가 있는 군 심벌마크가 마치 욱일기를 연상케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2개의 청녹색 선으로 표현돼 있는 군 심벌마크(좌측)를 적색으로 바꾸면(가운데) 욱일기(우측) 형상 그대로다. 뿐만 아니라 5대양 6대주를 향해 뻗어 나간다는 의미도 욱일기가 표방하는 의미와 유사하다. 사진=황동환 기자

충절의 고장, 의병 도시라며 스스로 홍보하고 있는 홍성군이 자신의 지자체를 상징하는 심벌마크에 욱일기를 연상케하는 로고를 사용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아침 햇살인 욱광이 퍼져나가는 모양의 정중앙에 홍성의 대표 상징물인 조양문을 덧붙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군 심벌마크는 현재 홍성군 누리집에서 자유롭게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군 공식 홍보물, 조형물 등에 사용되고 있다.

군은 해당 심벌마크가 홍성 역사의 상징인 조양문과 풍요로운 서해안 중심 활기찬 홍성을 표현하고, 상단의 6개 흰색선은 6대주, 중앙의 문 모양은 조양문, 하단의 5개의 청색선은 5대양, 21세기 풍요로운 서해권의 전원도시(청록색)를 나타낸다고 소개하고 있다.

해당 로고를 본 장곡면 주민 A씨는 “바쁘게 살다보니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가 주민들이 수군거려 유심히 살펴보고서 알게 됐다”며 “충격적이다. 그동안 군수는 이 사실을 몰랐단 말인가, 아니면 알고도 묵살한 것인가? 한마디로 최소한의 역사의식도 없는 공무원들은 부끄러운줄 알아야 한다. 이들의 입에서 홍성군 발전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역겹고 허망하게 들린다”고 분노했다.

이에 문화관광과 서계원 과장은 10일 “군 로고가 욱일기를 연상케 한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다. 지금껏 한 번도 그런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며 “관련 부서에 문의하면 좋겠다”고 문제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듯이 말했다.

군 기획감사담당관 김기림 주무관은 “과거에 비슷한 지적이 있긴 했지만, 심벌마크를 새로 교체하려면 관련예산이 소요되는 등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면서도 “보는 사람에 따라 욱일기처럼 보일뿐이지 담고 있는 취지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사용한 깃발이다. 아침 태양이 떠오르며 빛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형상으로 16가닥의 햇살이 퍼지는 문양이 일반적인 형태이지만, 햇살의 수가 4개나 8개, 12개, 24개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런데 조양문을 가운데 배치하고 모두 12개의 선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는 군 심벌마크는 조합과 배치가 욱일기와 매우 흡사하다. 청녹색의 선들을 적색으로 바꿔놓으면 욱일기가 아닌 다른 형상을 연상하기가 쉽지 않다.

광복회 충남지부 전용식 사무국장은 “홍성군이 욱일기 형상을 그대로 본따 색깔만 바꾼 채 자신의 대표 심벌마크로 사용하는 것은 식민지 시절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고약한 소금을 뿌리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욱일기엔 일제 군국주의 군함이 5대양 6대주를 침략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며 “홍성군이 5대양으로 원양어선을 통해 무역을 하는 도시는 결코 아니다. 오히려 한우와 돼지, 닭 등을 키우는 축산도시이다. 숨은 의도가 무엇이냐”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당장 교체해야 옳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내포뉴스는 11일 이용록 홍성군수에게 교체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 군수는 “홍성군 심벌마크는 조양문을 중심으로 타원형으로 돼 있는 반면에 욱일기는 가운데 원을 중심으로 직선 형태로 전혀 다른 디자인이다”며 “홍성의 미래 희망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고, 디자인은 디자인으로 봐야지 어느 누군가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해석을 군이 다 수용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성군의회 문병오 의원은 “로고라는 것이 한 번 만들었다고 영원히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의식을 안했으면 모를까, 이미 누군가에게 욱일기를 떠오르게 하는 상징이라면 집행부도 심사숙고해서 교체여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윤 의원도 “내가 봐도 욱일기를 연상하게 한다. 내년에 예산을 세워 교체하는 방향으로 검토해 보겠다”라고 했고, 최선경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보여줬더니 다들 욱일기를 연상케하는 반응이었다”며 “군에 문제제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성읍 주민 B씨는 “TV에 홍성군이 홍보하는 각종 광고에 홍성군 로고가 나오는데 볼 때마다 욱일기가 떠올라 불쾌감을 느낀다”며 “충절의 고장, 의병의 도시를 내세우는 홍성군이 어떠한 의도로 저러한 로고를 계속 사용하는지 의문이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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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틀틀 2023-12-23 22:22:04
어떤 개찐따가 저걸 욱일기로 보냐 정신병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