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대신 땀 흘리며 공부하는 사람들
피서대신 땀 흘리며 공부하는 사람들
  • 이번영 시민기자
  • 승인 2022.08.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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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학회 강학회, 12시간 마라톤 강의 토론

섭씨 30도를 넘는 날씨, 많은 사람들이 바다와 계곡으로 피서를 떠나는 휴가철에 비지땀을 흘리며 공부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 1박 2일 12시간 마라톤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마을학회 일소공도의 강학회. 올해 5년째 제9회 강학회가 지난 8월 12일부터 13일까지 장곡면 오누이다목적회관에서 열렸다. 젊은 협업농장 농부, 지역 주민 등 35명이 참가했다. 코로나 감염 위험으로 홍보를 하지 않아 평소보다 외지 참가자들이 적었다는 게 진행자의 설명이다.

’강학(講學)‘은 조선시대 서원에서 스승과 유생이 함께 경서를 강독하고 뜻을 풀이하며 문답하는 학습 방식이다.

“일만 하면 소, 공부만 하면 도깨비라는 오랜 단절을 연결해서 일과 공부, 삶과 앎이 하나인 21세기 농부의 가치를 마을 속에서 상상하겠다”는 목적으로 장곡과 홍동 주민들이 설립 운영하는 ‘마을학회 일소공도(공동대표 주형로 외2인)’ 는 2017년부터 여름과 겨울 휴가철에 전문 강사를 초빙해 1박 2일간 연속강좌를 열고 있다.

공부하는 주제가 쉽지 않다. 지난 1월 강학회는 박승일 서강대 교수를 초청해 ‘기술자본주의와 우리의 삶’을 주제로 12시간 연속강좌를 열었다. 이번 강학회 주제는 ‘우리는 21세기를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가?’를 주제로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강의로 12시간 연속 진행됐다.

김교수는 “사회에 마음이라는 관점을 깊이 끌어들여 의제화하고 관련된 연구를 수행해왔다. 이 관점에서 진정성과 생존주의라는 핵심 개념을 탐구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번 강의는 △코로나19의 충격과 향후 방향 △ 21세기를 규정하는 시대의 이름인 인류세(Anthropocene) 분석 △플랫폼, 모바일, 인터넷 테크놀로지 고찰 △21세기 새로운 주체성 은둔기계의 파상력 등을 주제로 강의했다.

강학회를 진행한 정민철 젋은협업농장 대표는 “주제가 어렵지만 어짜피 무더위나 강추위로 일을 못하는 시간에 어려운 문제를 붙잡고 씨름하고나면 깨달음이 많고 새로운 힘이 난다.”고 말했다. 홍동면 팔괘리 20대 젊은 농부 이재영씨는 “깊은 철학적 강의가 감동과 충격, 호기심으로 벅차 밥이 안 넘어갈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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