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1 맛집도 좋지만 … ‘착한 가게’로 남고파
No.1 맛집도 좋지만 … ‘착한 가게’로 남고파
  • 장현호 기자
  • 승인 2022.08.29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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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게 : 내포 ‘엔젤식당’
이전해 영업 시작 … “자리 변해도 초심은 그대로”
국산 식재료 원칙 … “속이는 일 스스로 용납 못해”
박광수 · 김연옥 부부.
박광수 · 김연옥 부부.

동트기 전 일터에 나와 별 뜬 하늘 아래 집에 가는 퍽퍽한 사회생활에서 ‘어머니 손맛’은 그리워지기 마련. 내포신도시 충남교육청 인근에는 ‘엄마표 집밥’을 꼭 닮은 가게가 있다. 60대 부부가 운영하는 ‘엔젤식당’이 바로 그곳.

한결같이 내포신도시 사람들 곁을 지켜오던 가게가 최근 바로 옆으로 이전해 새 둥지를 틀었다.

코로나19가 창궐할 무렵 영업을 시작했던 탓에 초창기 노상 적자였지만, ‘돈 벌자고 찾아오는 분들께 질 나쁜 음식을 대접할 수는 없다’는 고집이 이 가게를 ‘맛집’의 반열에 올려놨다.

손님이 먹을 ‘행복’을 지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이 부부의 경영 철학은 ‘엔젤’이라는 식당 이름에 함축돼 있다. 남편인 박광수 대표(66)는 “재룟값이 비싸더라도 음식으로 장난치지 않는다”며 “믿고 찾아주시는 손님들을 배신하는 일을 하진 않겠다”는 소신이다. 아내 김연옥 실장(64)은 “찾아오시는 분들을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하려고 한다. 가게를 나가실 때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는 밥처럼 아무런 걱정 없이 맛있게 먹었다’라고 기억되길 바란다”고 거들었다.

남편이 40년 넘게 요식업에 종사하는 아내를 바라보며 “이제 좀 쉴 때도 되지 않았냐”고 묻자 “손님들이 찾아주시면 그걸로 족하죠. 맛있게 드셔주는 모습 보면 절로 힘이 나요. 버거울 때도 있지만 힘닿는 데까지 맛있는 음식 내어드리려 해요”라고 아내가 답했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요즘. 내포신도시 ‘엔젤식당’을 운영하며 손님상에 ‘사랑’을 내어드리는 60대 부부를 보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는 말이 가슴 속 깊이 다가온다.

내포신도시 상권이 커져 나가면서 주변에 동종업계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없어지기를 반복했다.

하지만 거대 프랜차이즈의 유명 브랜드가 들어오거나 가성비 전략으로 무장한 가게가 들어오더라도 이들 부부는 걱정하지 않는다.

박 대표는 “요식업은 ‘상생’이 중요한 거 같아요.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하는 장사는 같이 어우러져야 한다는 거죠. ‘옆 가게 매출 이게 잘 떴네? 아이고 배 아파’ 우리는 이렇게 안 해요. 손뼉 쳐줘요. 거기 다니는 손님이 우리 가게로도 올 수 있는 거고, 우리 가게 손님이 거기 갈 수도 있는 거잖아요. 더불어서 장사가 돼야지 ‘나 혼자 독점해야지’하는 마음으로는 잘 될 수가 없어요”라며 업계 상생방안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아내 김 실장은 “손님들께 뭐 하나라도 더 드리고 싶은 마음에 역설적으로 ‘서비스’라는 생각 자체를 잘 안 하게 된다”며, “내 가족 먹을 음식을 저울에 달아 칼같이 내지 않는다. 볶음밥 먹을 때 찌개 하나를 더 내어주고, 수북하게 담아낸 음식을 맛깔나게 먹는 모습이 그저 행복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곳은 ‘배 채우러 와서 마음까지 채우고 가는 식당’으로 일파만파 퍼진 입소문 덕에 인근 충남도청, 경찰청, 교육청 등 공공기관 직원들의 단골 맛집이 됐다. 그 이유, 다름 아닌 경영주들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주소 : 홍성군 홍북읍 의향로 273 펠리피아 2층 205호
▲운영시간 : 오전 8시 30분~오후 9시 30분(아침식사 가능)
▲대표번호 : 041-631-0983

엔젤식당의 위치가 홍북읍 의향로 273 펠리피아 2층 205호로 변했다. 맛과 인심은 변함 없다. 장현호 기자
엔젤식당의 위치가 홍북읍 의향로 273 펠리피아 2층 205호로 변했다. 맛과 인심은 변함 없다. 장현호 기자
모던한 분위기의 가게. 회식맛집답게 공간분리를 위해 파티션이 준비돼 있다.
모던한 분위기의 가게. 회식맛집답게 공간분리를 위해 파티션이 준비돼 있다.
단연 회식메뉴 1위는 삼겹살이다. 8천 원 짜리 된장찌개가 서비스로 나간다고.. 비 오는 날 점심은 칼국수, 더운 날 메뉴는 메밀막국수를 추천해 주셨다. 사진 장현호
단연 회식메뉴 1위는 삼겹살이다. 8천 원 짜리 된장찌개가 서비스로 나간다고.. 비 오는 날 점심은 칼국수, 더운 날 메뉴는 메밀막국수를 추천해 주셨다. 사진 장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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