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억 잘하는 아이에겐 비밀이 있다
[칼럼] 기억 잘하는 아이에겐 비밀이 있다
  • 내포뉴스
  • 승인 2022.09.1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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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우(이영우한의원 부설 뇌과학연구소장)
이원우(이영우한의원 부설 뇌과학연구소장)
이원우(이영우한의원 부설 뇌과학연구소장)

머리가 좋은 아이를 바라는 엄마들은 우선 기억력이 좋은 아이를 떠올린다.

배우고 익힌 것을 잘 기억하고 쉽게 풀어내는 아이는 항상 영특하다는 칭찬을 듣는다.

그런 아이들이 대부분 공부를 잘한다. 왜 그런지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풀어보자.

학습이란 정보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이다. 기억은 정보를 머리에 입력, 저장하고 그것이 필요할 때 다시 인출하는 3단계 과정을 거친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많은 정보를 정확하게 저장하고 잘 꺼낸다. 기억의 과정은 우선 감각기관으로 정보가 들어와야 한다. 즉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접촉하는 등의 감각 정보가 뇌로 들어오고, 뇌로 들어온 감각 정보를 해마가 단기간 저장하고 있다가 깊은 수면시 이를 대뇌피질로 보내 오래 저장하거나 삭제한다.

뇌에서 학습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기억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잘 기억하지 못하면 새로 배우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뇌에서 기억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학습에 중요한 요소인 기억은 작업 기억(working memory)과 장기 기억으로 나뉜다.

우리는 외부 사건과 접촉하며 보거나 들은 것을 잠시 동안 유지하는데, 이를 단기기억이라 한다. 이 정보를 가지고 여러 인지적 일을 하기 때문에 작업 기억이라고도 부른다.

보통 이 작업은 30여 초의 시간 이내에 이루어지며,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전환되지 않으면 우리의 의식에서 사라진다.

예를 들어 전화번호를 듣고 외우거나 적어 놓지 않으면 곧 잊어버리는 게 좋은 예이다. 이 30초 후부터 몇십 년까지에 걸쳐 우리의 뇌 속에 남아있는 정보를 장기기억이라고 부른다.

뇌에서 정보처리의 핵심은 작업 기억을 잘 편집하여 장기 기억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작업 기억은 자극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본격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잠시 머무는 일종의 작업대이다. 작업 기억 시 정보를 잡고 있는 시간과 정보의 양은 제한되어 있다.

정보처리 용량은 나이에 따라 변화한다. 취학 전 유아는 한 번에 2개의 정보를 다룰 수 있다. 사춘기 이전에는 3~7개로 평균 5개 정도의 정보를 다루고,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인지적으로 성숙하기 때문에 5~9개로 평균 7개까지 늘어난다.

대부분의 성인은 이 수가 인생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따라서 학습을 할 때 가급적 연령별 작업 기억의 용량한계를 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영어 단어 10개를 외우려 할 때 한꺼번에 10개를 외우는 것보다 5개씩 두 번으로 나눠 외우는 것이 작업 기억을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한다.

학습에서 기억이 중요한 요소를 차지한다면 기억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작업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과 잘하는 학생 간에 큰 차이는 바로 작업 기억을 효율적으로 장기 기억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에 있다. 따라서 기억을 잘하는 아이는 아이큐가 높아서 기억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시스템이 잘 작동하기 때문에 기억을 잘하고 공부를 잘하는 것이다. 결국 이 시스템이 잘 작동하려면 피드백 훈련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피드백(feedback)이란 원인에 의해 도출된 결과가 다시 원인에 작용해 결과를 조절하는 자동조절원리이다. 학습이든 어떠한 사건이든 궁금한 것이 많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아이들은 피드백훈련이 잘 돼있는 뇌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질문과 답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습관이 기억력을 높이고 학습을 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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