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남 센터장, 주간보호·방문요양 서비스 제공
다채로운 교육·문화활동 … “어르신 힐링센터”
예산에서 태어나 컴퓨터를 좋아했던 한 소녀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어렸을 적 흥미를 갖고 매진했던 일에 종사하지 않겠냐’는 게 보통의 생각이겠지만 오늘 인터뷰이는 그 예상을 빗나갔다. 이번에 만나볼 사람은 ‘내포주간보호센터’의 이기남 센터장.
어떻게 이쪽 길을 걷게 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대학교 때 컴퓨터공학 계열을 전공하고 관련 교습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기남 센터장이 해당분야에 뛰어들었을 당시는 컴퓨터 교육사업이 ‘반짝’ 떠올랐다가 하향길로 접어들 무렵이었다. ‘그만둬야 하나’ 하는 심정에 앞날을 고민하던 때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그 생각이 계기가 되어 그는 곧바로 서울로 향했다.
이기남 센터장이 처음 일하게 된 곳은 서울 광진구의 복지관 부설 요양센터. 복지관에서 어르신 대상 강의를 하는 거라 알고 갔던 그는 거기서 ‘사회복지’를 처음 접하게 됐다. 이 센터장은 이때를 “인생의 전환기”라고 평가했다. 사회복지를 접한 그곳에서 2년 가량 근무하며 ‘꼭 고향에 다시 내려가 이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어르신 곁에서 같이 웃고 때로는 눈물도 흘리며 시간을 보내던 여느 날. 이기남씨는 예산군 노인종합복지관에 서류를 넣었다. 그곳에서 어르신을 돌보며 요양원의 행정적인 업무도 꿰차기 시작했다. 어르신 복지증진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던 2015년 ‘이제는 내가 계획한 일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방문 요양 센터를 이제 열게 된다.
덕산면사무소 뒷편 목욕탕 한 켠 건물을 임대해 첫발을 내딛은 그. 2017년에 지금의 자리로 이동해 주간보호센터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요양사업을 진행했다. 2019년에는 가정방문 차량목욕 사업도 하게 됐다고. 2020년에는 예산군 내 유일한 ‘재가 치매 전담실’도 열었다.
이에 대해 “어찌 보면 모험이지만 치매 전담실을 운영해서 어르신들을 더 전문적으로 돌볼 수 있다는 게 뜻깊다”며 “양질의 돌봄서비스를 위해 우리 센터 종사자들 전부는 정식교육을 받은 전문인력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상 웃음만 보이며 어르신을 모셔야 한다는 게 어렵지는 않냐고 묻자 “일을 하면서 “무엇이 너무 어렵다”고 수없이 토로하죠. 그리고는 이 일을 관두는데 다른 일을 하다가도 다시 돌봄 종사자로 돌아오더라고요 아마 이 일을 하면서 느끼는 묘한 감동 때문일 거라 생각해요. 우리가 이분을 돌보지만 그분들이 우리한테 주는 기쁨이 있어요”라고 답했다. 이어 “할머니들이 어떻게 예쁘고 할아버지가 왜 예쁘냐고들 말하는데 살갗 붙이고 살다 보면 정말 예뻐서 껴안게 되고 뽀뽀도 하게 돼요”라며 “밖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가 센터에 와서 어르신들을 보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의 아름다운 마음가짐에 특별함을 더하는 이야기가 또 있었다. 이 센터장은 덕산면적십자봉사회 회장직도 맡고 있는데 “이웃의 힘듦을 같이 나누는 동반자가 되고 싶어요. 제가 봉사활동을 쭉 이어온 것도 ‘나라는 사람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얼까?’하는 생각에서 계속해 오고 있다”며 점잖은 반응을 보였다.
그는 센터를 운영하면서 “‘어르신을 만난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하는 마음을 갖고 어르신을 대하자고 직원들과 얘기한다”며 “오늘 만난 어르신과 내일 이별하는 날도 많거든요. 지금 최선을 다하자는 뜻이죠”라고 뭉클한 이야기도 건넸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더 맡은 바 소임을 성실히 해내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정진하겠다”며 앞날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