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을 내 것으로 보는 공부했습니다”
“노동을 내 것으로 보는 공부했습니다”
  • 이번영 시민기자
  • 승인 2022.10.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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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제, 38년째 주제별 공동학습 발표
풀무제 종합발표회에서 노동법을 공부한 학생들이 연극으로 발표하고 있다.

“‘나는 노동자입니다’라는 이름으로 ‘노동’을 전교생이 함께 공부했습니다. 노동과 나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노동에 대해 무지했던 우리는 노동과 기업, 법, 언론, 여성 등 여러 갈래로 뻗어 노동을 나의 것으로 보는 공부를 했습니다. 노동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고 노동이 천하게 여겨지지 않도록 다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홍동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준비해 개최하는 제38회 풀무제 안내문이다. 해마다 가을에 여는 풀무제 올해 주제는 노동. 10월 27일 주제발표, 28일 대동제, 29일 종합발표회로 진행됐다. 종합발표회는 ‘와락’ 밴드와 ‘한마당’ 풍물패 공연 등을 내용으로 학부모, 졸업생, 지역주민도 참관했다. 주제별 게시물과 도예반 등 전시회도 열렸다.

풀무학교는 1958년 개교 당시부터 해마다 4월 23일 개교기념일 학생발표회와 학생들이 재배한 가을 국화전시회를 공개 행사로 개최했다. 1985년부터 두 행사를 하나로 묶어 ‘풀무제’ 이름으로 매년 가을 종합축제로 바꿔 38년간 계속해 유명축제로 자리매김 됐다. 2학년이 주최하되 전교생이 참여해 특별 주제를 정해 한 학기동안 공동학습으로 준비한다. 근년에 열었던 주제는 자본을 주의하라, 민주주의, 환경, 탈핵, 세계의 농업, 전쟁과 평화 등이었다.

올해 공동학습은 다음과 같이 준비했다. 6월 30일 전교회의(학생과 교사 전원 합동회의)에서 ‘노동’을 올해 주제로 결정했다. 공개모집에 응모한 학생들의 많은 제안 중에서 선택한 것이다. 전체 79명 학생들은 6~7명씩 12개 모둠으로 나누었다. 노동의 역사, 사회초년생, 노동과 인권, 노동법, 노동과 언론, 노동과 기업, 노동조합, 노동과 예술, 노동요, 노동과 참여시, 미래노동 등 분야다. 학부모 전원과 주변인들에게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지금 하고있는 노동과 생각 등부터 조사했다. 노동문제 전문가 하종강 교수 초청강연회도 열었다. 모둠별로 매주 3~4회씩 모여 공부했다. 자료 조사, 관련 서적 읽기, 토론, 자료 정리, 발표 등으로 학습했다. 주제발표는 모둠별 공부한 내용을 연극 등을 통해 요약해 전하고 자료집을 발간해 배포했다,

홍동초, 금당초 교장과 광주시교육청 장학사들, 충북대학교 학생 20여명 등 외지에서도 찾아와 관심을 보였으며 홍동중학교 2학년 학생 40여명은 수업의 일환으로 견학했다. 마지막날 종합발표회에는 70여명 학부모가 참여하고 총동창회는 총회를 열어 새 회장을 선출하는 등 잔치로 치뤘다. 총동창회장은 이기화 대전 SMC산업 유일산업 대표가 선출됐다.

박현미 교장은 “학생들 스스로 함께 준비하고 공부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교육”이라고 말했다.

“읽기와 듣기 위주, 교사를 따라가는 수업을 지양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자료를 찾고 토론하고 발표하고 자료집 책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큰 공부입니다. 자신을 성찰하며 반추하는 기회가 되고 아이디어가 번뜩이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학생이 생기는 등 학생들의 창의력이 발산됩니다”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이 그린 전태일열사 그림을 관람하는 지역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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