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만해 한용운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방법
[칼럼] 만해 한용운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방법
  • 내포뉴스
  • 승인 2022.11.28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상진 만해한용운선생기념사업회 이사
전상진 만해한용운선생기념사업회 이사
전상진 만해한용운선생기념사업회 이사

만해 한용운(1879~1944) 선생은 일제강점 아래 온갖 고난에도 추호도 굽히지 않는 애국지사이자 한국 근대 불교의 개혁을 주창한 대선사이며, 한국 문단의 독자적·저항적 문인이라는 입체적 삶을 살다간 인물이다.

승려로서의 만해는 침체한 한국 불교의 정수리에 개혁의 새 희망을 불어넣고 한국 선학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한 선지식이었다.

애국지사로서는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불교계를 대표한 한 사람으로써 3·1운동을 주도적으로 조직해 내고 죽는 날까지 서릿발 같은 저항의 지조를 꺾지 않았던 항일의 정신적 지표였다.

또한 문인으로서 만해는 김소월과 더불어 다시 찾아올 ‘님’을 노래하며 상처받은 식민지 백성들의 가슴을 어루만진 시대의 문인이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방법은 여러 형태로 나뉘어 전국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대표할 곳은 강원도 인제 백담사와 속초 신흥사, 고성 건봉사, 서울 성북구 심우장과 종로구 선학원,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 만해기념관, 그리고 고향 충청남도 홍성의 만해생가지 등이다.

홍성에서는 만해의 탄신일인 8월 29일을 전후해 홍성문화원 주관으로 만해제를 열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추모다례와 백일장, 추모공연 등으로 이어지는 행사는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제1회 만해제를 시작으로 해마다 만해생가지에 열리고 있다.

하지만 홍성의 만해제는 전국적이고 국가적인 행사로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인제 백담사나 서울 심우장, 경기 광주 만해기념관 등이 국가의 지원의 힘입어 전국적인 행사를 열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2015년 만해한용운선양사업 지방정부행정협의회가 출범했지만, 현재는 유명무실한 상태이다.

이듬해인 2016년 독자적인 기념사업회가 홍성지역 두 곳에서 출범했다. ‘만해한용운선생기념사업회’란 이름으로 발족한 두 기념사업회 가운데 한 곳은 홍성문화원을 중심으로 결성되어 만해제를 개최하고 있다면, 한 곳은 만해의 입적일인 음력 5월 9일에 추모다례만을 지내고 있다.

후자인 기념사업회는 충청남도 여러 기념사업회 가운데 국가보훈처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를 취득한 유일한 단체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추모선양 사업을 펼치고 있진 못하다. 비로소 충청남도독립운동가연합회 일원으로 지난해와 올해 학술포럼을 함께 개최한 것이 유일한 사업이다.

이 같은 원인은 아직 기념사업회 목적과 목표가 뚜렷하지 못한 것도 이유이지만, 국가보훈처 등록단체임에도 불구하고 국비 확보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도 크다. 다른 전국의 여러 지역 만해 추모선양 관련 기관들이 국비 확보를 당연하게 하고 있지만, 홍성지역 관련 기관단체는 그에 못 미치는 점 또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만해한용운선생기념사업회는 다가오는 2023년을 맞아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만해 한용운 선생을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 준비하고자 한다.

만해의 저작인 ‘님의 침묵’과 한시, ‘흑풍’과 ‘후회’, ‘박명’ 등 소설, ‘조선독립의 서’, ‘조선불교유신론’, ‘불교대전’, ‘십현담주해’, ‘채근담’ 등 저술과 명논설을 모아 자료화하는 사업을 비롯해 학술포럼 개최, 만해생가지에서 다양한 공연·전시·체험 프로그램을 기획 발표, 시집 ‘님의 침묵’에 담긴 시 88편 시비세우기 범국민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다른 추모선양 기관단체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다짐을 하면서 만해한용운선생기념사업회를 걸음걸이를 주목해주시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