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감추지 못하는 감정노동자들
눈물 감추지 못하는 감정노동자들
  • 이번영 시민기자
  • 승인 2023.01.0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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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번역활동가 모임‘행복한 미래’군수 표창

홍성이주민센터 산하 통번역 활동가 모임인 ‘행복한 미래(대표 이유진)’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30일 홍성이주민센터에서 송년회 및 홍성통번역활동가의 날 행사를 했다. 지난 1년 동안 보람있고 즐거웠던 일과 가장 어려웠던 기억 한가지씩 돌아가며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10여 명 중 태국인 여성과 카자흐스탄 여성은 눈물이 앞을 가려 말을 못하고 지나갔다.

홍성에서 일하는 태국인 40대 미등록 노동자가 폐렴에 걸려 병원을 전전하다 사망해 장사지내고 돌아온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카자흐스탄인 미등록 부부 노동자는 지난해 셋째 아기가 태어났는데 450g에 지나지 않아 인큐베이터에서 4개월을 키웠으나 아직 정상이 아니다, 병원비로 돈은 다 쓰고 아직 정상을 찾지 못한 아기를 두고 일터에 나간다. 이들을 따라다니며 통역을 한 두 통역인은 자기 일로 받아들이며 눈물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행복한 미래 소속 홍성의 통번역 활동가는 9개 나라 18명. 이들은 언어 통역만 아니라 상담과 각종 서류작성 등 감정노동을 하고 있다. 댓가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국가통계 포털에 의하면 2021년 1월 기준 홍성군에 살고있는 결혼이주민, 노동자, 유학생 등 외국인은 3498명. 이중 출입국관리카드 발급 노동자는 1,348명이다. 불법 체류자를 포함해 5000 여 명의 외국인이 홍성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성군민의 5%를 차지하는 주요 경제활동 인구다.

지난해 12월 30일 홍성군 2022년 종무식 및 군정을 빛낸 홍성인 시상식에서 행복한 미래 회원들은 이주민 정착 지원을 통해 더불어사는 홍성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한 공으로 이용록 군수 표창패를 받았다. 지난 1년 동안 1000 여 건의 상담 실적을 올린 것이다. 이들이 통역을 위해 달려가는 곳은 병원과 경찰서가 가장 많다고 한다. 홍성지역 이주노동자들의 절박하고 고달픈 삶의 단면이 나타나는 대목이다. ‘행복한 미래’는 해마다 12월 30일을 홍성 통번역가 활동가의 날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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