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금은 소프트파워를 키워야 할 때
[칼럼] 지금은 소프트파워를 키워야 할 때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3.0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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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홍성YMCA 사무총장
지난해 월산상가 번영회와 콩콩콩종합예술협동조합이 함께한 핼러윈 축제 준비 모습.
지난해 월산상가 번영회와 콩콩콩종합예술협동조합이 함께한 핼러윈 축제 준비 모습.

현재 전국은 인구가 줄어들며 공동화되고 있는 지역이 많이 있다. 대부분 군 단위 지자체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공동화가 심해질수록 지자체들은 많은 출산 및 가정보육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 강원도 화천군처럼 산천어 축제로 인해 예산이 많이 확보된 지자체의 경우는 지역 청소년들의 대학 학비까지 지원한다.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결혼·첫째 출산·둘째 출산 등의 비선형적인 투자를 한다.

부부는 아이를 출산하는 기계가 아니다. 그리고 지원받은 아이가 성장해서 홍성에 남아주길 바라는 건 그저 투자자의 어설픈 바람일 뿐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군비로 낡은 건물을 부수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 새로운 도로를 넓게 만들고 주차장을 만드는 것? 이런 것은 미국의 디트로이트처럼 공동화 진행 후 막대한 유지자금 문제가 발생할 근시안적 대안이다. 우리는 공동체를 만들어갈 때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지연시킬 순 있어도 막을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의 형태를 지키는 것은 건물이 아닌 우리의 삶이고, 공동체다.

필자는 오랫동안 주민 스스로 자신들의 마을을 상상하고 만든 뒤 정책지원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먼저 많은 정책자금을 받은 단체는 그 의존도가 높아져서 스스로 자생하는 방법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굳이 중심상가나 개발된 지역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면서 상생할 수 있다.

지난해 월산상가 번영회와 콩콩콩종합예술협동조합이 함께한 핼러윈 축제가 그런 공동체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으로 주민 자체의 마을 축제가 만들어지고 콩콩콩종합예술협동조합이 있는 월산상가 번영회와 대학생 그리고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이 함께 핼러윈 부스와 좀비퍼레이드를 했다.

정재영 사무총장

아무도 실적을 걱정하지 않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소소한 마을 축제가 된 것이다. 참가자들도 우리의 기쁨 모습을 그대로 만끽하면서 함께 즐거워했다. 처음으로 마을이 가장 마을다운 축제를 개최한 것이다. 축제 준비과정에는 그 누구의 기준표도 평가표도 없었고 서로 상상한 마을을 그려보는 것이 기획 그 자체였다. 얼마를 투입해 사람은 얼마나 모아야 하고, 이를 통해 양적 평가 기준은 어때야 하는지 그 누구도 고민하지 않았다. 오로지 “와 이렇게 하면 재밌겠다”였다.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이는 축제 그리고 모두가 행복한 마을 축제는 지역에 밀알의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행정의 기준이 아닌 주민의 기준이 되는 지원과 축제가 더 많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사람이 살기 좋은 마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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