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자연, 신묘한 붓 터치로… 이형기 작가 개인전
신비한 자연, 신묘한 붓 터치로… 이형기 작가 개인전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3.15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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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까지 서산 갤러리카페 안나
오는 30일까지 갤러리카페 안나에서 개인전을 여는 이형기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오는 30일까지 갤러리카페 안나에서 개인전을 여는 이형기 작가. 사진=노진호 기자

계절이 그림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그 그림이 사진보다 더 계절 같아 신묘하다. 지금 갤러리카페 안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형기 작가는 오는 30일까지 대산새마을금고 맞은 편 갤러리카페 안나(서산시 대산읍 구진로47)에서 ‘그림여행’이란 제목의 전시회를 연다.

한국화와 서양화를 겸하고 있는 이 작가의 작업은 ‘자연’이 주된 대상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가 담아낸 꽃과 풍경들을 볼 수 있다.

그는 전시 작가 노트를 통해 ‘나의 그림 작업은 자연의 신비함에 한발 한발 다가서는 깨달음이다. 한국화의 화선지와 먹, 유화의 재료를 때론 혼합하며 관념이 아닌 사실적 바탕 위에 나의 재구성을 더해 자연에 대한 나의 사랑을 이야기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작가는 “작품에 실제보다 빛을 더 많이 넣는다. 그래서인지 그림을 보고 사진보다 더 사진 같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며 “해바라기를 서로 바라보게 한다든가 밤송이를 더 풍성하게 한다든가 등의 방법으로 메시지를 강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늘 사실(자연)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사)한국미술협회 예산지부 서양화 분과위원장까지 맡은 이 작가지만 붓을 본격적으로 잡은 건 10년 남짓이다. 그는 생업에 열중하다 2011년 본격적으로 그림을 시작했고, 2013년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입상했다. 그리고 이후 전시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으며, 오는 11월에는 수덕사 선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이 작가는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했지만 삶은 마음대로만 될 수 없었다. 내게 주어진 길에서 열심히 살다 쉰이 넘어 붓을 다시 잡았다.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 거의 매일 그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한국화였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상도 한국화로 했다. 그런데 전시를 이어가다 보니 서양화가 더 반응이 좋았다. 한국화는 조용하고 정적인 매력이 있지만 서양화가 상대적으로 더 다채로운 색을 쓸 수 있다. 난 사실 묘사를 많이 하는 편이라 서양화가 좀 더 효과적이었다”며 “지금은 한국화와 서양화를 겸하고 있다. 가끔은 한 작품에 녹여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작가는 2016년부터 ‘인추회’라는 그림 그리는 사람들의 모임도 이끌고 있다. 상명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그림을 배울 때 만난 동기 4명이 의기투합해 모임을 만들었고, 가끔 전시도 함께하고 있다.

이형기 작가는 “쑥스럽지만, 전시장을 찾아 내 작품을 사 가는 분도 꽤 있다. 돈을 떠나 내 작품을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그런 분이 다음 전시를 또 찾아주기도 한다. 초창기보단 ‘팬’이 늘었다”며 “서울 인사동 등 큰 무대에서 단체전은 해봤지만 개인전은 아직이다. 차근차근 준비해 이루고 싶다”고 전했다.

이형기 작가가 전해준 작가 노트에는 ‘계절을 넘나드는 그림 속 풍경은 그리는 이의 특권’이라는 표현이 있다. 하지만 어쩌면 그 특권은 전시를 찾는 관람객에게 쉽게 이양되기도 한다. 2023년 봄, 그 특권을 직접 누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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