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3개월… 홍성·예산 627명 사랑 고백
고향사랑기부제 3개월… 홍성·예산 627명 사랑 고백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3.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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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답례품 한우·김·오리쌀 등 인기
예산은 사과·예산사랑상품권 등 선호
홍보 확대·법인 참여 등 숙제로 지적
올해 설 연휴 기간 예산역에서 펼쳐진 예산군의 고향사랑기부제 캠페인. 예산군 제공
올해 설 연휴 기간 예산역에서 펼쳐진 예산군의 고향사랑기부제 캠페인. 예산군 제공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지 3달째다. 우리의 ‘고향사랑’은 얼마나 뜨거웠을까.

고향사랑기부제는 2007년 법 논의가 시작돼 2021년 10월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이 공포됐으며, 2023년 1월 1일 시행됐다. 여기서 ‘고향’은 기부자 본인의 주민등록등본상 거주지를 제외한 지자체를 뜻한다.

개인이 고향에 기부하고 지자체는 이를 모아 주민 복리에 사용하는 제도인 고향사랑기부제는 1인당 연간 500만원 한도 내에서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답례품이 제공된다. 세액공제는 10만원 이하는 전액이며, 10만원 초과 시는 16.5%다. 답례품은 기부금액의 30%가 포인트로 발급돼 해당 지자체의 답례품 중 선택할 수 있다. 100만원을 기부한다고 가정하면 세액공제 약 25만원과 30만원 상당의 답례품 등 55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에는 일본의 성공사례가 큰 영향을 줬다. 일본은 대도시와 지방의 격차 해소를 위해 2008년 4월 지방세법과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고향납세 제도’를 도입했다. 개인이 지자체에 기부하면 자기부담금 2000엔을 초과하는 기부금에 대해 세금을 공제해주고 있다. 일본 총무성 발표 기준으로 일본 고향납세액은 2008년 814억엔(약 865억원)에서 2020년 6725억엔(약 7조 1486억원)으로 13년 만에 82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말 충남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도민 339명 중 64.4%가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참여 이유는 ‘지역 활성화’가 가장 많았고, ‘나의 고향’, ‘세금 공제’, ‘응원지역’ 등이 뒤를 이었다.

기부금을 활용한 사업으로는 ‘교육과 인재 양성’이 40.7%로 1위를 차지했고, ‘출산·돌봄·육아 지원’이 39.2%로 2위에 랭크됐다.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개선방안은 ‘기부금 내역 및 활용의 투명한 공개’와 ‘지역 현안 적극 활용’이 각각 68.4%와 54.3%를 기록했다.

내포뉴스는 홍성군과 예산군의 고향사랑기부제 담당자를 만나 현 스코어를 알아봤다.

홍성군은 지난 2월 기준으로 296명이 기부했으며, 금액은 3000여만원으로 나타났다. 김인환 행정복지국 행정지원과 행정팀 주무관은 “타 지자체는 향우회 중심의 고액 기부(100만원 이상)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홍성군은 전국 곳곳에서 온정이 답지하고 있다”며 “홍성군의 답례품은 무려 93가지로 도내에서 가장 풍성하다. 현재 190명의 기부자가 550만원 상당의 답례품을 신청했는데 한우와 한돈, 김, 유기농 오리쌀 등이 인기”라고 말했다.

예산군은 이달 8일 기준으로 331명이 고향사랑을 고백했고, 기부금액은 8600여만원에 달했다. 100만원 이상 고액 기부는 20명 정도라고 하며, 명예읍·면장들이 통 큰 사랑을 보여준 경우가 많았다.

한석희 예산군 총무과 새마을공동체팀 주무관은 “3월 7일 기준으로 기부자 중 39%가 답례품을 신청했는데 금액으로는 961만여원 상당이다. 예산군 답례품 중에는 사과와 사과와인, 예산사랑상품권 등이 인기”라며 “답례품을 받겠다는 의사 표시는 했지만, 아직 신청하지 않은 분도 많다”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적립된 기금은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지역주민 문화·예술·보건 증진 △지역 공동체 활성화 지원 △주민 복리 증진 사업 등에 사용해야 한다. 기금은 기금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다음 해에 사용처가 정해진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초기인 만큼 아직 보완할 부분도 있어 보인다. 구진아 예산군 새마을공동체팀장은 “법인 참여가 제한돼 있고, 거주지 기부가 안 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또 수도권과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은 뭔가 차등을 둬야 할 필요가 있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할 수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인환 홍성군 주무관은 “대통령령으로 직접적인 권유나 독려는 금지하고 있다. 홍성군의 경우 설 귀성객 대상 캠페인을 했고, 서울의 지하철 역사나 터미널 등에서 홍보하고 있다”며 “개그맨 김용명이 나오는 홍보 유튜브 영상은 30만명이 클릭했다”고 전했다.

김 주무관은 또 “재정 열악성 극복을 위한 제도인데 홍보를 제한한 건 아쉽다. 전액 세액공제나 기부 한도액 상향 등도 논의는 되고 있지만 미지수”라며 “제도 초기의 반짝 관심이 아닌 ‘관계 인구’로의 지속성이 숙제다. 기금 사업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향사랑기부제 모금액과 사용액 등은 내년 2월 공식 공고될 예정이다. 고향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지자체 관계자들도 모두 웃을 수 있는 결과를 기대해 본다.

서울 지하철 역에 설치된 홍성군의 고향사랑기부제 광고. 홍성군 제공
서울 지하철 역에 설치된 홍성군의 고향사랑기부제 광고. 홍성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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