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위해 헌신, 국민 위해 봉사… “우리의 ‘특수임무’입니다”
조국 위해 헌신, 국민 위해 봉사… “우리의 ‘특수임무’입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3.2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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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규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충청남도지부 사무처장
해양쓰레기 수거 8년째… 올해도 4월부터 출동
왜곡된 북파공작원 이미지… 사회공헌활동 앞장
지난 20일 내포신도시 충남보훈회관 4층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난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충청남도지부 김현규 사무처장. 사진=노진호 기자
지난 20일 내포신도시 충남보훈회관 4층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난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충청남도지부 김현규 사무처장. 사진=노진호 기자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충청남도지부는 올해도 4월부터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간다. 이젠 적(敵)을 제압하기 위한 출동은 아니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는 건 예전과 다르지 않다. 그들의 여러 사회공헌활동 중 해양쓰레기 수거에 대한 이야기다.

내포신도시에 있는 충남보훈회관 4층에 자리한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충청남도지부를 찾은 건 지난 20일이었다. 그곳에서 김현규 사무처장(52)에게 그들의 지난 시간과 지금의 생각 등을 들을 수 있었다.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는 HID·UDU·OSI·MIU 등 특수부대 전역자와 그 유족과 가족으로 구성된 공법단체다. 이들은 2008년 1월 창립총회를 열고 공법단체로 출범했으며, 2011년 8월 관련 법에 따라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에서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로 명칭이 변경됐다. 충남에는 128명의 정회원이 있으며, 뜻을 함께하는 지역민 등 3000여 준회원이 활동 중이다.

김현규 사무처장은 “우린 음지에서 조국을 위해 싸워온 전사들이다. 생존자는 3000여명쯤 되고, 사망·실종자도 1만에 달한다. 이는 월남전에서 순국한 이들만큼 많은 숫자”라며 “사실 대한민국 정부는 오랜 시간 우리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우리의 희생을 인정받기 위한 지속적인 투쟁을 벌였고, 마침내 2008년 공법단체로 출범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충남지부는 올해로 8년째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사전답사를 통해 섬 10곳을 대상지로 선정했고, 오는 4월부터 15회 정도 출동할 예정이다.

김 사무처장은 “특히 태풍이 지나간 후 바다에 가보면 쓰레기가 어마어마하다.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회당 100~150여명이 참여한다. 아무래도 위험할 수 있어서 실제 보트에 타는 건 40명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지자체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지부에서 해결한다. 지역 축제 경호 업무나 노점상 단속 대행 등의 수익사업으로 비용을 마련한다”고 부연했다.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는 ‘북파공작원’이라고 쓸 수도 있다. 그 특성상 베일에 가려진 부분이 많았고, 일반 국민과는 거리가 있었다. ‘실미도’ 등의 영화로 많이 알려졌지만, 이 역시 왜곡된 부분이 많다고 한다.

김 사무처장은 “우린 국가를 위해 3~5년 사회와 격리된 채 북괴군처럼 생활해야만 했다. 고된 훈련으로 하루에 3~4번 기절하기도 한다”며 “그렇게 길들었음에도 아무런 보상이나 준비 없이 사회로 버려졌다. 그런 생활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사회 부적응자가 되는 경우도 많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도 있었다. 정치적으로 성공한 선배도 없어 해결도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김 사무처장이 ‘특수임무’를 맡게 된 건 스물셋 때였다. 친구 둘과 함께 특전사에 지원했다가 떨어졌는데 대전병무청에 있던 모집관에게 따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처음엔 대통령 경호부대라고 제안받았다. 양복 입고 권총도 차고 서울에서 근무한다고 하니 혹할 수밖에 없었다. 4차례에 걸쳐 시험을 봤는데 합격하는 순간까지 대통령 경호부대인지 알았던 것”이라며 “새벽에 관광버스를 타고 가다 군용차량으로 갈아탔다. 2시간쯤 더 달려 강원도 어딘가에 내렸고 매질이 시작됐다. 머리를 빡빡 밀고 지옥 같은 시간이 시작됐다”고 회상했다.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는 국가보훈단체로 인정받고 그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컸다고 한다. 이들은 무엇보다 국민에게 다가서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펴고 있다.

김 사무처장은 “차상위 계층이나 소년소녀가정 등을 위해 매월 2곳을 정해 집수리 봉사를 하는데 벌써 15년째다. 또 천안에 무료급식소가 있는데 회당 120명 정도의 독거노인이나 노숙자 등이 찾고 있다”며 “재해·재난구조 활동에도 앞장선다. 세월호 때도 천안함 때도 제일 먼저 들어가 마지막에 나왔다. ‘조국이 우리를 버릴지라도 우리는 조국을 버리지 않는다’는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현규 사무처장은 “북파공작원이란 이미지가 너무 강하고 왜곡돼 있다. 그만큼 다가서기 힘들다는 걸 알기에 사진 찍는 봉사가 아닌 실제 지역에 도움이 되는 봉사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우리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한 명 두 명 함께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며 “난 이제 손녀도 있다. 손녀에게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할아버지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충청남도지부의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 지부 제공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충청남도지부의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 지부 제공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충청남도지부의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 지부 제공
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 충청남도지부의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 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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