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내포신도시 국가산단유치 환영’ 현수막 맞나
[기고] ‘내포신도시 국가산단유치 환영’ 현수막 맞나
  • 이번영 시민기자
  • 승인 2023.04.1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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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영 시민기자

3월 29일 홍동면내 21개 민간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열린 ‘2023년 우리마을발표회’에서 공익법률센터 농본 담당자의 발표는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했다. 하승수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농본‘은 산업단지, 송전선, 채석장 등 전국의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법과 피해 주민들 활동에 법률 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 4월 12일 충남지역 산업단지 피해사례 토론회에도 많은 주민들의 참석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담당자는 다음과 같은 고충을 털어 놓았다.

“저는 전국의 산업단지 반대운동을 펴고 있습니다.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마을이 사라지고 관계가 파괴되고 농지와 농민이 사라지기 때문에 문화와 생태계가 훼손된다는 것을 전국에서 경험하고 있습니다. 산업단지는 폐기물 처리장이 세트로 들어오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제가 살고 있는 홍성에 국가산업단지 유치가 확정돼 수많은 현수막이 걸리고 환영 일색입니다. 제가 하는 일이 헷갈립니다. 다른 시각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홍성 국가산업단지는 홍북읍 약 71만평에 미래 자동차, AI 등 250개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내포신도시 국가산단 유치 환영‘이라는 현수막이 홍성군 내 수백개 걸리며 환영 일색이다. 지역신문들도 군수와 국회의원에 대한 칭찬 일색이다.

궁금한 게 있다. ‘내포신도시’는 행정구역이 아니고 홍성·예산군 경계지역에 도청을 유치하면서 개발한 300만평 구역에 대해 편의상 부르는 이름이다. 이곳에 도청, 경찰청, 교육청, 농협 등 충남도 기관들이 들어서고 종합병원, 충남미술관 등 대형 공공기관들이 계획 중이며 건축 중인 8개 단지를 포함해 25개 아파트단지에 2만 4500여 세대가 살고 있다.

충남도의 행정, 교육, 문화의 중심지 그리고 베드타운에 수백개의 공장이 들어온다고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필연적으로 따라올 산업폐기물 처리시설 등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며 반대 현수막이 걸리는 게 보통의 경우인데, 인근에 들어오는 산단을 내포신도시에 들어오기 바라는 현수막으로….

발표된 산단은 홍북읍 내덕리와 대동리 일원 71만평이다. 그 옆 대인리에는 제2일반산업단지 21만평을 개발 중이다. 아름답게 꾸미고 있는 내포신도시와 교육, 역사, 문화의 중심지 홍성읍과 붙어있다.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에 일자리와 생산유발효과가 큰 다수의 기업 유치는 매력적이다. 그럼에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성공적인 유치를 위한 걸림돌은 무엇인가, 축산악취기업, 구조적인 물 부족, 고급인력 수급대책, 산업폐기물 문제 그리고 아름다운 마을에서 이웃과 더불어 오손도손 사는 마을공동체 보존 방안은, 사람 삶의 본질이 무엇인가 등에 대해 꾸준히 점검하며 고민하는 지도자와 언론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야 산업단지는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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