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어디서나 배울 수 있는 대학에 희망의 마리를 찾아서
[칼럼] 어디서나 배울 수 있는 대학에 희망의 마리를 찾아서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4.17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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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현 청운대학교 교수

4월의 따스한 봄날, 대학의 캠퍼스에서 느끼는 생각은 ‘어디서나 배울 수 있는 대학’은 미래의 학생들이 가게 될 대학이라는 생각이다. 인간의 학습에서 일정한 공간과 영역은 시간을 초월한 보편성이 있다. 그렇기에 우수한 대학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이들은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대학을 팬데믹 이후 일정 부분 받아들일 것이다.

어디서든 배울 수 있는 평생교육은 디지털 환경 속에서 책, 동영상, 이미지, 음성 등 디지털 환경에서 모든 학습 자료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누구에게나 장소와 시간의 제약이 없이 제공될 것이다. 평생교육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교육이다. 사실상 이 학교는 특정 장소에 있지도 않고 특정 조직도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학생들은 고도로 발달된 디지털 학습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것이다. 1000년 전 대학이 처음 생겨났을 때부터 어떻게 적절한 비용으로 다수의 학생 개개인에 맞는 교육을 제공할 것인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뤄질 것이다.

교육의 개인화는 요즘 뜨고 있는 챗GPT의 발전과 방대한 양의 교육 데이터에 의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개별 학생의 학습에 관한 정보는 학생의 고유한 강점, 요구사항, 약점, 목표에 따라 교육 경험을 수정하고 개선하는 데 사용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평생교육’의 학습자와 교육자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 새로운 디지털 학습 환경은 조직과 문화를 넘어 다양한 교육 전문가들이 통찰력과 자원을 공유하는 협업의 장을 제공해 어떠한 대학 교수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집단지성이 필요할 것이다. 집단지성의 시스템에서 학생들은 어떤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몇 명의 소모임을 만들 수 있다. 또 수백명으로 이뤄진 집단이 인간 사고를 바탕으로 시대를 초월한 문제들을 풀어나가 뛰어난 업적을 남겨 풍요로운 사회를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어디서든 다닐 수 있는 대학’을 다니는 것은 진정한 교육에 요구되는 지속적이고 성실한 학습을 촉진할 것이다. 이젠 기존의 교육기관에서 보낸 임의의 시간에 따라 주어지는 전통적인 대학 학위는 기억 속으로 사라지리라 본다. 학습자들은 학사학위 대신 평생 학습하며 디지털 환경의 사이버 강좌를 통해 학습을 축적할 것이다. 물론 일부 교육기관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이름으로 교육을 할 것이다. 정보통신의 발전을 통해 교육도 민첩하게 움직이고 적응해야 할 것이다. 평생교육대학 중심의 학습이 중심이 될 것이며, 반면 변화하지 못하는 대학은 앞으로 힘들 것이다.

고등교육의 미래는 새로운 뉴미디어에 적응하는 새로운 세상의 씨앗을 일궈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빠르게 상승하는 등록금을 피해갈 수 없다는 사실을 대학생 2명을 둔 필자 역시 실감한다. 국가 장학금 및 대학 자체 장학금이 많아도 경제적 부담이 커 대학 생활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그 많은 학비를 부담할 수 있다고 치자. 과연 그러한 교육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 ‘학습 효과가 전혀 없거나 그 효과가 제한적’일지라도 부모는 많은 등록금 부담을 해야 하는 것일까?

세월은 흘렀고 지난 수십 년간 기술산업혁명은 경제의 전면을 휩쓸고 지나갔다. 영상, 소리, 문자, 이미지 등의 디지털 정보로의 접근을 주도하던 많은 기업은 신생 기업들과 경쟁하게 됐다. 문화와 상거래의 중심에서 소외되면서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매년 더 저렴해지고 성능이 개선되는 정보통신 네트워크와 뉴미디어에 힘입어 순식간에 정보와 연결됐다. 정보통신기술은 현대생활의 사회, 경제, 문화에 깊이 스며들었다.

‘평생교육’은 머지않은 미래에 어딘가에 등장할 것이며 이미 그 흐릿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학들은 온라인으로 그리고 무료로 제공하게 됐다. 디지털 미래가 현실로 다가왔는지를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온라인 교육 서비스에 어떤 과정을 수강하면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학부에서 신문방송학을, 대학원에서 방송영상을 전공했다. 방송콘텐츠 연구를 업으로 삼고 있는 나는 전문 분야와는 전혀 다른 무언가를 배우고 싶었다. 처음 대학 생활을 시작한 학생의 입장에서 이러한 교육을 경험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또한 온라인 교육시스템의 장점이 최대한 드러나는 과정을 찾고 싶다.

대학의 과거와 현재를 냉철히 고발하고 앞으로 다가올 밝은 미래에 대한 변화는 인간의 권리이기도 한 한 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길을 최초로 열어주고 있다. 대학에서 생활하고 배운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학과 그곳에서의 기억을 소중히 여긴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대학이 대학의 유일한 모습은 아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더 나은 고등교육의 탄생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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