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공연 자신! 조금만 도와주시면…
더 좋은 공연 자신! 조금만 도와주시면…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4.19 09: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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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나로’ 밴드
보컬 김하영·기타 윤서준·드럼 장우진… 3인 체제
“연습실이 가장 시급… 더 많은 공연 기회도 소망”
예산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대표하는 ‘나로’ 밴드 멤버들. (왼쪽부터) 보컬 김하영, 드럼 장우진, 기타 윤서준. 사진=노진호 기자
예산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대표하는 ‘나로’ 밴드 멤버들. (왼쪽부터) 보컬 김하영, 드럼 장우진, 기타 윤서준. 사진=노진호 기자

“더 좋은 무대에서, 더 좋은 공연을…”

예산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만난 ‘나로’ 밴드의 약속이다. 이 전도유망한 뮤지션들의 다짐에는 몇 가지 ‘작은 조건’이 걸려 있기는 했다. 그 옵션들을 포함한 이들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전한다.

‘나로’ 밴드는 보컬 김하영과 기타 윤서준, 드럼 장우진 등 2005~2006년생들로 구성돼 있다. ‘나로’라는 밴드 이름에는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한다. 지난 3월 말 ‘음악으로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알게 된 이들과의 만남은 지난 14일 이뤄졌다.

예산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정선경 센터장은 “기타 등 음악 관련 프로그램은 이전부터 운영 중이었고, 지금 ‘나로’ 밴드 멤버들도 참여 중이었다”며 “지난해 10월 내포신도시에서 열린 ‘충남 청소년 상담정책 원탁토의’ 오프닝 공연을 위해 정식 결성됐다. 그게 ‘나로’의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주1회 금요일 2시간씩 기타 수업을 함께 듣고 있으며, 드럼을 맡은 장우진은 주1회 2시간 정도 예산군청소년수련관에서 연습한다.

하지만 김하영의 보컬 수업은 ‘스스로, 알아서’이다. 그러다 보니 목 관리가 참 어렵기도 하다. 올해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 공연 때도 감기에 걸려 애를 먹었다고 한다.

아직 배워야 할 것도 경험해야 할 것도 많은 밴드지만, 음악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었다. 서준이(기타)는 “할아버지는 국악과 판소리를, 아버지는 기타 강사를 하셨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과 가까워졌고, 재밌으니까 더 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진이(드럼)는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 등을 배웠다. 드럼 스틱을 잡은 건 지난해 5월”이라고 전했다. 하영이(보컬)는 “원래 음악 듣는 걸 좋아했다. 그러다 중학교 때 동아리 활동을 통해 예당호 버스킹 공연을 했는데 정말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연이 잡히면 회의를 통해 다수결로 레퍼토리를 정한다. 지금까지 3차례 무대에 올랐는데 2곡 정도씩을 선보였다. 서준이는 “공연 시간이 한정적이라 어쩔 수 없었다. 우리의 하이라이트를 공연 뒤쪽에 준비했는데 현장 상황상 하지 못하게 됐다. 너무 아쉬웠다”고 하소연했다.

‘나로’ 밴드 멤버들 각자의 ‘스타’에 대해서도 들었다. 하영이는 밴드 ‘루시’를 꼽았다. 그는 “주변 환경의 소리를 활용한 앰비언스 팝을 하는 팀이다. 색다르게 바이올린이 멤버로 들어가 있기도 하다”라고 소개했다. 서준이는 “기타리스트 김영소가 롤모델이다. 핑거스타일 플레이어인데 JTBC ‘슈퍼밴드’ 우승을 차지한 팀의 멤버였다. 참 트렌디한 음악을 한다”고 전했다. 우진이는 “특별히 정해놓고 듣진 않는데 요즘엔 ‘루시’ 노래를 자주 듣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밴드 활동을 하며 아쉬운 점도 물었다. 이 부분은 멤버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팀 전체의 목소리로 전한다. ‘나로’ 밴드는 “공연 기회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 더 큰 무대에 서보고 싶다”며 “악기나 엠프 등 더 좋은 장비도 필요하다. 더 좋은 장비와 무대만 있다면 더 좋은 공연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꼭 우리만을 위한 게 아니더라도 청소년들의 꿈을 위한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보탰다.

‘나로’ 밴드에게 특히 간절했던 건 ‘연습실’이었다. 이들은 “수련관 공간을 빌려 연습하는데 여러 수업을 하는 곳이라 우리에게 잘 허락되지 않는다. 연습하다 쫓겨나기도 한다”며 “단독 연습실은 지금 우리의 꿈이다. 거창하지 않아도 그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보컬 김하영·기타 윤서준·드럼 장우진은 지금 한 팀이지만, 각자의 꿈도 있었다. 하영이는 “제과제빵 일을 하고 싶다. 이미 바리스타와 케이크 디자이너 자격증을 땄고, 인턴십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준이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게 좋아 음악을 계속하고 싶다. 실용음악과 진학 등도 고민 중인데 아직 잘은 모르겠다”며 “충남경찰청 건너편 ‘까페 붕어’에서 일도 하고 있다. 우선은 뭐든 열심히 해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우진이는 “아직 구체적 목표는 없지만, 수채화나 일러스트에 관심이 있다. 그런 것과 상관없이 밴드는 계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나로’라는 이름으로 뭉친 이 전도유망한 아이들의 꿈은 변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밴드의 주인은 다른 얼굴로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함께 음악을 하는 이 시간이 분명 행복해 보였다. 어서 빨리, 더 큰 무대에서 더 좋은 장비를 든 이들의 공연을 보고 싶다. 그 전에 ‘연습실’부터 해결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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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023-04-20 19:08:05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