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음 세대를 위해 느린학습자에 관심 가져야 할 때
[칼럼] 다음 세대를 위해 느린학습자에 관심 가져야 할 때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5.01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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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홍성YMCA 사무총장

느린학습자는 인구의 13% 정도가 경계선 지능(70~84)에 해당하며 한 학급당 2명 정도가 느린학습자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느린학습자는 IQ 71~84에 해당하며 인구의 약 14%, 2022년 국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 학생 중 80만명으로, 한 반 25명 기준 3~4명으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느린학습자는 지적장애는 아니지만, 지능지수가 낮아 학습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학습 속도가 느려 상당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경계선상에 걸쳐있어 사회적·법적 배려가 전혀 없는 실정입니다.

지난해 국회에서 안민석 의원은 “느린학습자는 우리 주변 가까이 있지만, 그동안 사회적 관심에서 배제됐다. 군대에서 관심사병도 그런 예일 것”이라며 “성장 과정에서 주로 남자는 병역 여자는 성적인 문제에 노출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느린학습자는 ‘저소득’, ‘농어촌’, ‘한 부모’ ,‘조손가정’, ‘소득 불규칙가정’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충청남도 중남부가 주로 해당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느린학습자는 충청남도 중남부 아동 및 청소년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학업능력이 떨어진다고 모두가 느린학습자인 것은 아닙니다. 학업저조자와 난독증 그리고 느린학습자는 각자 다른 접근 방법을 가져야 합니다. 학업저조자는 학업에 대한 추가적인 조력이 필요한 것이고 난독증은 글자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별도의 훈련을 통해 촉진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느린학습자는 얼핏 보면 앞선 학업저조자와 난독증과 비슷해 보이지만, 더욱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느린학습자가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느린 학습자에 대한 말씀을 전달해 드릴 예정이지만 오늘 이 짧은 지면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세 가지 정도인 것 같습니다.

첫째로 가치입니다. 세상의 모든 이들은 저마다의 가치를 갖고 태어납니다. 다른 아이와 혹은 ‘내’가 생각하는 ‘보통’의 아이와 다르더라도 그 아이는 그 아이 고유의 가치가 있습니다. 느린 학습자에 관한 생각은 그 아이에 대한 고유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둘째로 성장입니다.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이들은 성장합니다. 어느 때는 인내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은 ‘할 수 없는 아이’에서 ‘할 수 있는 아이’로 인생이 완전히 바뀔 수 있는 문제입니다. 속도를 인정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믿음입니다. 가치와 성장을 스스로에 대한 믿음에서 옵니다. 아이는 모두 태어날 때부터 가치를 가지고 태어나고 속도에서 차이가 날지언정 성장합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도 그 믿음이 필요하고 그 믿음을 느린학습자 본인에게도 심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느린학습자의 분포도는 앞서 언급했듯이 절대로 적지 않습니다. 단순히 인구학적인 관점에서 본다기보다 우리가 보듬어 줘야 할 이웃이 많이 있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연재에서는 느린학습자의 특성에 대해 나눠보면서 보다 심층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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