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병기념관 건립 시끌… 道 “연내 확정”
충남의병기념관 건립 시끌… 道 “연내 확정”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3.05.2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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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문화정책과 “정해진 바 없다”… 6월 중 용역 착수 예정
예산군 “공모 아닌 공약” vs 홍성군 “의병 역사 중심 홍성”
이종화 “홍성이 더 타당” vs 방한일 “역사 일부만 본 주장”
김태흠 지사 인수위에서 충남의병기념관 건립 예정지로 꼽은 충의사. 내포뉴스DB
김태흠 지사 인수위에서 충남의병기념관 건립 예정지로 꼽은 충의사. 내포뉴스DB

홍성·예산지역이 ‘충남의병기념관’ 건립을 두고 시끄럽다. 양 군은 각각 홍주읍성과 충의사 인근 조성을 원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후폭풍을 줄이기 위한 ‘중간지역 조성’설(說)도 제기됐다.

충남의병기념관 건립은 김태흠 지사의 민선 8기 도정 공약사업이다. 도는 2027년까지 250억원을 들여 도내 산적한 항일 유적을 체계적으로 관리·보존하자는 취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애초 건립지는 지난해 6월 김태흠 지사 인수위에서 윤봉길 의사의 고향인 예산(충의사 인근)으로 발표했지만, 홍성군은 반발하고 있다.

충남도 문화체육관광국 문화정책과에 확인해 보니 아직 정해진 바는 없었다. 도는 기본구상 계획을 세웠으며, 오는 6월 중 타당성 조사 등을 위한 연구용역을 착수할 예정이다. 이후 이 용역 결과가 나오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등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충남도 김성수 학예연구사는 “기본구상은 기념관에 대한 구체적 계획보다는 도내 의병 자료와 유물 수집 등이 주를 이뤘다”며 “6월 착수 예정인 용역은 6개월 정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용역 결과가 나오면 연내에 부지도 결정될 것 같다. 2027년 준공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포신도시에 있는 충남보훈관 인근 건립에 대해서는 “홍예공원 명품화와 관련해 나온 제안 중 하나일 뿐 정해진 바는 없다”고 답했다.

김 지사의 공약에 함께 담긴 예산군과 추후 유치 활동에 나선 홍성군의 입장은 확실히 달랐다.

예산군 문화관광과는 “충남의병기념관은 공모 사업이 아니다. ‘유치’가 아닌 ‘공약 이행’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공약이 변경된다면 합당한 설명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군은 홍성군과의 경쟁이 아닌 상생발전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홍성군 문화관광과는 “지난해 10월 민간유치추진위원회가 출범했고 3만여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조만간 김태흠 지사를 만나 건의문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전국적으로도 드문 대규모 의병 전투가 벌어진 홍주읍성은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 그러한 역사가 이어져 온 곳이 바로 홍성이고, 홍성은 살아 있는 역사학습장이 되기 충분한 곳이다. 아직 검토 중이지만, 홍성군은 홍주초등학교 이전 후 그 건물을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충남도의회 이종화 의원(홍성2·국민의힘)과 방한일 의원(예산1·국민의힘)은 ‘충청남도 의병운동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잇따라 발의하며, 각각 홍성과 예산을 최적지로 주장했다. 당시 두 조례안은 모두 상정되지 않았으며, 해당 상임위원회가 취합한 대안이 제정된 바 있다. 당시 제정된 ‘충청남도 의병운동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는 의병운동의 정의와 도지사의 책무, 기념사업 및 지원, 자문위원회 구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지만, 건립 장소는 언급되지 않았다.

의병 관련 조례안을 잇따라 발의하며 눈길을 끌었던 두 의원의 주장도 팽팽했다.

이종화 의원은 “충청지역 의병이 집결한 게 홍성이고, 1~2차 전투로 순국한 분들을 모신 곳이 홍주의사총이다. 역사에 근거해 건립한다면 홍성으로 오는 게 마땅하다”며 “김 지사의 인수위는 윤석열 대통령이 예산 윤봉길 의사 유적지에 관심이 커 국비 확보가 수월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예산으로 정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충남의병기념관 홍성 건립의 당위성을 지속해서 도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한일 의원은 “홍성군 측 주장은 역사를 1910년 전후 한 토막만을 떼어낸 것이다. 우리 민족의 역사 속에 계속해서 이어져 온 것이 의병정신”이라며 “홍주는 홍주목이 있어 생긴 지역으로 22개 군이 포함된 것이지 홍성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 또한 홍주의병의 시작은 예산군 광시면이고, 의병정신을 대표하는 인물이 바로 윤봉길 의사다. 충남도 용역을 맡았던 김상기 교수 역시 ‘홍주의병이 홍성만의 전유물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방 의원은 충남보훈관 인근 건립에 대해 “의병기념관 건립 자체보다 제대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올 수 있는 곳에 세워야 하고, 충의사 일원이 여러 면에서 더 적합하다. 이미 많은 발길이 닿고 있는 예당호 출렁다리와 수덕사, 예산시장 등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저 예산 낭비만을 하는 사업이라면 아예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홍주의병이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치른 대한민국 사적 제231호 홍주읍성. 홍성군 제공
홍주의병이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치른 대한민국 사적 제231호 홍주읍성. 홍성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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