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선 작가 ‘보타니컬 아트’ 수강생 23명 모임
천안 라비 갤러리 카페서 ‘쉼’ 같은 시간 이어가
내포뉴스는 충청남도인생이모작지원센터(센터장 염서영)와 손잡고 연간기획 ‘인생도서관’을 펼친다. 센터는 도내 신중년(예비노년 세대)을 대상으로 통합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생도서관’에서는 신중년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소개할 예정이다. 센터는 △사회공헌 △취·창업 △건강증진 △여가문화 등으로 나눠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편집자 주>
올해 인생도서관 세 번째 주인공은 ‘라비 아트’이다. ‘보타니컬 아트’를 매개로 탄생한 라비 아트는 23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라비(la vie)’는 프랑스어로 ‘인생’이란 뜻이라고 한다.
‘라비 아트’ 우희정 회장은 “모임은 3년쯤 됐다. 지오선 작가님 수업을 들은 수강생들이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며 “회원은 천안과 아산에 주로 있고, 가장 멀리는 세종에서도 온다. 연령대는 40~60대로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라비 아트에 대한 설명은 나보다는 우리 선생님이 나을 것 같다”며 지오선 작가를 소개해줬다.
지오선 작가는 천안 태조산 등산로 입구(천안시 동남구 향교1길 30)에서 ‘라비 갤러리 카페’를 운영 중이다. 카페를 찾은 건 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3일이었다.
보타니컬 아트(Botanical Art)는 ‘식물(학)의 예술적인 그림’을 가리킨다. 여기서 ‘학’이 중요하다. 모든 식물 그림을 보타니컬 아트라 하기엔 적절치 않고, 식물의 관찰과 정확성이 필요한 그림이라 할 수 있다. 그 기원은 고대 그리스 약초 도감이며, 신항로 개척과 신대륙 발견이 활발하던 15~16세기 크게 발전했다. 수많은 새로운 식물의 발견을 그림과 기록으로 남긴 당시 보타니컬 아트 작품은 예술로서는 물론 학술 가치도 매우 높다.
보타니컬 아트가 조금 낯설어 녹색창을 통해 알아본 내용이다. 그래도 긴가민가해서 지오선 작가를 만나 그 뜻부터 물었다. 지 작가는 “보타니컬 아트는 ‘세밀화’라고 보면 된다. 예전에 사진이 없던 시절엔 식물도감 등에 사용된 방식”이라며 “세밀화라고 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수업을 해보면 대부분 쉽게 따라온다. 성취감도 크고 비용은 다른 미술에 비해 덜 들어 요즘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월하게 다룰 수 있는 수채색연필을 주로 쓴다. 우리 회원들은 주로 꽃 그림을 그리지만 풍경화나 인물화도 그린다. 보타니컬 아트가 대중화·다양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더했다.
충남미술대전 초대작가인 그는 20년 정도 그림과 함께했다고 한다. 유화나 서양화를 주로 하던 지 작가가 보타니컬 아트의 매력에 빠진 건 5년쯤 전의 일이며, 카페 문을 열고 수업을 시작한 건 3년쯤 전부터다.
지 작가는 “‘라비 아트’ 우희정 회장은 직장동료의 후배였다. 그렇게 하나둘 소개받아 그림을 함께했고, 입소문이 나며 수강생이 늘었다. 그런 인연들이 ‘라비 아트’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모임은 월 2회 정도 내 카페에서 한다. 사실 월 2회라는 건 의미가 없는데 누구나 원하는 때 와서 그림을 그리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린 1년에 한 번 전시회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가을 천안 쌍용도서관 갤러리에서 열었던 전시가 좋았다”며 “보타니컬 아트는 보통 4~5개월쯤 배워야 모작(模作)을 넘어 자기 작품을 하는데 3개월 만에 그 단계에 들어간 회원이 있었다. 참 열심히 하는 분이라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지 작가가 운영하는 ‘라비 갤러리 카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그리고 월별로 다른 작가들의 다양한 전시가 펼쳐진다. 지 작가는 “우리 카페는 문을 닫는 날이 없다. 여긴 오며 가며 들른다기보다는 일부러 찾아와야 하는 곳이라 혹시 누군가 허탕이라도 칠까 하는 마음에 차마 문을 닫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올해 충청남도인생이모작지원센터의 지원을 받게 된 ‘라비 아트’는 내년 1월에도 전시를 열 예정이다. 그에 앞서 올해 12월에는 지 작가의 개인전도 펼쳐진다고 한다.
지오선 작가는 “회원들은 이곳에 그림 때문에 오지만, 가장 큰 이유가 그건 아닌 듯하다. 카페 정원에서 꽃도 보고 서로 대화도 많이 한다. ‘커뮤니티’의 의미가 그런 거 아닐까 싶다”며 “보타니컬 아트란 그림은 그런 ‘쉼’ 같은 시간을 더 예쁘게 꾸며주는 역할이다. 우린 모두 그런 시간을 좋아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