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소재 내포신도시~전주 버스 전무… “대중교통 발달 시급”
충남도가 ‘힘쎈 충남’을 위한 전북도와의 동행을 표방하며 초광역 협력체계 구축을 선언했다. 하지만 충남도청이 있는 내포신도시와 전북도청이 있는 전주를 잇는 교통체계는 ‘오지 수준’이다.
충남도청 인근 내포신도시 고속시외버스정류소에서 전북으로 가는 버스 노선은 하루 2회로 아침 8시와 오후 3시 노선 1대뿐이다. 이 버스는 충남고속이 운행하며, 당진에서 출발해 내포신도시와 보령을 거치고 전북 군산이 종착지다. 다시 군산에서 출발해 보령과 내포, 당진으로 오가는 버스 노선이다.
충남도청 소재지인 내포신도시에서 전주로 갈 방법은 자가용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충북도청이 있는 청주에 갈 때도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대전광역시를 경유해야 한다. 같은 충남권인 청양과 부여 노선도 없어 자가용 없이는 오갈 수 없다.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에 갈 때도 강남터미널만 이용할 수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달 16일 김관영 전북지사를 전북도청에서 만나 “역사적·지리적으로 인연이 깊은 충남도와 전북도가 상생 발전을 위해 권역을 넘어 협력해 나가자”고 뜻을 모으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양 김 지사는 ‘백제역사문화권 활성화 및 성지순례 연계화’ 등을 담은 공동 합의문을 채택했다. 합의문에서 충남과 전북은 역사문화·종교·자연자원·에너지·사회기반시설 등 5개 분야에서 공동 협력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백제역사문화권 활성화 외에도 관광자원 연계 상호 홍보, 지역 약초산업 발전 노력, 탄소중립 실천 및 수소·에너지산업 육성 등에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지역 주민 간 교류 활성화 및 단일 생활권 형성을 위한 초광역 인프라 확충 등을 위한 협의체 구성 및 공동 연구 등에도 합의했다.
충남도와 전북도는 양 지역이 교류·협력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김태흠 지사는 “60여년 전 전북은 같은 피붙이였던 금산군을 충남으로 보냈다. 서천과 군산 주민들은 지금도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고, 김관영 전북지사는 “충남과의 교류 협력이 내년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로 새롭게 출발하는 데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도청 소재지인 내포신도시가 교통 사각지대로 놓여 있는 상황에서 주민 교류를 자가용과 전세 버스로만 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내포신도시 주민 송규민 씨는 “내포는 대중교통 발달이 안돼 전북뿐 아니라 어느 지역과도 교류가 어려울 수 있다”며 “전북 교류 협력은 탁상·전시 행정을 보는 듯하다. 자가용이 없는 노년층·서민 등은 이동이 어렵다.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된 버스터미널을 만들어 대중교통 활성화에 따른 정주 여건 개선, 타 지역과의 상생·교류 등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고속 유재식 실장은 “운수회사는 민간 업체로 이윤이 있어야 운영이 가능한 곳”이라면서도 “노선 결정은 지역 간 협의를 통해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