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컨테이너 옮기며 관련 절차 무시
홍성군 장곡면의 마중버스 대기소가 주민 의견 수렴도 없이 사라져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철거 이동 과정에서도 행정 절차를 무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성군과 장곡면은 2019년 말 장곡면 행정복지센터 바로 앞에 예산 2530만원을 투입해 컨테이너 마중버스 대기소를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 대기소 자리에는 화장실이 들어서 있으며, 컨테이너는 엉뚱한 곳으로 옮겨졌다.
앞서 군 건설교통과는 2019년 말 장곡면 도산리 488-6번지 이발소를 1억 400만원에 매입해 컨테이너 버스 대기소를 만들었다. 이후 2022년 9월 화장실로 바뀌었고, 여기에는 예산 7000만원이 투입됐다.
잘 쓰던 마중버스 대기소가 사라져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지만, 홍성군과 장곡면은 바뀐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홍성군 건설교통과 교통행정팀은 “장곡면에서 대기소를 철거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장곡면에서 이 사업을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신동성 부면장은 “주민들이 ‘화장실이 필요하다’고 했다”면서도 정확한 근거는 내놓지 않았다.
설상가상 장곡면은 ‘군에서 아는 일이고, 면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식이다. 군 건설교통과에서 마을회관을 방문해 주민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는 말을 박은주 장곡면장에게 전하자 재설치도 면하고는 상관이 없다. 그것도 건설교통과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철거된 컨테이너 대기소는 현재 홍북읍 신경리 1609번지 공터에 있다. 군 건설교통과는 “2022년 당시 홍성역에서 내포신도시로 가는 신규노선이 생겨 기사 대기소로 갖다 놨다”고 말했다.
장곡면 컨테이너 버스 대기소는 설치와 철거 과정뿐 아니라 철거 후 이동 과정에서도 행정 절차를 전혀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곡면에서 철거된 컨테이너는 불용 처리하면 불용결정 승인을 해야 하고, 관리전환을 할 경우는 관련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군 건설교통과 교통지도팀은 이 같은 절차를 밟지 않았다. 담당 주무관은 “건설교통과에서 계속해서 관리해오던 물품이라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며 관련 서류 확인을 요구하자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군은 가장 기본적인 절차인 물품 대장에서의 장소 변경 절차조차 무시했다. 물품의 장소가 변경되면 대장상에서 변경해야 하고, 이동합의서도 작성해야 한다. 이 모든 행정 절차가 생략된 것이다.
장곡면 주민 A씨는 “군과 면에서 하는 일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군의원들도 있는데 어떻게 군과 면에서 이렇게 할 수가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행정 절차는 곧 법적 절차를 말하며, 중앙정부에서 자치단체를 평가하는 기준의 하나는 ‘효과성’이다. 효과성이란 자치단체가 주민민원을 얼마만큼 잘 해결했느냐 하는 것이고, 반대로 주민들은 자치단체의 공공서비스로 생활이 얼마나 편리해졌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