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기반 지역종합유선방송 지원조례… ‘논란’
대기업 기반 지역종합유선방송 지원조례… ‘논란’
  • 이건주 기자
  • 승인 2024.05.09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종혁 도의원 “경남·부산도… 방송사들 요구는 없었다”
道 2015년부터 사업비 투입… “보조금 아닌 홍보 의뢰”
충남도의회 본회의 모습. 사진=이건주 기자
충남도의회 본회의 모습. 사진=이건주 기자

충남도의회가 대기업 기반 지역종합유선방송인 LG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를 지원하는 조례를 의결, 논란이 일고 있다.

안종혁 도의원은 지난달 24일 폐회한 제351회 임시회에서 ‘충청남도 지역종합유선방송 발전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조례 제정 이유는 지역방송 역할과 더불어 지역 정보 제공, 지역 특화 콘텐츠 제작, 지역경제 활성화에 지역종합유선방송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과 인터넷TV와 온라인동영상 서비스로 인한 경영난 등이다.

내포신도시에 사는 A씨는 “대기업을 세금으로 지원해준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무한경쟁시대에 특정 업체를 콕 찍어 지원하겠다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고, 세금으로 언론 길들이기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종혁 의원은 SK브로드밴드가 합병한 중부방송에 몸담았었다. 그는 “경남과 부산에서 지역종합유선방송에 대한 지원조례를 만들었다. 충남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발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북의 사례는 찾아보지 않은 것 같다. 전북의 경우 몇 년 전 대기업 지역유선방송이 지역을 위한 콘텐츠 제작 비용을 수억원 이상 투자하겠다며 소규모 지역유선방송과 인수합병을 추진했지만, 이후 지역민을 위한 투자는 없었다.

안 의원은 또 “지역종합유선방송의 경우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지역 권역이 딱 나눠져 있다”며 “충남 종합유선방송사는 LG·SK 말고도 대기업이 아닌 CMB가 있다. 대기업 포함 지역유선방송사에 예산이 지원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방송사들도 예산지원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주장과는 달리 충남도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송출비 명목으로 각각 5000만원씩의 사업비를 투입해왔다. 충남도 공보관실 뉴미디어팀 이재경 주무관은 “인터넷이 익숙하지 않은 도민을 위해 유선방송 3사 모두에게 권역별로 홍보 영상 송출 등을 의뢰하고 있다”며 “3사 사업비는 보조금이 아닌 용역 의뢰 형식이라 지원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3사가 받는 것이 순수 지원 형태가 아니어서 ‘예산 지원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충남도의 입장과는 달리 이번 ‘충청남도 지역종합유선방송 발전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제4조에서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어 조례 시행 이후에는 순수 지원형식인 보조금 형식으로 추진되거나 사업비 따로 보조금 따로인 중복지원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주무관은 “중복예산으로는 안 갈 것”이라며 “다만 예산 통계 목은 바뀔 수 있다. 의결된 조례에 보조금 내용을 넣을지 뺄지를 고민했다. 보조금 형태로 가면 투명도는 높아지나, 공모와 정산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정진호 상임운영위원장은 “지역 언론 발전을 위한 공적 지원의 필요성은 있으나 시민들은 언론사 지원에 부정적”이라며 “캠페인 등 도정 홍보로 언론방송사에 우회 지원하는 경우는 흔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