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출발… 올해 6월 시공사 선정
최형순 준비단장 “충남미술사 연구 토대 소장”
2026년 연말 개관 예정인 ‘충남미술관’은 외형 건축을 위한 절차를 거의 마치고, 내용을 알차게 구성하기 위한 과정에 돌입했다.
홍성군 홍북읍 도청대로 577 문화시설지구에 들어서는 충남미술관은 사업비 1169억원(국비 68억·도비 1101억)을 들여 연면적 2만 8279㎡,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진다.
충남도는 2018년 10월 추진계획 수립 후 2019년 4~9월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추진했다. 이후 2020년 1~4월 문화체육관광부 미술관 설립 타당성 사전평가와 같은 해 11월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마쳤으며, 2021년 7월 국제지명설계공모 당선작 선정, 2023년 10월 실시설계 용역 완료 등의 과정을 거쳤다.
충남도 미술관개관준비단 최형순 단장은 “2026년 연말 준공·개관을 목표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공사발주 전 행정절차를 이행했고, 오는 6월 중 시공사를 선정해 7월 기공식을 열 예정”이라며 “전시실과 수장 공간 등 미술관의 기본 요소는 물론 탄소중립·친환경 등도 고려했다. 건물 디자인은 현대적이고 역동적이다. 인근 홍예공원, 충남도서관 등과의 통일성도 검토했다”고 말했다.
충남미술관 국제지명설계공모에선 디에이그룹종합건축사사무소와 네덜란드 UN스튜디오가 함께 낸 작품이 당선됐다. 디에이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과 부산명지지구 복합문화시설에, UN스튜디오는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과 네덜란드 드 스토프 극장 등에 참여한 바 있다.
충남미술관 설계공모 당선작은 문화적 중심거리와 중정 플랫폼을 중심으로 예술과 대중이 공존하는 공간을 제시했다. 결과 발표 당시 충남미술관 총괄계획가인 연세대 임호균 교수는 “정형적인 사각형 내에서 나선형 계단을 중심으로 한 유기적 공간 구성이 돋보인다. 미술관이 방문자와 쌍방향 소통할 수 있도록 한 것과 디지털 전시를 계획에 반영에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새로 생길 충남미술관에 대해 지역작가 A씨는 “지역을 대표할 전시 공간이 없다. 아트페어 등도 할 수 있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며 “내포신도시에 각 분야 예술가들도 많이 모이고 있다. 미술관이 활성화되면 유명 예술가가 더 많이 올 것”이라고 바랐다.
이에 대해 최형순 단장은 “아트페어는 상업적 성격이 있고, 넓은 공간이 필요해 충남미술관의 방향과는 좀 다를 수 있다”라면서도 “작가가 있어야 미술관이 존재한다. 꾸준히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도 미술관개관준비단은 오는 7월 첫 삽을 뜬 후 전시계획 수립과 소장품 수집 계획 수립·등록 등에 돌입한다. 미술관 운영 인원은 20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며, 재단화 등이 아닌 충남도 직영으로 가닥을 잡았다. 최 단장은 “독립성을 표방해 별도 재단을 만들기도 하지만, 운영난 등 역효과도 있다”며 “개관 준비 과정에서 구체적인 방식이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남미술관에 어떤 작품이 담길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지역작가 B씨는 “지난해 12월 열린 소장품 수집 공개토론회에 참가했었는데 그저 형식적인 자리로 느꼈다. 물론 세계적 작가의 작품도 좋지만, 지역작가와도 상생하는 미술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형순 단장은 “근대 이래 도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할 것이다. 4년째 이어오고 있는 충남미술사 연구 아카이브에 기반해 최선의 결과를 담아낼 것”이라며 “새로 생기는 곳인 만큼 위상 정립이 우선이다. 그러면서 점점 문호를 확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응노의 집이나 추사기념관 등 기존 관련 시설과의 협력 관계도 공고히 하고, 소장품도 교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도는 지난 2일 도청 소회의실에서 충남미술관 소장품 조사·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소장품 수집 목표는 근현대미술관으로서 충남미술사를 연구·재조명하고, 창작허브로서 기능하며, 환경미술의 거점이자 국제적으로 선도하는 미술관이 제시됐다.
도 미술관개관준비단은 충남미술관 홍보 작업도 본격화한다. 11일 도청 다목적관장 일원에서는 미술관 홍보를 위한 ‘충남은 미술관’ 행사를 연다. 이 행사는 미술관 가상 체험과 캔들 공예·모루 인형 등 체험 미술제로 짜였다. 또 오는 8월에는 서울에 있는 CN갤러리에서 충남 출신 이상범·민경갑·박노수·장옥진 작가의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최형순 단장은 “충남 미술을 제대로 담는 격이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 전국이 주목하는 미술관이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