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위에서 춤추는 꽃 그리고 화가의 이야기
사진 위에서 춤추는 꽃 그리고 화가의 이야기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4.06.04 16: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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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트엘 미술관, 30일까지 소금란 작가 개인전
오는 30일까지 디아트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소금란 작가의 작품. 작가 제공
오는 30일까지 디아트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소금란 작가의 작품. 작가 제공

사진 위로 올라와 춤을 추는 꽃에 대한 화가의 말. 예당호 디아트엘 미술관의 2024년 6월을 채우는 전시에 관한 이야기다.

디아트엘 미술관은 이달 1일부터 30일까지 소금란 작가 개인전 ‘금란화 花, 話’를 펼친다. 이번 전시는 디아트엘의 마흔세 번째 초대전이다. 소금란 작가는 “올해 4월 19~25일 청주예술의전당에서 ‘금란花’란 전시를 했는데 그 전시는 소금란이 그리는 ‘꽃’을 선보인 것이고, 5월 18~30일 청주에 있는 예술곳간에서 ‘금란話’ 전시를 열었는데 그때의 주제는 소금란의 ‘말’이었다”며 “이번 전시는 내가 그리는 꽃을 이야기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소금란 작가는 ‘시아노타입’을 활용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시아노타입이란 구연산철암모늄과 적혈염 혼합액을 종이나 천에 칠한 후 필름이나 물건을 놓고 햇빛이나 자외선을 쪼여 청색으로 발색시키는 방법을 뜻한다. 최연하 사진평론가(독립큐레이터)는 소금란 작가의 작품에 대해 “햇빛에 감하고 손이 응하여 탄생한 사진·그림. 사진적 현현에 상상을 더해 회화적 운치가 짙은 작품이 됐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소금란 작가는 내포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쉽게 설명하면 청사진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하지만 도안이나 스케치는 없다. 그저 붓 가는 대로 그리는 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4월 전시 작가 노트에선 “전시장의 금란화는 실제로 주변에서 보는 꽃들이 아니다. 평생의 소재인 꽃을 이전과 다른 마티에르를 이용해 빛으로 현상하고, 붓으로 인화했다. 그날그날 내 마음으로 들어오는 감정에 따라 포토그램의 대상을 찾는다. 선택된 사물을 포토그램 용지 위에 올려놓고, 빛을 쐬어 1차 이미지를 얻는다. 다음 작업인 붓으로 세필묘사를 해 2차 이미지로 나의 마음을 완성한다.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내 감정이 붓을 만나 꽃으로 탄생했다”고 전한 바 있다.

소금란 작가는 미대 졸업 후 도예가로 활동하다가 건강 문제로 더 이상 흙을 만질 수 없게 됐다. 그는 “8년 전쯤 부모님이 있는 충북 청주로 내려왔다. 도예를 대신할 것을 찾다가 학부 시절 사진 수업 경험을 되살렸고, 그러던 중 오래된 사진술인 ‘푸르시안 블루(시아노타입)’을 접하게 된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의 작가 노트 중 “사전각본이나 리허설이 없는 삶처럼 나의 그림은 삶과 닮았다. 도예가로서 도자기에 꽃을 그렸고, 지금은 시아노타입 방법으로 여전히 꽃을 그리고 있다”는 부분도 눈에 띄었다.

최연하 사진평론가는 “도예를 전공해서인지 소금란의 작품에는 손의 노동으로 집적된 무늬가 유독 부드럽고 선명하다. 꽃과 식물이 사진 위로 올라와 꿈꾸듯 부드러운 춤을 춘다”고 평하기도 했다.

소금란 작가는 “그날그날의 감정을 끌어 와야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기쁨과 슬픔, 외로움 등이 그 안에 있다”며 “관람객들도 내 작품을 보며 그 감정을 공유하고 공감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위로받기도 하고, 즐거움이 더 커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전시가 일상에 쫓겨 미처 발견하지 못한 꽃 한 송이를 마음 깊은 곳에 틔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더했다.

이달 말까지 소금란 작가의 개인전이 펼쳐지는 디아트엘 미술관은 예산군 대흥면 예당긍모로 353에 있으며, 전시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문의=041-333-2272).

디아트엘 미술관의 6월은 소금란 작가의 푸르른 작품들이 채우고 있다. 디아트엘 제공
디아트엘 미술관의 6월은 소금란 작가의 푸르른 작품들이 채우고 있다. 디아트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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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금 2024-06-04 16:36:50
이번 전시가 일상에 쫓겨 미처 발견하지 못한 꽃 한 송이를 마음 깊은 곳에 틔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멋지십니다. 리스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