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날개 짓이 광풍이 되길...
나비 날개 짓이 광풍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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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1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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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성결교회 이춘오 목사

지난 1월 코로나 19 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나온 후 3개월 만에 1만명 이상이 감염 되었다. 확진자 수가 점점 감소되고는 있으나 감염에 대한 불안감과 두려움은 삶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하다.

국가 간의 이동이 대부분 중단되었고, 자가 방역을 위해서 초비상이다.

그 사이에 경제는 곤두박질치고, 수많은 사람들이 힘겨움에 사투를 벌인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들에 대해 거의 멘붕 상태다.

홍성과 내포에 있는 식당이나 가게를 가보니 눈물겨운 버티기 현장이었다.

5일마다 열렸던 재래시장은 폐쇄되었고 생기를 잃은 상인들에 눈에 주름만 더 깊게 패인 듯 보였다.

교회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면서 예배도 영상예배로 전환하고 회중 모임이 다 사라지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 너무 당황스럽다.

함께 모여 예배하고, 환자들 찾아가서 기도해주고, 힘겨운 사람들 만나 상담하고 위로해 주던 모든 사역들이 다 멈춤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교회를 섬기는 목사로 “우리도 무엇인가 함께 나누고 도와야 하는데” 라는 고민이 있었다.

마스크 구입이 어렵다는데 그런 분들에게 마스크를 만들어서 나눌까?

방역을 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데 방역을 도울까? 생각하다가 우리는 지역 사회 상권을 회복하는 일에 도움을 드리자고 결의했다.

그래서 우리도 어렵지만 2000만원으로 온누리 상품권을 구입했다.

그리고 부활절날 교회를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3만원씩을 다 나누어 드렸다.

성도들은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공짜라고 하니 감사로 받았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수십년 교회 다녔지만 돈 받기는 처음이라고 하면서 부활절에 큰 기쁨을 주셔서 감사하고 그리고 이웃에게도 그 기쁨을 함께 흘려보내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받은 상품권으로 4월 한 달 안에 홍성재래시장을 비롯해서 식당이나 상가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식사를 해서 홍성 지역에 상권을 살리고 회복하는 일에 작지만 힘을 보태자고 성도들을 격려했다.

아마 홍성과 내포에 있는 많은 교회들이 모습은 다르지만 나눔을 실천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 여기서 하고 있는 일이 나비의 작은 날개 짓처럼 의미 없어 보이지만 언젠가 시간이 흘러 다른 사람에겐 시원한 광풍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예전에 맞이한 부활절은 계란만 나누었던 부활절이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더 풍성한 부활절이 되었음이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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