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17종 400여마리… 기타 조류, 소동물, 곤충들 ‘다채’
직접 먹이 주며 동물들과 교감… “평일 방문 시엔 예약 필수”
올여름 휴가, ‘농촌관광 클린사업장’을 추천한다. 농촌관광 클린사업장은 농촌체험·관광 사업장 중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준수한 안전·위생관리 실천 사업장을 말하며, 농촌진흥청은 전국의 200여곳을 선정했다. 농촌관광 클린사업장에 대한 세부 여행 정보는 ‘농사로(www.nongsaro.go.kr)’나 ‘웰촌(www.welchon.com)’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충남 도내에서는 체험농장 22곳과 농가맛집 4곳이 포함됐다. 내포뉴스는 이 가운데 내포신도시에서 가까운 4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26곳 전부를 담지 못하는 점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편집자 주
내포뉴스가 세 번째로 소개할 농촌관광 클린사업장은 ‘아가새농장 홍성’이다. 내포신도시에서 남당항 쪽으로 30분쯤 자동차를 타고 달리면 ‘아가새농장’이 나온다. 내비게이션에 ‘아가새농장(홍성군 서부면 서부로 295-90)’을 검색해도 되지만, 혹시나 본인의 길눈이 의심스러운 분들은 농장 블로그(https://blog.naver.com/20003438)의 친절한 설명을 참고하길 바란다.
아가새농장은 앵무새를 비롯한 작은 동물들을 보고, 듣고, 느끼며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사)홍성도농교류센터가 지난해 펴낸 ‘홍성팜 힐링팜 10선’이라는 책에는 아가새농장에 대한 첫 구절을 이렇게 적어놓았다.
‘동물과 친구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고 난 뒤라면, 일상으로 돌아가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조금 더 순해져 있을지 모른다. 자신의 생존을 온전하게 맡겨오는 동물들과 나누는 무언의 소통으로 깨닫게 되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자연에 속하는 존재라는 자각일 테니 말이다.’
2017년 7월 문을 연 아가새농장은 박용백(48)·임선주(38)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백화점 가전제품 AS센터에서 일하던 이들 부부가 ‘머나 먼’ 홍성으로 오게 된 것은 아들의 한 마디 때문이었다.
임선주 씨는 “예전부터 동물을 좋아했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앵무새, 햄스터 등을 길렀다”며 “아들을 데리고 체험농장에도 많이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우리 동물농장 하면 안 돼?’하고 물었고, 그 말이 아가새농장의 탄생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아들의 말이 계기가 되긴 했지만, 우리 부부도 백화점 생활에 지쳐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용백 씨는 “원래 취지는 ‘전반적인 동물농장’이었지만, 준비를 하다 보니 제대로 못하고 흉내만 내면 매력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앵무새’라는 특성화로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임 씨는 “앵무새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적었다”며 “경기도 하남에 있는 아가새농장 본사까지 쫓아다니며 공부를 했다”고 거들었다.
아가새농장에는 앵무새 17종 400여마리와 십자매·금화조 등 기타 조류 5종 20여마리가 있다. 또 기니피그와 토끼, 거북이, 고슴도치, 도마뱀,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등 다양한 소동물과 파충류, 곤충들도 함께 살고 있다.
아가새농장의 체험 프로그램은 앵무새 먹이주기와 기타 동물과 교감하기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임 씨는 “농장에 오시면 해바라기씨와 당근, 배추, 사과 등이 담긴 먹이통을 드린다. 직접 먹이를 주면서 동물들과 교감할 수 있다”며 “따로 마련된 아가방에 있는 ‘아가새’들도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앵무새는 ‘대화가 가능한 반려동물’이다. 직접 확인해 보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열대 기후에 사는 앵무새는 수입도 하지만, 자가 번식을 통한 분양도 가능하다”며 “우리 농장에 있는 금강앵무는 몸값이 1000만원이나 된다”고 전했다.
올해로 네 살이 된 아가새농장은 지역사회와도 많은 것을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은 신당초등학교 4~6학년 16명을 대상으로 마을학교 ‘앵무야 놀자’를 운영 중이다. 신당초 아이들은 주1회 농장을 찾아 자신들의 새에 이름을 지어주고, 집도 만들어 주는 등 다양한 추억을 쌓고 있다.
아가새농장은 홍성군 서부면 어르신 11명을 대상으로 농촌 어르신 돌봄 사회적 농업 ‘아가새와 함께 힐링여행을 떠나요’라는 원예치료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또 홍성진로체험지원센터의 ‘찾아가는 동물원’, 홍성교육청의 ‘홍성생태탐험대’, 홍성군어린이집연합회의 ‘내 고장 알아보기 체험’ 등도 함께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역의 학교나 유치원, 기관·단체 등의 요청이 있으면 외부교육도 나가고 있으며, 지역축제에도 다수 참여해 왔다.
부부의 노력으로 아가새농장은 꽤 자리를 잡았지만, 코로나19라는 변수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임 씨는 “농장의 특성상 전기세와 사료 값 등 유지비가 많이 드는 편”이라며 “코로나19가 터지고 주말 손님이 한 명도 없었던 적도 있었는데 너무 막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소독, 발열체크 등 방역을 철저히 했고, 혹시 몰라 보험까지 가입했다. 마스크를 벗으려는 아이들도 일일이 설득(?)했다”며 “다행히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씨는 “앵무새는 AI(조류독감) 등 감염병과는 무관한데, 서해안 쪽에서 터지면 여기도 오면 안 된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아가새농장을 체험하려면 8000원을 내면 되며, 단체(10명 이상)는 2000원이 할인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주말에는 별도의 예약이 필요 없지만, 평일에는 예약이 필수다. 임 씨는 “외부 교육을 나갈 때도 있고, 단체 방문이 잡혀있을 때도 있어 미리 연락을 하고 방문하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체험·분양 등 문의= ☎041-632-1756/010-3156-1756.
박 씨는 “체험은 30~40명까지도 가능하지만, 농장 주차장이 협소해 대형버스로 오시면 입구에서 내려 조금 걸어오셔야 한다”며 “그런 경우에는 제가 직접 길을 안내하면서 주변 환경을 설명해 드린다”고 부연했다.
취재가 끝나갈 무렵 임 씨는 “동물을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종종 있지만 자유롭게 뛰어노는 토끼나 닭 등을 만져보고 아가새들에게 이유식을 주면서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된다”며 “사실 부모님들이 동물을 무서워하면 아이들도 그런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교감해보면 누구나 금방 친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과의 교감이 마음 속 벽 하나를 없앨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