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했던 풍경, 아름다운 축복으로…
평범했던 풍경, 아름다운 축복으로…
  • 노진호
  • 승인 2021.01.04 18:3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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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양화 김선아 작가
1월 1~31일 ‘갤러리 짙은’서 전시회
2021년 1월의 ‘갤러리 짙은’을 아름다운 축복 같은 작품으로 꾸미게 된 김선아 작가. 사진= 노진호 기자
2021년 1월의 ‘갤러리 짙은’을 아름다운 축복 같은 작품으로 꾸미게 된 김선아 작가. 사진= 노진호 기자

#1 프랑스 화가 테오도르 루소는 풍경을 그리며 수목들의 속삭임을 들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자연과의 대화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그렇기에 모든 작품 하나하나가 작가의 삶에 아름다운 축복이라 여겨집니다.

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천수만 한울마루 속동전망대에 있는 ‘갤러리 짙은(홍성군 서부면 남당항로 689)’에서 서양화 작품을 선보이는 김선아 작가(54)의 전시 작가 노트 중 일부다. 그는 ‘그림으로 나누는 이야기’라는 제목의 전시를 통해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

‘그림으로 나누는 이야기’ 展은 다양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공유하고 있는 ‘갤러리 짙은’의 2021년 첫 전시이자, 김선아 작가의 첫 개인전이기도 하다.

풍경 위주 유화를 주로 그리고 간혹 비구상화도 다룬다는 김 작가는 “그림은 홍성문화원에서 취미로 시작했다. 문인화를 한 7년쯤 하다 서양화로 바꿨고, 서양화를 그린지도 한 7년 정도 됐다”며 “그래서 내 작품에는 서양화이면서도 동양적 느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이어 “서양화로 바꾼 것은 그저 작업이 더 재밌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화 물감 냄새가 정말 좋았다”고 부연했다.

붓을 든 시간에 비해 개인전이 좀 늦은 감이 있다. 이에 대해 김 작가는 “평소 알고 지내던 갤러리 짙은 김정숙 대표의 권유로 첫 개인전을 열게 됐다. 사실 이전에도 제의를 받은 적이 있지만 간곡히 거절했었다”며 “그림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휘한 그림도 아니었다. 단체전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개인전을 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이번에는 나 같은 소박한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정말 감사한 자리이고, 고마운 기회”라고 보탰다.

김선아 작가 작품
김선아 작가 작품

그림을 시작하기 전이나 지금이나 김 작가는 ‘평범한’ 가정주부다. 아니 어쩌면 그림과는 상관없이 농협 조합장인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를 셋이나 키우고, 시부모님을 모신 것만으로도 ‘비범한’ 가정주부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림으로만 봐도 그는 꽤 괜찮은 이력을 쌓았다. 김 작가는 ‘The memoryⅠ’이란 작품으로 제50회 충청남도미술대전 특선을 받았으며, 국제작은작품미술제 우수작가상도 품에 안은 바 있다. 또 ‘작은그림 향기를 품다’展, ‘아름다운 서산’展, ‘응답하라! 7080. 세대공감전’, ‘작은그림 세상을 품다’展 , ‘청양을 문들이다’展, ‘계룡미술전’ 등에 참여했다.

이번 전시 작가 노트에도 썼듯 김 작가에게 그림은 ‘아름다운 축복’이다. 그는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서만 살아왔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애들도 다 크고 하니 허전함이 밀려왔다. 혼자만의 시간은 너무 우울했다. 그런 나를 위로해준 게 ‘그림’”이라며 “그림을 그리고 나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처음에는 그림 자체에 구속될까 걱정도 했지만, 뭔가 작품을 위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 자체가 재밌기만 하다”고 전했다. 이어 “막내가 어느덧 20대 후반이다. 애들한테 엄마의 자부심 같은 것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더했다.

김 작가는 “난 혼자 차를 마시고, 운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물’을 좋아해서 요즘에도 틈이 나면 속동 쪽 바다나 예당저수지 등을 간다. 그런 시간이 작품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예산 둔리저수지 근처에 있는 우리집 방 한 칸이 내 작업실이다. 붓은 그리고 싶을 때만 잡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밤에는 작업을 하지 않는다. 취미도 직장생활처럼 해보자는 생각도 있고, 시골에서 태어나 자라서인지 해가 지고 깜깜해지면 그냥 쉬는 게 더 익숙한 것도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김 작가는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좋은 친구’라고 표현했다. 그는 “내가 무언가 한 게 아니라 그림이 내게 다가온 느낌”이라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더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그림을 좋아하는 만큼, 그림에게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 아마추어라고 여기는 김 작가지만, 야무진 꿈도 키우고 있었다. 그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갤러리 카페를 해보고 싶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많은데 전시를 할 만한 곳이 드물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며 “그림이 주는 행복은 정말 크다. 그런 좋은 행복을 좋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뷰 말미 작품 가격을 슬쩍 물었다. 그러자 김 작가는 “판매가 목적은 아니라 그저 기본적인 가격 정도를 받는다”며 “예전에는 그냥 드리기도 했는데 그런 작품은 소중히 간직되길 않는 것 같았다”고 조심스레 답했다.

‘하얀 소의 해’라는 신축년(辛丑年) 첫 달, 갤러리 짙은에서 첫 개인전을 여는 김선아 작가와의 이야기는 앞서 다 전하지 못한 전시 작가 노트의 내용으로 마무리하겠다.

#2 이 전시회가 여러분 삶의 힘든 시기에 조금이나마 그 무게를 가볍게 하고 편안함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드넓게 펼쳐진 바다의 반짝이는 빛 같은 이곳 ‘갤러리 짙은’에서 느끼는 모든 감성과 영감이 여러분의 가슴 속에 새겨져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래 간직되기를 바라며…

김선아 작가 작품
김선아 작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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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2021-01-04 19:31:35
마음에도 꽃이 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아름다운 그녀의 작품은 화려한 기교 없이도 가슴을 울리네요.
멀리서 늘 응원할게요.~~

박범수 2021-01-04 19:19:40
항상 응원합니다~

안녀엉 2021-01-04 18:44:12
너무 아름답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