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의미 있는 마무리… 더 설레는 시작
더 의미 있는 마무리… 더 설레는 시작
  • 노진호
  • 승인 2021.02.0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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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 민경옥 팀장
2월 3~28일 ‘갤러리 짙은’서 제1회 들락날락 작품전시회
지난해 프로그램 결실 선봬… “함께한 추억 모았습니다”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는 오는 28일까지 갤러리 짙은에서 ‘제1회 들락날락 작품전시회’를 펼친다. 사진은 (왼쪽부터)안경화·박혜정 사회복지사와 민경옥 팀장. 사진= 노진호 기자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는 오는 28일까지 갤러리 짙은에서 ‘제1회 들락날락 작품전시회’를 펼친다. 사진은 (왼쪽부터)안경화·박혜정 사회복지사와 민경옥 팀장. 사진= 노진호 기자

설 연휴가 있는 2월, 천수만 한울마루 속동전망대에 있는 ‘갤러리 짙은(홍성군 서부면 남당항로 689)’에서 의미 있는 전시회가 펼쳐진다.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센터장 엄기문)는 3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이곳에서 ‘제1회 들락날락 작품전시회’를 펼친다(매주 월요일 휴무). 이번 전시는 2020년 한 해 동안 ‘들락날락 공방’을 이용한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만든 결실이다.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 민경옥 팀장을 만나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지난해 들락날락 공방과 함께한 사람들의 추억을 모았다. 전시물은 전체 작품의 5분의 1 정도”라며 “예전에는 프로그램이 끝나면 작품을 그냥 나눠줬는데 조금 더 의미 있는 마무리를 하고 싶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의 들락날락 공방은 장애인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2019년부터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홍성군과 김기철 홍성군의원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지난해에는 홈패션과 도자기페인팅, 손뜨개 등으로 짜였다. 2020년 6~12월 진행된 들락날락 공방 이용자는 621명(누적인원)에 달했다.

민경옥 팀장은 “홈패션은 재봉틀 기초부터 시작해 앞치마와 장바구니 등을 만들었다. 정해진 일정이 끝난 후에는 참여자들이 동아리처럼 활동을 이어가 주변에 작품을 선물하기도 했다”며 “도자기페인팅과 홈패션은 지속될 예정이지만, 하나 정도는 이용자 관심 등을 반영해 바꿔볼 생각이다. 지난해는 손뜨개를 했지만, 그 전에는 가죽공예를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센터 사업으로 캘리그라피 교실도 열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특히 캘리그라피는 지적장애인에 대한 글자 교육 효과도 있었다”며 “여름과 겨울방학 기간 4~5회 정도로 축소한 가족 도자기 교실을 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갤러리 짙은에 전시된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 이용자들의 작품들. 센터 제공
갤러리 짙은에 전시된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 이용자들의 작품들. 센터 제공

홍성군의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제공하고 있는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는 충남도와 홍성군 조례에 의거해 2018년 1월 문을 열었다(분리 독립). 도내에는 천안과 당진, 서산 등 총 4곳의 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있는데 그 중 홍성이 가장 먼저 생겼다고 한다.

엄기문 센터장은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어려움은 당사자 혼자 혹은 그 가족들만이 져야 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넘어 국가가 함께 해결해줘야 한다. 그렇기에 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있는 것”이라며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의 운영법인은 (사)충남장애인부모회 홍성지회입니다. 부모의 마음으로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힘과 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엄기문 센터장과 민경옥 팀장, 안경화·박혜정 사회복지사 등 4명이 근무 중인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의 임무는 ▲가족지원사업(물품 지원·이불세탁사업 등) ▲가족역량강화사업(성인이 된 나의 아이 성교육·가족사진 촬영·가족문화의 날 등) ▲네트워크 구축사업(요가·바리스타 프로그램 등) ▲장애인식개선사업(지난해 유치원·초등학교 7곳 강의) ▲장애인평생교육사업(레고블록 교실·해밀중창단·성장학교 등) 등이 있다.

모든 사업이 뜻 깊었지만, 특히 성인발달장애인 자립을 위한 평생교육학교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가 인상적이었다.

민 팀장은 “모의 면접, 면도 방법 등 일상과 사회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또 휴대전화 사기 방지, 모의 소개팅 등 다양한 상황극도 한다”며 “사기피해 예방교육을 1시간 정도 하고 잠시 후 치킨너겟 등으로 부추기면 대부분 다 속는다. 왜 또 속았냐고 다그치면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데 그러면 다시 차근차근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지적수준이 낮은 장애인의 경우 자꾸 얘기해주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집에 있는 우리 아이들이 ‘엄마는 한 말을 너무 하고 또 한다’며 핀잔을 준다. 아마도 ‘직업병’인 것 같다”고 보탰다.

민 팀장은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가족들에게마저 외면 받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며 “그렇기에 누군가 조금이라도 호의를 보이면 더 잘 속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모의 도움을 받는 장애인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또 부모 보호를 받는다고 해도 한계는 있다. 그래서 우리 센터가 필요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 팀장은 “올해부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도움을 받아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프로그램 운영을 월2회로 확대한다. 한 주는 교육, 한 주는 밴드나 카페 따라잡기 등의 동아리 활동을 할 생각”이라며 “참여 인원도 지난해는 16명이었는데 올해는 20명을 늘릴 계획이다. 성장이 목표이기 때문에 기존 16명은 계속하고 4명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내년에 나 빼면 안 돼요. 꼭 불러줘요’라고 했던 것을 잊지 않고 있다. 한 기수를 3년 정도 지속할 방침”이라며 “예산상으로는 4명을 추가해야 하는데 시간외 수당이라도 줄여 사업비를 늘리려 한다. 그럼 조금이라도 더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020년 초부터 우리 일상을 삼켜버린 코로나19는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에도 영향을 줬다. 들락날락 공방의 인원이 줄었고, 농아인협회 손뜨개 교실은 아예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나름 ‘선방’하며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도왔다. 민 팀장은 “프로그램의 비대면 전환을 빨리한 편이라 그나마 피해가 줄었다. 지난해 비대면 프로그램은 8개였는데 올해는 사업계획에 이미 비대면 방식을 포함시켰다”며 “천 마스크 만들기, 보드게임 같은 경우 재료를 신청가구에 택배로 보내면 가족이 함께 만들고 결과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생각하지 못한 비대면 방식의 장점도 있었다”며 “이전에 센터에서 프로그램을 할 때는 대부분 엄마들이 같이 왔는데 집에서 만들기를 하니 아빠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었다. ‘애들이 아빠를 더 기다리게 됐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됐다”고 더했다.

끝으로 민경옥 팀장은 “소수의 직원들이 많은 일을 하다 보니 부족함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이곳을 찾은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밝은 표정을 늘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제1회 들락날락 작품전시회나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 프로그램에 대한 문의는 센터 홈페이지(https://hsfsc.kr/)를 참고하거나 전화(041-631-0198~9)로 하면 된다.

 

☞아래는 홍성군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제공한 이용자들의 작품들과 프로그램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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