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람의 마음이 모이는 곳에 사람이 있다.
[칼럼] 사람의 마음이 모이는 곳에 사람이 있다.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3.05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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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홍성YMCA 사무총장

내몽골 자치구 서남부에는 오르도스라는 도시가 있다. 이 지역은 광물자원이 풍부해 대규모 석탄 개발로 많은 사람이 큰 부자가 됐다. 이 신흥 부자들은 이 지역의 인프라와 부동산에 거액을 투자했고 오르도스 안에 새로운 행정구역인 캉바시를 만들었다. 인구 100만을 생각하고 도시를 형성했지만 11년이 지난 지금도 10만명 수준으로 유령도시가 되어 있다. 이유는 석탄 값이 폭락해 기반산업이 붕괴하고 부동산 거품이 가라앉으면서 도시의 매력도가 심하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도시를 형성하는 것은 기반산업(일자리)과 도시 인프라 그리고 사람이다. 그리고 인프라와 기반산업의 질을 판단하는 것은 사람이다. 그래서 도시의 구성원이 될 사람의 가치관이 도시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준다.

홍성군도 도시재생을 포함해서 홍성읍 구도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입하고 있다. 오관 10구의 경우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주관하는 새뜰마을 사업으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총 24억원을 투입했다. 대부분 주차장 조성 2층 규모의 마을커뮤니티센터 설립 등 낙후된 마을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이 중심이 됐다.

그런데 2020년 6월에 오관 9구, 10구 지역에 269세대 아파트를 2022년에 착공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지상 20층 6개 동에 269세대이면 아파트 용지가 상당할 것으로 보이고 이는 홍성군이 4년 동안 24억원을 투입한 지역 전반이 다시 재개발됨을 의미한다. 2016년 6월에 완공된 홍성 이안아파트의 394세대가 분양 마감까지 4년이 걸렸다. 아파트가 지어진다고 인구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아파트에 사람들이 입주할 거란 보장도 없다. 홍성군의 도시개발사업은 캉바시와 비슷해지고 있다.

애초에 도시재생사업은 마을공동체를 회복해 마을의 재생능력을 확보하는 것에 목적이 있는데 지금 홍성군은 개발만 하고 있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욕구를 스스로 개발할 수 없으며 홍성군은 주민들의 욕구를 발굴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홍성읍이 시멘트가 가득 찬 도시가 아닌 사람으로 가득 찬 도시가 되길 바란다면 사람들의 목소리를 키우고 실현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충남도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각 시·군에 공동체통합지원센터 혹은 공익활동지원센터를 설립 및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물론 예산 비중이 충남도 3에 지자체 7이기 때문에 지자체의 의지가 많이 투영되어야 하는 것이 부담일 수 있다. 하지만 24억원을 투입한 지역에 다시 아파트단지를 조성하는 난개발보다는 매우 싼 금액일 것이다. 그리고 마을공동체가 건강해지면 상향식 투자보다 훨씬 단단하고 효율적인 주민 정주 조건이 완성될 수 있다. 아파트가 지어지면 사람이 들어온다는 개발중심의 사고보다는 사람을 생각하는 사고가 홍성읍의 미래를 밝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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