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마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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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1.04.22 10: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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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동행] 한 가정을 위한… ‘공조’
내포뉴스-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연간기획
가정폭력 피해 가정… 다수 기관서 다각적 지원
“지역 기관 연계 활발… 지역사회 관심도 중요”
영순 씨를 돕기 위한 통합사례회의를 가진 기관들은 영순 씨의 집도 함께 찾았다고 한다.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제공
영순 씨를 돕기 위한 통합사례회의를 가진 기관들은 영순 씨의 집도 함께 찾았다고 한다.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제공

지난 3월 18일 홍성의 모처에서는 한 가정을 위한 여러 기관의 모임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조현정 센터장·이윤정 팀장, 홍성군청 희망복지팀·드림스타트·통합사례관리사 등 지자체 관계자와 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 홍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홍성통합상담지원센터 등이 함께했다. 이날 통합사례회의 참석자들은 상습적 가정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통합사례회의는 40대 후반 영순(가명) 씨와 두 아이를 돕기 위한 자리였다. 영순 씨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학대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어린 나이에 공장 일을 시작했고, 사회초년생으로 인간관계도 경제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모든 것에 지쳐있을 때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고 한다.

사업을 하던 영순 씨의 남편은 10여년 전부터 건강이 악화됐고, 이후엔 술로 세월을 보냈다. 게다가 함께 살던 시어머니도 쓰러져 거동을 못하게 돼 가족의 생계는 오롯이 영순 씨의 몫이 됐다. 영순 씨는 가족을 위해 특히 두 아이를 위해 열심히 일했지만 살림은 나아지지 못했고, 생활비 부족으로 인해 대출 빚은 늘어만 갔다.

하지만 어려운 살림보다 영순 씨를 더 힘들게 한 건 남편의 ‘가정폭력’이었다. 일을 그만둔 후 술에 의지해 생활하던 남편은 점차 폭력성이 심해졌고, 망치 등의 흉기로 가족을 위협한 일마저 발생했다. 더는 견디기 힘들었던 영순 씨는 홍성군에 도움을 요청했고, 그 간절함이 이날 이곳에 이 사람들을 모이게 한 것이다.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이하 센터) 이윤정 팀장은 “이번 사례는 군청에서 상담 중이었다. 우리 센터는 군 복지정책과의 의뢰로 개입하게 됐다”며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선 적절한 기관 연계가 중요하다. 보통 최초 사례 발굴기관이 필요 기관에 의뢰를 한다. 피해자를 돕기 위한 ‘팀’을 짠다고 생각하면 될 듯”이라고 설명했다.

센터 윤대우 팀원은 “가정폭력은 법적 조치를 하기 힘든 바로 ‘전 단계’의 경우도 많다”며 “경찰에서도 피해자를 위한 상담·지원의 필요성을 느낄 때 지역 기관들과 연계하게 된다”고 더했다.

영순 씨를 돕기 위해서도 다수의 기관이 팔을 걷어붙였다. 우선 경찰은 심각한 알코올중독과 상습적 폭력·폭언을 일삼던 남편에게 6개월 보호처분과 정기적인 상담을 받게 했다.

홍성군과 홍성군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영순 씨와 자녀들에게 의료적인 혜택과 복지서비스, 심리상담 등을 제공 중이며, 센터는 영순 씨의 학습 지원 등 자립·성장을 돕고 있다.

영순 씨도 영순 씨지만 아이들의 피해도 컸다. 중·고교생인 아이들은 가정폭력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센터는 현재 아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조현정 센터장은 “폭력과 소외된 삶은 자존감에 상처를 준다. 가정폭력뿐 아니라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모든 청소년들을 위해 우리 센터는 수시로 홍성군과 머리를 맞댄다”며 “특히 우리 센터는 여러 이유로 진로가 중단된 청소년들에게 성장의 기본 틀로 검정고시를 통해 성취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학부모도 함께 지원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영순 씨도 성인이지만 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 팀장은 “가정폭력으로 인한 심리적 상처는 잘 보이지 않는다. 어떤 ‘사건’ 발생 전 예방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이웃이든 학교 선생님이든 지역기관이든 ‘함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폭력의 수위는 낮아진다”고 말했다.

윤대우 팀원은 “위기에 빠진 아이들을 발견·구조·치료하기 위한 ‘지역사회청소년 통합지원체계(CYS-Net)’도 있고, 1388 전화상담도 있다”며 “언제든 도움을 청하면 달려간다”고 보탰다.

조현정 센터장은 “가장 어려운 상황은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이다. 숨지 말고 용기를 내 문을 두드리면 해결될 수 있다”고 전했다.

 

◆홍성지역 주요 위기(위기가능) 청소년 지원 연계기관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634-4858)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642-1388) △광천청소년문화의집(641-6426) △홍성군청소년수련관(631-5900) △홍성남자단기청소년쉼터(634-6564) △홍성여자단기청소년쉼터(631-6560) △홍성청소년성문화센터(406-7000) △홍성 교육복지지원센터(630-5542) △홍성교육청 Wee센터(630-5553) △홍성통합상담지원센터(631-3939) △홍성군정신건강복지센터(630-9794) △홍성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631-9337) △홍성군드림스타트(630-9843) △충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635-1106) △충남 스마트쉼센터(635-5834) △홍성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630-6543) △홍성군자원봉사센터(632-1356) △내포가정상담센터(631-3936) △홍성군청 희망복지팀(630-1325) △홍성경찰서 여성청소년계(630-8848) △홍성군보건소 건강증진팀(630-9046) △도담도담 아동발달센터(070-8805-2167) △홍성장애아동치료센터(631-2167) △미혼모출산(홀트 아동복지회/02-331-7000) △아동폭력신고(117) △학교폭력피해자전담지원기관 해맑음센터(070-7119-4119) △홍성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633-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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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2021-04-22 12:54:56
모든 폭력은 세상천지 의지할 곳 없는 사람, 상처가 많고 마음이 외로운 사람 그사람이 대상이 되는 현실. 그래서 지역이 모두 함께 해야 한느 것 같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세상에 공표하고 알리고 나누는 것이 폭력으로 부터 자신을 지키는 힘이겠죠. 우리모두 사는 동안 힘내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