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된다… “농업도 그렇습니다”
하면 된다… “농업도 그렇습니다”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1.04.22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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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홍성도농교류센터 김평중 센터장
2010년 귀농… “태양광발전사업서 블루베리로 전환”
지난해 센터장 취임… “올해는 치유농장에 집중할 것”
지난해 7월 홍성도농교류센터장을 맡은 김평중 블루베리 농원 해마루 대표. 김 대표는 도농교류센터를 통해 올해 다문화가족과 지역 할머니들을 위한 치유농장 프로그램을 새롭게 기획 중이다. 사진=황동환 기자
지난해 7월 홍성도농교류센터장을 맡은 김평중 블루베리 농원 해마루 대표. 사진=황동환 기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블루베리 농원 해마루 김평중 대표(68)를 만나면 그 말이 사실임을 알 수 있다. 혼자서 모든 농장 일을 하며 (사)홍성군도농교류센터를 이끌고 있는 그는 최근 풀무생활협동조합 운영위원도 맡았다. 일흔을 눈앞에 뒀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열이 넘친다.

충남 서산이 고향인 김 대표는 2010년 27년간 몸담았던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에서 정년을 3년 앞두고 사직한 후 홍성으로 귀농했다.

김 대표의 원래 계획은 태양광발전사업이었지만, 부지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그가 땅을 알아보던 2007~2008년은 외지인이 농촌 땅을 매입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했다.

“홍성에 경매로 나온 땅 3000평을 매입했다. 태양광발전사업을 위해선 1만평 이상이 필요했기 때문에 농업으로 전환했다. 당시엔 블루베리가 각광받았다. 또 경작이 쉽다는 이야기에 블루베리 농장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그 때까지 농업과는 무관한 삶을 살아왔다. 그만큼 과감한 도전이었다.

“평생 농사를 지어보지 않은 사람에겐 도전이자 모험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실패한 경험이 없었다.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농사도 하나의 사업으로 생각하고 접근했다.”

김 대표의 농장은 그저 재배만 하진 않는다. 재배한 블루베리를 농장 내 제조공장에서 음료, 잼, 효소, 건블루베리 등 다양한 유기가공제품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블루베리 와인’도 내놨다.

“홍성지역특산주라고 해서 과실주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충남도 양조 허가를 받고 시작한 사업이다. 숙성기간 때문에 출하는 올해 초 시작됐다. 750·500·375㎖ 세 가지 용량에 드라이·세미스위트 두 가지 맛이다.”

해마루에서 생산된 유기농생블루베리, 유기가공블루베리제품, 해마루 블루베리 와인 등은 풀무생협이 최근 내포에 문을 연 ‘유기농이야기’에서도 만날 수 있다.

블루베리 경작, 가공식품 제조, 과실주 생산 등 김 대표 혼자서 이 모든 일을 다 처리한다. 심지어 세무 관련 업무도 직접 한다.

“지금 이 나이에 어디 가서 이렇게 바쁘게 살 수 있겠나? 여기 내려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젊었을 때부터 하고자 하는 건 다 했다. 돈도 많이 벌고 또 많이 잃기도 했지만 ‘남이 하면 나라고 못하랴?’가 내 신조이다.”

김 대표가 지난 10여년간 겪은 농촌에서의 삶은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에겐 요긴한 교육자료가 될 것이다.

“연금으로 기본생활이 가능하다면 나이 들어서도 농업에 도전해 볼만하다. 그렇지 않다면 젊었을 때 와야 한다. 웬만한 대기업 월급보다 많이 벌 수 있다. 한 10년 도시에서 실컷 경험하고 젊었을 때 귀농할 것을 권한다.”

지난해 7월 제4대 홍성도농교류센터장으로 선임된 김 대표는 조직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도시와 농어촌 간의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설립된 홍성도농교류센터는 도농교류 정책 제안은 물론 체험마을과 농장 자원 발굴, 프로그램 개발, 컨설팅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중간지원조직이다. 전신인 홍성농어촌체험관광지원센터가 지닌 한계를 넘어서고자 2016년 1월 13일 사단법인으로 재탄생 했다.

“예전엔 농어촌체험관광협의회가 있었다. 그런데 협의회는 영농조합이기 때문에 기술센터가 지원을 못한다. 이 때문에 8년 전 중간지원조직으로 농촌관광체험지원센터를 만들었고, 비영리 사단법인화를 결정해 도농교류센터가 출범했다. 협의회는 이달 말 총회를 통해 해산한 후 임의단체로 만들고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37개 체험농가와 7곳의 마을은 도농교류센터회원으로 편입시킬 계획이다.”

센터는 올해 치유농장 프로그램에 집중할 계획이다. 센터의 지원 하에 체험농장들이 서로 협의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치유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요양원 어르신, 장애인, 학생 등이 치유농장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한 농장에서 1년에 7~8회 운영한다. 홍성에 다문화가족이 많은데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또 평생 가족들 뒷바라지지만 한 할머니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김평중 대표는 70을 바라보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요즘 분단위로 쪼개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블루베리 농원 해마루에서 올해 초부터 블루베리 와인을 새롭게 시판 중이다. 사진=황동환 기자
김평중 대표가 운영하는 블루베리 농원 해마루는 올해 초부터 블루베리 와인을 시판 중이다. 사진=황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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